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들이 보통 개명을 하는 이유는 본인의 이름이 사회적으로 놀림 받는 경우나 이름의 뜻이 안 좋아하는 일이 안 풀린다 생각해 개명하곤 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처참한 판매량으로 이름이 바뀌어버린 차가 있다.

한 달 전 현대차는 재고 쌓인 쏘나타에 특단의 조치로 쏘나타의 차명을 ‘쏘나타 센슈어스’로 통일시키고, 여기에 폭탄 할인까지 적용시켰다. 그리고 최근 공개된 쏘나타의 판매 성적표,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가 내린 특단의 조치로 쏘나타의 판매량은 어떻게 바뀌었을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김민창 수습기자

그랜저는 현재 5년 연속 판매 1위
설 자리가 없어지는 쏘나타
현대차의 중흥기를 이끌어온 85년생과 86년생이 최근 엇갈린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1986년생인 그랜저는 현재 5년 연속 판매 1위를 달리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1985년생인 쏘나타는 최근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이젠 설 자리가 없어지는 상황이다.

연식변경 모델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 두 모델이다. 2021 그랜저는 출시되자마자 계약 대수만 1만 대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 가성비 좋은 ‘르블랑’ 모델은 신차 계약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랜저 사정과는 달리 연식변경 모델도 폭망해버린 쏘나타였다. 역대급 할인 적용, 차명 변경
센슈어스 디자인 입히기까지
현대차는 한때 재고만 7천 대 이상 쌓인 쏘나타를 살리기 위해 여러 특단의 조치를 취해왔다. 역대급 할인을 적용시켰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하고, 쏘나타의 차명을 쏘나타 센슈어스로 바꾸기도 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현대차는 기존 메기같다는 일반형 모델 디자인을 버리고, 모든 쏘나타에 센슈어스 디자인을 입히기까지 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판매량 개선에 나섰던 것이다. 이런 현대차의 눈물 나는 노력에 쏘나타는 한때 잠깐 판매량이 증가하기도 했었다. 잠깐 반등하나 싶었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현대차가 쏘나타 살리기 작전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3월에 쏘나타는 한 달 동안 4,227대를 팔며 국산차 판매 순위 10위안에 들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갖은 노력으로 인해 4월에는 900대 이상 증가한 5,140대가 팔리며, 간신히 국산차 판매 순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처참한 판매량을 보이던 쏘나타에서 현대차는 한 줄기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최근 5월 국산차 판매 순위가 공개되었다. 하지만 순위를 본 현대차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쏘나타의 5월 판매량은 오히려 3월보다 더 떨어진 4,053대로, 4월과 비교하면 무려 천대 이상 덜 팔린 것이다.
이제는 형님 현대차보다
잘팔리는 아우 기아차
판매 순위 역시 다시 10위권 밖으로 밀렸고, 같은 기간 기아는 K8을 판매량 10위권 내에 추가시켰다. 5월 국산차 판매 순위 10위권 내에서 포터와 봉고를 빼고 나면 현대차의 모델은 그랜저, 아반떼, 팰리세이드 3개 뿐이었다.

그러나 기아는 카니발, 쏘렌토, K8, K5 등 총 4개 모델을 포함시키며 형님인 현대차보다 판매량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쏘나타의 몰락은 곧 현대차의 몰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삼각떼 이후 역대 최악의
디자인으로 꼽히는 DN8
이렇게 쏘나타가 안 팔리는 이유를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물어본다면 모두 같은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 2019년 3월에 풀체인지되어 출시된 쏘나타 8세대의 디자인은 삼각떼 이후 역대 최악의 디자인으로 꼽히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쏘나타 디자인은 이번 8세대에 국한된것이 아닌 이전 모델 쏘나타 뉴라이즈때부터 말이 많았었다. 8세대는 메기라는 별명을 얻은 반면, 7세대 LF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쏘나타 뉴라이즈는 최근 논란많은 BMW 모델의 별명인 뉴트리아라는 별명을 먼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쌍둥이 차인 K5 3세대는
여전히 잘 팔리고 있는 상황
이번 쏘나타는 국내는 물론 수입 완성차 제조사들에 살신성인 정신으로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다른 건 다 제치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남기게 된 것이다.

그 이유로는 속은 같고, 겉만 다른 기아 K5는 판매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실상 같은 모델임에도 시장 반응이 하늘과 땅 차이로 갈린 이유는 ‘디자인’ 때문이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아이오닉 6’를 쏘나타 생산 라인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
이런 상황에 최근 현대차는 쏘나타의 판매 부진이 계속되자 내년에 출시할 E-GMP 플랫폼 전기차 ‘아이오닉 6’를 충남 아산공장 쏘나타 생산 라인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판매가 부진한 내연기관차 생산 라인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관계자는 “아이오닉 6은 쏘나타와 차량의 사이즈가 비슷하다 보니 생산 설비를 교체하기도 용이할 것”이라며 쏘나타가 생산라인 마저 아이오닉 6에 내 줄 것이란 전망을 내다 보았다. 결국, 특단의 조치로도 쏘나타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자 현대차는 특단의 결정을 내린 듯한 모습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미 쏘나타의
단계적 폐지가 시작됐다고
이번 쏘나타 생산라인을 아이오닉6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은 곧, 현대차에서 가장 오래된 라인업 중 하나인 쏘나타의 존재 자체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기에 7~8월에 현대차는 한 달 정도 아산공장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미 쏘나타의 단계적 폐지가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6년이란 시간을 장수해온 쏘나타는 이대로 디자인 폐해를 이기지 못한 채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될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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