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츠가 국내에 EQA를 출시했다. 벤츠가 2019년 EQC 이후로 2년 만에 국내에 선보이는 전기차다. 새로운 전기차 소식에 꽤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였다.

7월 초, 국내 인증 거리가 306km로 발표되어 네티즌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았는데, 최근 공개된 저온 주행거리는 이보다 더 심각한 204km라고 한다. 즉 겨울에 EQA를 운용하는 것은 출퇴근 외에 사실상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진웅 에디터

상온에서 302km
저온에서 204km
최근 벤츠 EQA가 출시되면서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EQA의 주행거리가 공개되었다. 정보를 살펴보면 배터리는 69.73kWh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상온에서 302km, 저온에서 204km로 매우 짧다. 앞서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306km로 인증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는 이보다 약간 낮게 표기되었다.

예전에는 주행거리 인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 상온 주행거리와 저온 주행거리가 심하게 차이 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EQA는 상온 주행거리와 저온 주행거리의 차이가 100km 가까이 차이 난다.

그것도 상온 주행거리가 긴 것이 아닌 302km로 짧은 편인데, 저온에서는 여기에 100km 가까이 감소해 204km밖에 주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히터나 열선, 그 외 전자기기 사용이나 운전 패턴에 따라 150km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 정도면 장거리 운행은 꿈도 못 꿀 정도다.

전기차 주행거리와 관련해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로 주행 가능한지를 따지는데, EQA의 경우 상온에서도 충전 없이 완주하는 것이 어려우며, 겨울철에는 기본 2번, 심하면 3번 충전이 필요할 수 있다.

WLTP 기준과 비교했을 때
많이 짧아진 주행거리
유럽 WLTP 기준으로 EQA는 426km를 주행 가능하지만 국내 주행거리는 이보다 100km 이상 짧다. WLTP와 국내 주행거리 인증이 이처럼 차이가 많이 나는 데에는 주행거리 테스트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WLTP는 도심 운전에서 효율에 초점을 두고 측정하는 반면, 미국 EPA는 완충된 전기차를 동력계 위에서 도심 시뮬레이션을 켜놓고 방전될 때까지 주행한다. 또한 측정된 값을 주행 상황의 차이점을 고려해 70%만 반영한다. 국내 주행거리 인증은 미국 EPA 방식에서 추가 보정을 거쳐 주행거리를 산출한다. 그렇다 보니 국내 주행거리 인증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주행거리가 짧아
보조금 최대로 다 못 받는다
전기차 보조금에는 국고보조금과 지방보조금으로 나눠져 있으며, 국고보조금은 연비 보조금과 주행거리 보조금, 이행보조금, 에너지효율보조금이 합쳐져 책정된다. 즉 전비가 높고 주행거리가 길수록 많은 최대치에 가깝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서 에너지효율보조금은 에너지효율(저온 주행거리/상온 주행거리)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차량에 한해 최대 50만 원을 지원하는데, 이 에너지 효율이 낮을수록 주어지는 보조금이 낮아진다. 특히 EQA는 상온 주행거리 대비 저온 주행거리가 3분의 2 수준으로 매우 낮아 차량 가격이 6천만 원을 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최대치인 800만 원이 아닌 618만 원을 지급받는다.

사전계약 1,000대 넘긴 EQA
주행거리에 실망해 이탈 가능성 높다
EQA가 국내에 공개되고 기본 가격이 6천만 원을 넘지 않으면서 보조금을 100% 다 받게 되자 올해 하반기 보조금을 벤츠 EQA가 다 쓸어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보조금을 받으면 4천만 원대로 즐길 수 있는 벤츠 전기차라는 점 때문에 사전 계약을 1,000대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주행거리가 공개되면서 실망한 고객들이 다른 전기차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주행거리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데, 아직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완전히 구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옵션보다도 주행거리를 더 먼저 본다. 옵션 사양이 화려하더라도 가다가 중간에 서버리면 아무 소용 없기 때문이다.

EQA는 전기모터의 성능이 꽤 준수한 편이고, 옵션 사양도 차급을 고려하면 꽤 괜찮게 구성되어 있는 편이다. 거기다가 가격도 베이스 모델인 GLA의 가격(5,260만 원부터 시작)을 고려하면 비싸게 책정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짧은 주행거리가 위 장점들을 다 갉아먹고 있다.

또한 사전계약자 중 올해 EQA를 인도받지 못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 고객 이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올해 하반기에는 새로운 전기차가 많이 출시되는데, 우선 기아 EV6가 현재 사전계약 중이고 곧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G80 전기차를 최근 출시했으며, 아이오닉 5와 EV6의 형제차인 GV60도 하반기 내 출시할 예정이다. 쉐보레는 볼드 EV 페이스리프트와 이를 바탕으로 만든 SUV인 볼트 EUV 출시를 앞두고 있다. BMW는 iX와 iX3를, 아우디는 e-트론 GT를, 볼보는 XC40 리차지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꽤 저렴한 가격과
벤츠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장점
반면 생각보다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꽤 있다. 국내에서 벤츠 영향력은 상당한데, EQA는 기본 가격이 6천만 원 미만으로 나왔으며, 국고보조금 618만 원과 지방보조금을 합하면 4천만 원대로 차를 구입할 수 있다. 전국에서 보조금이 가장 낮은 서울 기준으로 봐도 실구매 가격은 4,972만 원이다.

주행거리가 그리 많지 않거나 근거리용으로 세컨드카를 장만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꽤 저렴한 가격에 벤츠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점은 꽤 큰 메리트다. 또한 운전습관이나 환경에 따라 주행거리가 WLTP 인증 거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증가하는 경우도 있어 국내 인증 주행거리를 신경 안 쓰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포르쉐 타이칸은 4S 기준으로 289km를 인증받았지만 실제로 400km 이상 주행한 사례가 많으며, 아이오닉 5 역시 국내 인증 주행거리 429km를 넘겨 400km 대 후반까지 주행 가능하기도 했다. 따라서 EQA도 운전 습관만 잘 갖춰져 있고 전자 장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400km 정도까지도 주행 가능할 수 있다. 실주행거리가 높다면 가성비 모델로 등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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