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노력하면 못 이룰 게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는 법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외면받는 일 말이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소비자의 호감도가 떨어지자,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를 투입해 이미지를 고양하고, 전기차를 투입해 친환경 차 시장을 선도하려고 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자, 최근에는 조직을 전면 개편하며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중국 시장에서의 현대차 그리고 기아의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에디터

재도약하기 위한 방침
7월 12일부터 개편안 시행
최근 현대차와 기아가 중국 현지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이는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을 회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한 결정으로, 책임 경영 강화 방침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현대차와 기아는 전사적으로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한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중국 조직 개편안을 확정했으며, 7월 12일부터 해당 개편안을 시행하고 있는 상태다.

본사 전 부문의 역량 결집
중국 사업 지원 체계를 강화한다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중국 내 생산 및 판매를 담당하는 현지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각각 현대차와 기아 대표이사 산하로 재편하며, 각 사의 대표이사 중심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의 중국 사업은 중국 전담 조직 및 인원을 중심으로 독자적으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이번 조직 개편은 본사 전 부문의 역량을 결집해 중국 사업 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글로벌 사업의 선순환을 이끌고 실적 반등의 경험을 공유하자는 것, 그리고 이에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전사 차원에서 투입할 수 있는 조직 기반을 갖추자는 것 등의 취지에서 비롯된 결과다.

“일관된 사업관리 긍정적”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전환 가속화
현대차와 기아 측은 현재 글로벌 사업관리가 북미와 유럽 등 권역 본부 중심으로 이뤄지는 만큼 중국 시장도 글로벌 사업의 한 축으로서 더 체계적이고 일관된 사업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중국 전동화 전략의 핵심인 연구개발과 상품 부문도 본사 연구개발본부와 상품본부 책임 체제로 전환한다. 이를 토대로 중국 전동화 상품 라인업 확장 등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030년까지 21개의
전동화 라인업 구축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에서 2030년까지 총 21개의 전동화 라인업을 완비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개편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글로벌 수준의 상품 혁신성과 품질을 갖춘 상품 그리고 고객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선제 대응을 위해 수소 사업 등 신사업 추진과 대관, 그룹사 지원 등의 현지 지원 부문은 중국 지주사가 담당하게 된다. 중국 시장에서 현지 지원 역할이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해 본사와 중국 지주사간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2002년 점유율 10%
사드와 중국차 발전에 무너졌다
2002년에 중국 시장에 진출한 현대차와 기아는 당시에는 점유율 10%대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불거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내 한국차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나빠지며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에 시달려왔다.

사드 사태 이후 4년이 넘게 지났지만 중국 내 판매는 오히려 더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한국차가 밀려나 있는 동안 중국차 브랜드는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대기아차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고 나름 준수한 모델을 출시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점유율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1~4월 기준 점유율 2.6%
현대차가 그간 해온 노력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서 벗어나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최근의 점유율은 1~4월 기준으로 2.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에서 1.6%포인트 감소했다. 그야말로 미미한 존재감만을 간신히 붙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현대차는 중국 상하이에 선행 디지털 연구소를 신설, 중국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중국 자동차 시장 트렌드 및 신기술 연구, 현지 특화 디자인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더불어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전면에 내세우고 수년간 진출 시기만을 조율해왔던 제네시스의 진출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또한,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앞서 얘기했던 조직 개편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미 중국은
전기차 시장을 사로잡는 중
하지만 현대차의 움직임이 중국을 흔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전기차 영역에선 이미 현대차와 기아를 넘어설 정도의 자동차까지 선보이는 중이다. 뭇 전문가 사이에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머지않아 전기차 시장에서도 유럽을 제치고 가장 큰 전기차 시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GM과 울링의 합작사가 내놓은 초저가 전기차 모델 ‘홍광 미니EV’, 신생 전기차 업체인 동펑이 출시한 ‘보야EV’ 등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일명 ‘인민의 전기차’라는 별명까지 붙은 홍광 미니EV의 경우 출시 후 아시아에서 16만 대 이상이 팔려 지난 1월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에 등극하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에서 2030년까지 총 21개의 전동화 라인업 완성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동화를 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전기차 시장은 중국의 브랜드가 중국을 점령하다시피 한 상황이기에 무리한 목표 설정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실정이다.

미국과 유럽 등의 해외 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선전 중인 현대차와 기아지만, 중국에서만큼은 쉽지 않은 싸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도 이를 알기에 조직 개편까지 감행하면서 중국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무난하고 값싼 차’가 아닌 ‘좋은 차’로 인식을 바꾸겠다는 목표 아래 펼쳐질 현대차와 기아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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