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왜 여기에 있나요”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레전드 국산 올드카 정체

어느 한 빛바랜 올드 카 한 대가 중랑구 시내를 활보한다. 턴 시그널 램프는 빛이 바래어 그 색을 잃었고, 브레이크 램프는 호롱 불을 방불케 하는 흐릿한 빛으로 정지 사인을 보내고 있다. 거기에 세월을 말해 주는듯한 까질 대로 까진 엠블럼과, 과연 이게 본연의 색이 맞는지 의심을 들게 하는 아리송한 컬러는 이차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며, 이 차주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초록색을 띠는 서울 ‘3’ 넘버, 이 사진으로만 봐도 차주가 얼마나 오랫동안 품에 안고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제짝인 것 마냥 어울리는 알루미늄 휠은 이 차의 순정 휠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범퍼 모서리에 달린 범퍼가드와 컬러 틴팅, 거기에 리어 램프 하단의 크롬 몰딩의 마감하며 영락없는 올드 카의 자태를 내뿜는 이차는 현대의 스텔라다. 오늘 만나볼 차 현대의 최초 중형 세단 스텔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권영범 수습 에디터

80년대 중산층의 상징
스텔라
스텔라의 광고를 보면 그 시대상을 잘 엿볼 수 있다. 영어의 발음하며, 그 시대의 부의 상징을 표하는 물건들이 곳곳이 보인다. 필자는 유난히 “현대 스뗄-라”라는 발음의 소개 영상이 뇌리에 박혀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어르신 혹은 아버지에게 물어보면 이게 최선의 발음이라 하시더라. 과거 동시대에 나왔던 포니보다 한 단계 윗급으로 현대차가 출시했을 당시에도 중형차 포지션으로 지정해 출시를 했다. 파워 트레인은 총 3가지가 있다.

1.4L, 1.5L, 1.6L 그리고 가장 후기형인 1.8L 까지 총 4가지의 파워트레인이 구비 되었고, 출시 초반에는 수동 4단만 출시하게 된다. 섀시는 기존에 현대에서 생산하던 포드의 마크V 섀시를 활용하였고, 차체 개발은 현대에서 자체 개발을 하였다. 거기에 포니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이탈리아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스텔라의 차체 스타일링도 맡은 바 있다.

(사진출처 = 네이버카페 자동차정비공유 커뮤너티맨 님)

1.4L, 1.5L, 1.6L 모두 카뷰레터 엔진을 사용하며 미쯔비시 사의 세턴 엔진을 사용하게 되는데, 재밌는 사실은 이 당시의 기술로 타이밍 제어기술이 무려 체인 방식이다. 과거 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반까지 타이밍벨트 방식을 떠올리면, 오버 엔지니어링이 아닌가 하는 우스갯 스러운 상상마저 하게 된다. 첨언으로 포니와 동일한 엔진이라 포니 엔진의 정비지침서를 첨부하였다.

본격적으로
미쯔비시 기술을 들여오다
미쯔비시는 전범 기업이다. 과거 하시마섬 강제징용에 대해 한국에서 입에 올리기 껄끄러운 기업이지만, 과거 현대차는 이 미쯔비시에게 손을 빌렸어야 했다. 이유는 바로 기술제휴 문제인데, 과거 이당시의 현대는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이 불가능했던 시절이었다.

이러한 현실에 과거 포드의 코티나 그리고 마크 V가 현대차의 중형차 라인업을 담당하였으나, 포드의 일방적인 기술제휴 철회로 인해 급하게 한국 시장을 떠버렸다.

(사진출처 = Youtube m35a2 님)

앞길이 막막한 현대는 다방면으로 글로벌 제조사들에게 문을 두드렸으나, 당시 대한민국의 존재조차 몰랐던 이들은 현대를 외면하게 된다. 하지만, 선대 회장이던 정주영 회장이 누구던가? 실행력 하나는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았던가, 결국 정 회장은 옆 나라 일본으로 넘어가 미쯔비시에게 고개를 숙여 기술제휴를 받아 내었다.

이마저도 상담금액의 로열티를 지불하여 가져오게 되었고, 오랜 노력 끝에 드디어 1983년 5월 스텔라는 세상에 나오게 되었으며, 출시 초반부터 기존 승용차 대비 넓은 실내공간과 편의 장비를 내세워 고급차로 인식하게끔 하였다.

