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확실히 무언가 문제가 있다. 디젤게이트 이후로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아우디가 이번엔 대규모 출고 중단 사태를 맞이했다. 판매 중인 14개 차종 중 무려 12개 출고가 중단되어 사실상 판매전선이 올 스톱된 상황.

출고정지는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되어 결국 한 달이 넘게 지난 지금도 제대로 된 원인조차 발표하지 않은 채 계약을 하고 기다리는 예비 오너들만 속이 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계약자들은 기다리다 지쳐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제조사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아우디 출고 중단 사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타이어 인증 관련 이슈로
출고가 중단된 Q7
출고 중단의 시작은 지난 4월 말부터다. 아우디 Q7 타이어 크기가 정부 인증 규격과 달라서 출고가 보류된 것이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인증을 받을 때 사용한 타이어와 실제로 고객들에게 출고되는 차에 장착되는 타이어 사양이 달랐다는 것이다.

왜 타이어 사양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지만, 인증받을 때랑 출고할 때 타이어가 달라진다는 사실은 소비자들 입장에선 충분히 찝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대체 이걸 왜 바꾸는 거야”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타던 차 벌써 팔았는데…”
애가 타는 소비자들
그래서 당시 Q7을 계약했던 많은 소비자들은 차를 제때 받지 못했으며, 아우디 동호회도 난리가 났다. 그중에선 “계약이 끝나서 타던 차를 중고로 이미 넘긴 상태라 탈 차가 없는데 큰일 났다” 이런 소비자분들도 있었으며, 잔금을 다 치르고 대출 승인 진행 완료까지 진행됐는데 차를 받지 못한 소비자들도 수두룩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갑자기 출고 정지가 된 것도 문제지만, 고객들에게 ‘왜’ 출고가 정지된 건지에 대한 이유를 정확하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국산차나 수입차나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항상 이런 식이다. 문제가 생겼으면, 왜 그렇게 된 건지를 고객들에게 알려줘야 하지만 매번 제조사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경우가 보통이다.

영업 일선은 사실상
셧다운 상태
이후에는 Q7뿐만 아니라 아우디 거의 모든 차종 출고가 중단되면서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다. 최근엔 출고 중단과 관련된 기사들도 올라오고 있다. 최신 정보를 살펴보면 A4나 A7을 제외한 전 차종 출고가 중단됐다고 한다. 이 정도면 사실상 아우디는 셧다운 상태인 것이다.

일부 고객들은 차를 계약하고 잔금까지 치렀음에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차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계약을 취소하는 소비자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우디 코리아는 출고가 재개되는 시점조차 제대로 공지하지 않고 있는 상황. 아주 짤막하게 “본사 요청에 따른 차량 내부 점검 때문”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긴 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마음은 속이 탈 뿐이다.

“재인증 관련 작업 때문”
아우디 코리아의 애매한 입장
아우디 코리아의 한 딜러사 관계자는 “재인증 관련 작업으로 출고가 정지된 것으로 안다” 정도의 답변을 남겼다. 그런데 이걸 제대로 해석해보자면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라는 뜻이다. “인증 관련 작업으로 출고가 정지됐다”가 아니라 “정지된 것으로 안다”라며 여지를 뒀으니 말이다. 결국 진실은 코리아 측만 알고 있다.

그래서 대체 이게 왜 이렇게 된 건지를 좀 알아봤다. 아우디 측 관계자에게 직접 문의를 했으며, 지금 대외적으로는 인증 문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출고가 중단된 것이라는 식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진짜 문제는 최근 아우디 차주들에게 전송된 리콜 통지문과 관련이 있었다.

(사진=아우디 매니아 동호회)

리콜 관련 내용으로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 생겼다
최근 아우디 코리아가 고객들에게 발송한 리콜 통지문을 살펴보면, 부품 제조 공정상의 오류로 인하여 특정 기간 동안 생산된 차량에 장착된 후방 액슬 서스펜션 링크의 고정 너트가 부식 때문에 내구성이 저하될 수 있어 파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후방 액슬 서스펜션 링크 고정 너트를 교체해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존재한다.

