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잘 알려진 하이퍼카 브랜드 부가티, 그 역사는 매우 파란만장한데, 두 번의 파산과 두 번의 인수를 통해 현재까지 110여 년을 유지해 왔다. 현재 부가티는 폭스바겐이 소유하고 있으며, 부가티를 통해 폭스바겐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있다.

그러다 작년 9월부터 전기차 브랜드 리막이 부가티를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최근에는 포르쉐와 함께 부가티를 인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으며, 올해 4분기에 합작사를 설립한다. 부가티의 변화가 기대되는 소식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포르쉐와 리막이
부가티를 인수
4분기에 합작사 설립
리막은 작년부터 부가티를 인수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사실 이는 폭스바겐의 큰 그림으로, 부가티를 리막에 매각하고 대신 지분을 받으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일종의 스와프 거래다. 당시 폭스바겐은 리막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었기에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후로도 꾸준히 리막과 폭스바겐은 부가티 인수와 관련해 논의를 이어 왔다.

이러한 리막의 노력이 최근 결실을 맺었다. 지난 5일, 리막과 포르쉐가 부가티를 공동으로 인수하고 부가티 브랜드를 운영할 합작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인수 작업은 올해 9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신규 합작사는 올해 4분기 중 설립 예정이다.

합작사의 지분은
리막 55%, 포르쉐 45%
합작사 법인은 부가티 리막으로 결정했으며, 리막이 해당 법인 지분의 55%를, 포르쉐는 나머지 45%를 보유한다. 부가티 리막의 CEO는 리막의 창업자 마테 리막이 맡아 합작사를 이끌게 된다.

현재 폭스바겐이 100% 소유하고 있는 포르쉐는 이미 리막의 지분 24%를 소유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포르쉐는 합작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분 45%와 포르쉐의 리막 지분 소유로 인한 간접적인 지분까지 합치면 총 58.2%를 가지게 된다. 다만 포르쉐는 리막의 사업 운영 방식에 관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리막오토모빌리는 이번 부가티 인수를 통해 리막그룹으로 사명을 바꾸고 부가티 리막을 계열사로 편입하게 된다. 브랜드는 리막과 부가티 모두 존치하기로 했으며, 기술연구사업부를 자그레브의 새 본사로 옮길 예정이다.

올리버 블루메 포르쉐 AG 이사회 회장은 “하이퍼카 비즈니스에 대한 부가티의 강력한 전문성과 전기차 분야에서 유망한 리막의 혁신적 강점을 결합하게 됐다”라며 “부가티는 브랜드 헤리티지와 아이코닉 제품과 충성 고객층 및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를, 리막은 혁신적 기술력은 물론, 새로운 개발 및 조직 접근법 부분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가티를 인수한
리막은 어떤 회사인가?
그렇다면 부가티를 인수한 리막은 어떤 회사인가? 리막은 마테 리막이 2009년에 설립한 회사로, 전기 슈퍼카를 개발, 생산한다. 자동차 경주가 취미였던 마테 리막은 본인이 소유한 BMW 3시리즈(E30)으로 경주를 하는 도중 엔진이 폭발하는 사고를 겪었다. 이후 그는 최고의 동력원은 전기모터라는 생각을 했고, 이후 자신의 차에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장착하는데 성공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관련 기술을 특허로 신청했고, 특허를 통해 번 돈으로 리막을 설립했다.

설립 후 처음 선보인 차는 리막 콘셉 원으로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다. 당시 부가티 베이론 슈퍼 스포츠가 1,200마력을 발휘했는데, 콘셉 원은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이를 약간 넘는 1,224마력을 발휘했다. 토크는 베이론 슈퍼스포츠를 뛰어넘는 163.2kg.m을 냈다. 제로백은 2.5초였으며, 최고 속도는 355km/h까지 낼 수 있었다. 이후 2013년에 8대 한정 생산했다.

2018년에는 리막 C Two를 공개했다. 공개 당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C Twe는 콘셉 원보다 더 높은 성능인 1,914마력, 230kg.m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불과 1.97초, 최고 속도는 415km/h까지 낼 수 있다.

또한 120kWh 배터리를 장착해 한번 충전으로 최대 6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500kW 초고속 충전을 통해 19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C Two는 지난 6월에 네베라라는 이름으로 양산형 모델이 공개되었으며, 150대 한정 생산한다. 가격은 200만 달러(22억 8,900만 원)이며, 모두 완판되었다.

리막은 현대차그룹과도 인연이 있다. 2019년, 정의선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의 주도로 총 8천만 유로(약 1,079억 원)를 리막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현대차가 6,400만 유로, 기아차가 1,600만 유로를 분담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리막 지분의 12%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리막은 코닉세그 레제라에 들어가는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공급한 적 있었으며, 벤츠 AMG, BMW M, 포르쉐에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해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적자가 심한 부가티
인수를 통해 브랜드 유지
부가티의 화려함 뒤에는 심각한 적자가 있었다. 부가티 베이론은 처음 등장 당시 1,000마력을 넘기고 400km/h의 벽을 돌파했지만 차의 모든 부품이 베이론만을 위해 설계되고 생산되다 보니 원가가 너무 높았다. 한대 판매할 때마다 64억씩 손해를 봤다고 한다. 베이론만으로 총 2조 1천억 원 적자를 봤다고 한다.

베이론 후속으로 등장한 시론 역시 베이론처럼 전용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한대 팔 때마다 적자가 심했다. 언제 파산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리막이 부가티를 인수했고, 부가티의 팬이었던 마테 리막은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론과 네베라 생산
향후 합작 하이퍼카 개발
부가티 리막은 우선 시론과 네베라를 각각 부가티와 리막의 브랜드로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은 부가티를 생산하던 프랑스 몰샤임 공장에서 이뤄진다. 몰샤임 공장은 완벽주의, 독보적인 장인정신으로 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다.

시론과 네베라 생산 이후에는 새로운 하이퍼카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점차 옮겨지고 있다 보니 공동으로 개발하는 하이퍼카는 전기차일 가능성이 높다. 강력한 차를 생산하는 두 브랜드가 합쳐져 얼마나 더 강한 차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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