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주의보가 울려대는 요즘이다. 작년에는 이례적으로 장마가 길더니, 올해는 장마는 조기 퇴근을 하고 찜통더위는 조기 출근을 했다. 이상 기후 현상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독일 등 전 세계에서 관찰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독자 모두 잘 알고 있듯이 지구온난화가 있다.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보던 지구온난화가 점점 피부로 가닿으니, 사람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는 상황이다. 여러 기업에서 친환경을 주제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이는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구를 지키는 움직임이’라는 명목하에 전기차 시장은 이례적인 호황을 맞고 있다. 그런데, 친환경차의 대명사인 전기차 혹은 수소차가 사실은 완전무결한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오늘은 친환경차의 이면에 대해 살펴보자.

정지현 에디터

유럽이 이끈 ‘클린 디젤’
한국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클린 에너지, 친환경차가 등장한 때는 10년도 더 된 훨씬 이전의 일이다. 2005년 당시 유럽은 전체 승용차 절반가량이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경유차였다. 대부분 라인업을 경유차로 재편한 유럽 브랜드는 휘발유를 쓰는 가솔린 엔진보다 힘이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클린 디젤’이라는 솔깃한 얘기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조금 더 비싼데도 ‘클린 디젤’을 전면에 내 세운 유럽 브랜드는 수입차 경쟁에서 일본과 미국을 제치고 국내 시장 최강자로 부상했다. 실제 2010년 48만 대에 불과했던 국내 디젤 차량 판매량은 2015년 96만 대로 2배나 늘었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클린 디젤’ 천하를 내몰았다
이렇듯 몇 년 전만 해도 디젤 차량은 ‘싸고 연비 좋은 친환경차’로 일컬어졌다. 정부도 ‘클린디젤’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친환경차로 분류해 보급을 장려할 정도였다. 브랜드는 물론이고 대학교수, 환경 전문가, 자동차 전문가들도 경유차를 ‘클린 디젤’로 포장해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긍정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휘발유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더해지자 경유차 판매량은 지속해서 증가했다. 그러나 여기서 모두가 잘 아는 사건이 하나 터진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그것이다.

이제는 전기차가 대세
성장률이 어마 무시하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사건 이후로 각국 환경 규제 강화가 이어져 ‘클린 디젤’은 사라졌다. 그리고 배터리, 수소, 에탄올, 천연가스 등이 클린 디젤을 대체하는 ‘친환경’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친환경차의 시대가 막을 연 것이다.

친환경차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올해 하반기에만 해도 약 10종의 신형 전기차가 대거 출시될 계획이며, 전기차 판매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당장 지난달 판매량만 보더라도 5월과 비교해 53.7% 성장하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친환경 마케팅’과
‘그린 워싱’?
전기차가 내포하는 마케팅 기법은 크게 ‘친환경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최근의 마케팅 트렌드로, 친환경 마케팅의 목적은 수익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보전에 대한 고객과 사회의 요청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친환경 마케팅이 각광받고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를 ‘그린 워싱’이라고 한다. 그린 워싱은 green과 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실질적인 친환경 경영과는 거리가 있지만,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 주의’를 뜻한다.

친환경차도 그린워싱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린 워싱의 예를 들어보자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자동차 업계에 도래하고 있는 전기차 시대에 많은 시사점을 낳는다.

일부 자동차 브랜드는 전기차를 ‘친환경 차’, ‘지구를 살릴 방법의 하나’ 등으로 묘사하며 자사의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홍보와 달리 세상에 그 어떤 자동차도 완전히 깨끗한 에너지만을 사용할 수는 없다. 친환경차로 불리는 자동차들도 마찬가지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을 ‘친환경 차’라고 부르는 데에는 일정 부분 모순이 존재한다.

전기를 만들어 내면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
물론 전기차도 위의 모순적인 ‘친환경 차’의 경우에 해당한다. 화력발전으로 얻은 전력을 대부분 공급받는 전기차는 바퀴를 굴리고 폐차가 된 이후 재활용 정도를 모두 따지는 CO2 배출량이 하이브리드 차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원별 CO2 배출량은 석탄 발전소뿐만 아니라 천연가스나 태양광, 심지어 풍력을 이용해도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완벽한 청정 생산 과정은 없다. 현재까지 발전원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은 수단은 원자력이다.

‘궁극의 미래 에너지’?
수소도 다르지 않다
수소차도 마찬가지다. ‘그린 수소’로 불리지만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천연가스 개질로 얻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또 다른 방법인 부생 수소도 석유 화학 제품 생산 공정과 제철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하지만 부생 수소도 열분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다만,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 활용, 바이오매스 등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이 일반화되면 상대적으로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에너지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친환경 에너지’는 없다고 해도 ‘이동 수단’은 필요하다. 친환경 차가 거짓말이라고 해도, 갈수록 지구온난화가 심화하는 지금 단계에서는 그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다만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한다. 자동차는 시동을 끄고 멈추기 이전까지 친환경 차, 깨끗한 차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사용 단계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뿐, 시설을 구축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또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은 지금 내연기관차 이상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당연히 제조사 역시 소비자에게 솔직해져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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