1.4L, 1.6L의 단종
그리고 1.5L로 통합
최초에 출시되었던 1.4L, 1.6L의 엔진은 1985년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되며 단종되게 되었다. 이유는 품질 문제에서 제법 문제가 많았었는데, 전기 트러블로 인한 화재와 서스펜션의 국산화가 이루어지면서 볼 조인트 부품 또한 결함이 발견이 된 적이 있다.

차체 크기에 대비해 빈약했던 1.4L 엔진의 평이 좋질 못했었다. 각종 세제 문제로 인하여 1.6L의 엔진은 그다지 인기가 없던터라 1.4L 엔진이 주력으로 팔렸던 것. 한참 동안 피드백을 받으며 화재 문제와 관련해 보상 문제로 골머리 썩던 현대는 한참 잘 팔리던 스텔라의 판매가 주춤해지자 이에 현대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결함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1.5L 세턴 엔진으로 변경하게 된다.

출시 초반 변속기는 미쯔비시제 4단 수동변속기와 보그워너 사의 3단 기계식 오토미션을 제공해 주었으나, 상품성을 개선하면서 기존 4단 수동변속기를 5단 수동변속기로 변경하면서 연비와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 다만, 1.5L 엔진 또한 냉각계통이 잘 터지는 고질병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나 라디에이터 호스가 정말 잘 터졌다. 그 당시 같은 엔진을 공유하는 포니 또한 마찬가지였고, 라디에이터는 알루미늄의 소재가 아닌 동 소재의 라디에이터 인지라 내구성에 취약한 약점을 가지고 있던 터라 냉각계통 부식에 상당히 약했다.

(사진출처 = PGR21 한박 님)

한때 운전기사를 둔
오너도 있었다고 한다
간혹 스텔라가 운전기사를 두고 운행할 정도로 귀했다는 속설이 있다. 심지어 이 당시만 해도 가정마다 자동차 보유 대수가 적었던 시절이기도 했다. 즉, 자동차 값이 일반 월급쟁이의 봉급으로는 다소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스텔라 GX 트림 기준으로 당시 출고가는 6,230,000원 으로 일반 대기업 회사원의 월급이 5년 경력직 기준으로 135,000원 임을 감안하면 차값이 정말 비쌌던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스텔라 타고 다니면서 “사장님” 소리를 듣고 다녔다는 말이 적어도 허풍은 아니게 된다.

사진에 보이는 스텔라는
원래 있는 색상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초장에 보여준 사진 속 스텔라는 본래의 순정 컬러가 맞다. 출고 당시의 컬러 네임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알고 싶어 다방면으로 자료를 뒤져 보았으나, 컬러 네임 혹은 도장 코드는 알아내지 못했다.

다만 옛말로는 옅은 하늘색 혹은 은비색으로 통했다고 한다. 심지어 당시에 영업사원조차 하늘색이라 칭했다고 하였으니, 당시에 컬러의 네이밍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오늘날의 도로를 보면 흰색, 검은색, 회색이 주류를 이뤄 도로 위의 차들이 단조로워 보이는 반면 80년대 그리고 90년대 자동차들은 컬러가 정말 다양했다. 택시마저 노란색과 초록색이었으니 이만하면 말 다 한 샘.

자가용 모델 1992년
영업용은 무려 1997년까지 판매
스텔라는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었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1990년 6월 전까지 1.5L 카뷰레터 엔진을 고수하다가 배출가스 규제로 인한 인증 문제로 단종을 맞이하였고, 동년도 6월 이후로 Y2 쏘나타에 적용되었던 FF 기반의 1.8L 뉴-시리우스 엔진을 FR 레이아웃에 맞게 세팅하여 장착해 판매를 하였다. 기존 1.6L, 2.0L LPG 택시 모델 또한 1.8L 뉴-시리우스 엔진으로 대체되었다.

하지만 이젠 너무도 오래된 보디에 겉모습만 풍만하고 실질적인 실내 공간은 좁았던 터라 당시의 Y2 쏘나타에게 팀킬을 당해 자가용 모델은 1992년 단종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택시업계와 개인택시 기사들에겐 꾸준한 소요가 존재하여 최신의 쏘나타 들과 함께 병행 판매가 이뤄졌고, 1997년 1월까지 총 13년의 시간을 뒤로하며 스텔라의 역사도 끝이 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