(사진=보배드림)

‘아나바다’ 운동을 아는가? ‘아껴 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고’의 줄임말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자 만든 운동이다. 최근에는 ‘ㅇㅇ마켓’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아나바다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고 있다. 중고 거래가 훨씬 편하게, 그리고 만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중고거래를 해본 사람이라면, 중고거래의 특장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가성비’다.

그런데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특이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일부 잔존가치가 높은 차량들이 오히려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주인공이 수입차도 아니고 흔한 국산차여서 더 화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보다도 더 비싸게 팔린다는 국산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미니밴 시장에
일어난 지각변동
과거에는 ‘짐차’로 인식되던 미니밴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최근 사전계약 첫날 1만 대를 넘긴 현대차 스타리아 등이 속속 출시되며 뭇 전문가는 국내 미니밴 시장 연간 판매량이 1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간 활용성과 편의성을 갖춘 다목적 차량의 인기가 증가하면서 중고차 판매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잔존가치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연간 약 100만 대의 중고차 차량이 등록되고 온라인과 모바일 방문자 수가 매일 75만 명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거래 플랫폼이 미니밴 5종의 잔존가치를 조사하고자 나섰다.

5종의 미니밴
잔존가치를 조사하니
이번 잔존가치 조사 대상은 2020년식 무사고 기준 기아 4세대 카니발, 현대차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르노삼성 마스터 등 3종과 2019년식 무사고 기준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딧세이 등 2종이다.

먼저 르노삼성 마스터 밴 모델은 90.00%의 잔존가치를 갖는다. 최근 출시한 현대 스타리아의 전작 모델 격인 스타렉스의 경우 87.97%의 잔존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수입차는 혼다 오딧세이 2019년식 모델의 잔존가치가 72.09%, 도요타 시에나 2019년식 모델이 66.12%로 나타났다.

4세대 카니발
101.51% 잔존가치
국산 미니밴 중 잔존가치 1위를 차지한 모델은 기아 4세대 카니발이다. 특히 인기가 많은 9인승 디젤 모델이 무려 101.51%의 높은 잔존가치를 기록했다. 신형 카니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포터, 그랜저에 이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카니발은 3040세대 패밀리카로 인기를 지속하고 있고 아웃도어 활동이 인기를 끌며 높은 잔존가치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해당 플랫폼 관계자는 “코로나 19의 장기화와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나며 가족 이동 수단 및 레저용으로 다목적 차량 중고차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이를 비껴간 중고차 시장?
여기에 신차급 차량을 대기 기간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것도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지금은 글로벌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출고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도 이 영향력에 들어오면서 일시 휴업을 진행했고, 이들의 각종 인기 차량들의 출고 대기 기간이 대폭 늘어났다. 이에 기아는 반도체가 필요한 사양들을 빼는 대신 가격을 인하해 주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내놓는 상황이다.

인기 모델의 대기 기간
중고차 시장에는 없다
반도체 수급난 이전에도 출시 된 지 1년 미만의 인기 모델의 경우 옵션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수요가 높아,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을 웃도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하게 과거 팰리세이드도 중고차가 신차보다 더 비쌌던 적이 있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대형 SUV 붐을 일으킨 차로, 당시 평균 대기기간이 4~6개월이었다. 하지만 중고차로 팰리세이드를 구매하면 대기 기간 없이 차량을 받을 수 있어 중고차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팰리세이드 잔존가치
102.1%였다
2020년 9월경의 보도에 따르면, 팰리세이드의 잔존가치가 102.1%로, 신차가격보다 높은 시세를 나타냈다. 당시 팰리세이드 평균 신차 가격이 4,347만 원인데, 주행거리 2만 km기준 2019년식 중고차량은 평균 4,439만 원에 거래됐다.

잔존가치를 조사한 기관에 따르면,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자차 이동을 위한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중, 대형 SUV 중고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높은 잔존가치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사정이 급할 수도 있지”
“아무리 그래도…”
신차보다 비싼 국산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땠을까? 일각에선 “6개월 이상이나 기다리기 힘든 건 사실이니까, 중고차로 사는 마음 이해 간다”, “안 그래도 오래 기다리는 인기 차종에 요즘엔 반도체 수급난까지 겹쳤으니, 빨리 차 받아야 하는 사람은 웃돈 주고 살 수도 있겠다”라며 중고차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람마다 사정에 따라 구매할 수도 있겠다는 의견을 더했다.

한편, 몇몇 소비자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중고차를 새 차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산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중고차를 웃돈 주고 사는 게 말이 되는 건가?”라며 비싼 중고차 가격 그리고 이를 구매하는 일부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세계일보)

카니발 얘기가 나온 김에, 얼마 전 신형 카니발에 불거진 이슈에 관해 얘기하며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최근 카니발은 지속적인 엔진 오일 누유현상이 발생해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카니발 동호회 등을 대상으로 4일간 동일 현상의 피해자 수를 파악한 결과 무려 284명이 신형 카니발의 누유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오늘 살펴본 카니발의 잔존가치는 아직 이러한 이슈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듯한 모양새다. 카니발이 미니밴 시장의 선두주자이며, 인기 차량이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 독자가 알고 있을 것이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기 기간이 긴 것도 사실이며, 이에 사정에 따라 웃돈을 주고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도 일정 부분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이슈도 있는 만큼, 관련 문제를 집요하게 확인한 후 중고차 구매를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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