이게 미국에선 이미 리콜이 진행됐었던 내용이다. 너트에 녹이 생겨서 부서지면 리어 액슬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게 되고, 그러면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는 문제가 생겨서 잘못하면 사망사고와 연결되는 부분이라 바로 출고를 정지시키고 리콜에 들어갔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아우디 코리아가 직접 밝힌 “본사 요청에 따른 차량 내부 점검”이 이것을 말하는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계속해서 인증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런데 대외적으로는 계속해서 환경부 인증 관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부분은 내부적으로도 제대로 확인된 게 없는데, 고객들에게는 또 출고 중단 사유를 설명할 때 공식적으로 인증이라는 단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하다, 아우디는 아직 아닌 거 같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충 어떤 상황인지 이 정도면 감이 올 것이다.

지금 재인증이 이뤄지고 있는 차량들이 있다는 소식들도 들리는데, 결국 진짜 문제는 아우디 코리아만 알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좀 속 시원하게 공개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KBS 뉴스)

제조사도 문제지만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도 문제
이런 문제들이 생길 때마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제조사를 향한 비판도 이어지지만, 이와 더불어 인증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정부 기관들도 같이 욕을 먹는다. 특히 아우디 인증과 관련해선 최근 환경부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지난 2월 벌어진 일인데, 아우디 코리아가 출시한 전기차 E-트론 55의 저온 주행거리가 출시 당시 환경부에 제출한 자료로는 306km였는데, 나중에는 실수였다며 244km로 수정해 다시 제출했다. 그런데 다시 환경부가 실측 거리를 측정해보니 또 236km로 확인이 돼서 난리가 났다.

아우디는 잘못된 자료를 두 번이나 제출한 거고, 환경부는 이를 제대로 검토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인증을 내준 것이다. 이는 분명 둘 다 잘못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아우디 코리아 측이 당시 밝힌 내용도 황당하다. “저온 주행거리를 측정할 때 국내 규정이 아닌 미국 규정을 적용해 제출했다”였는데, 이후 논란이 일자 규정에 맞춰 다시 제출을 했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된 수치가 아니었다.

이런 사태들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속이 탈 뿐이다. 이런 식으로 인증에 문제가 생겼던 게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선되는 게 전혀 없다 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제조사를 욕하고, 또 다른 소비자들은 환경부 같은 인증 기관들을 욕하고, 그렇게 난리가 난다. 교과서적인 말이지만, 제조사는 당연히 실측으로 나오는 정확한 수치를 제공해야 하며, 환경부는 이를 더 까다롭게 검증해서, 허위 사실로 인증을 받을 시 제대로 된 처벌을 받도록 법을 강화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또 괜찮아질 것
언제까지 지켜만 봐야 하는가
지금도 아우디는 출고가 언제풀릴지 조차 알 수 없지만, 모든 모델 계약은 계속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기 차종들은 평균 3~4개월을 대기해야 한다고 하며, 차를 제때 받지 못해 불만인 소비자들 이야기는 거의 전해지질 않고 있다. 판매 현장에선 고객들에게 “지금 잠깐 출고가 중단됐는데, 수입차 업계에선 흔히 있는 일이니 곧 풀릴 거다” 정도로 안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간이 좀 지나면 다시 출고는 재개될 거고, 그러면 또 별일 없었다는 듯 차는 잘 팔릴 것이다. 그러면 하나의 에피소드로 또 남게 될 것이고, 추후 같은 일이 반복되는… 그런 악순환이 펼쳐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들을 계속 보고 있자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소비자들만 피해를 봐야 하는가. 매번 문제가 벌어지면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하는데, 그 후속 조치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다시 재발하지 않을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이런 부분들을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매번 문제만 제기가 되며 해결은 되지 않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방법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댓글로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좋을 거 같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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