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는 여러 가지 자동차 브랜드가 있지만 아무래도 중국산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내연기관차는 기술력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특허 문제 때문에 개발이 지지부진하며, 품질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꾸준한 기술 발전으로 기술력 부분만큼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편이다. 심지어 기술력의 결정체 슈퍼카도 만든 적이 있다.

최근 중국에서 홍광 미니라는 초소형 전기차가 인기라고 한다. 크기가 작고 주행거리도 짧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상당히 많이 판매되고 있다. 중국 청년층에게 인기가 많은 홍광 미니는 어떤 차일까?

이진웅 에디터

한때 우스꽝스러운
전기차로 화재 된 바 있다
홍광 미니는 얼마 전 국내에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전기차로 유명해진 바 있다. 전고와 전폭은 레이와 비슷해 보이는데, 전장이 어울리지 않게 매우 길고, 도어 또한 2개로 나뉜 것이 아닌 일체형으로 쭉 길게 이어진 형태다. 거기다가 내부에는 시트가 2개뿐이며 철판이 드러나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유쾌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차는 실제 양산하는 차가 아니며, 재미 삼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당연하지만 저런 언밸런스한 차체로는 운행하는데 무리가 있으며, 주차 후 문을 열기에도 상당히 난감해질 것이다.

크기가 작고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실제 중국에서 판매 중인 홍광 미니는 2도어 형태의 경형 박스카다. 레이에서 전장을 줄인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국내 기준으로는 초소형 자동차에 해당할 만큼 매우 작다. 전장 2,917mm, 전폭 1,493mm, 전고 1,621mm, 휠베이스 1,940mm이다.

크기는 작지만 놀랍게도 4명이 탑승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뒷좌석 승차감은 기대할 수 없다. 또한 뒷좌석을 폴딩 하면 크기에 비해 꽤 넓은 적재 공간이 확보된다.

홍광 미니에는 20kW(26.8마력)의 출력과 85Nm(8.67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국내 판매되고 있는 초소형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배터리는 하위, 중간 트림에 9.2kWh 용량이, 상위 트림에는 13.8kWh 용량이 장착되어 있다. 최대 주행거리는 NEDC 기준 하위, 중간 트림은 120km, 상위 트림은 170km 주행이 가능하다. 고속 충전은 지원하지 않고 완속 충전만 지원하는데, 완충까지 6~9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크기가 작고 주행거리도 짧지만 이 차의 최대 장점은 극강의 가성비다. 하위 모델 기준으로 한화 501만 원부터 시작한다. 참고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초소형 전기차들의 가격이 1,500만 원대 내외로 되어 있는 점을 보면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 기준으로 총 800만 원의(세미시스코 스마트 EV Z는 1,039만 원) 지원금을 받아도 홍광 미니의 기본 가격이 더 저렴하다. 판매량으로는 테슬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주요 타깃층인
청년들의 수요가 높다
SGMW은 청년들이 단거리 통학 및 출퇴근, 근거리 나들이 등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층의 사용 패턴을 고려해 홍광 미니를 개발했다. 근거리용인 만큼 적은 배터리 용량을 탑재해 주행거리를 120~170km 수준으로 제한했다. 또한 불필요한 보조 기능을 제외한 덕분에 이렇게 저렴하게 판매가 가능했던 것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상하이자동차가 철저히 품질검사를 하고 있으며, 전기모터는 8년/12만 km를 보증한다. 또한 자동차 상태를 원격 조회하는 기능도 담겨있다. 그 덕분에 작년 7월 출시 이후 홍광 미니는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20년 한해 판매량은 13만 7천대로 전 세계 전기차 판매 2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15만 대가 팔렸다고 한다. SGMW가 타깃으로 잡은 청년층이 주로 구입한다.

특히 경차는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저조했던 점을 생각해 보면 홍광 미니의 인기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호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성과 실용성을 갖추면서도 젊은 층의 선호를 파악해 저가 자동차에 붙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한 것이 우링 홍광 미니의 주요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전기차 구매 지원책도 인기 급증에 한몫했다. 주행거리가 300km 미만이라 보조금 지원은 불가능하지만, 번호판을 무료로 교부받는 것이 가능하다. 중국의 대도시는 교통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번호판을 경매, 추첨해 차량 구매를 규제하고 있다. 이 번호값이 상당히 비싼데, 상하이시 기준으로 통상 9만 위안(약 1,580만 원) 정도로 매우 비싸다.

중국에서 인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홍광 미니의 선풍적인 인기는 향후 중국 자동차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 독특한 제품 콘셉트를 이용해 중국 업체가 진입하기 힘든 선진 시장을 노리거나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신흥공업국 진출의 선봉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신흥공업국의 경우 전기차의 표준적 이미지를 규정해 브랜드 인지도 선점도 가능하다. 다만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안전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추가 보강 작업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더 이상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
그동안 중국차는 중국산이라는 이미지와 짝퉁차를 만들어 판 것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다. 다른 제조사에 비해 품질이 뒤떨어졌으며, 짝퉁차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제조사도 있다. 특히 싼타페는 중국에서 이름까지 뺏겼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특허 때문에 기술 발전이 더뎠지만 전기차 시장은 다르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그 어느 브랜드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만큼 꽤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전기버스 분야는 유럽과 국내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기존 제조사들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국 전기차를 마냥 무시하는 자세보다는 경계하는 자세를 가지고 국산 전기차의 기술 발전에 힘써야 될 때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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