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고려하는 것들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전기차의 성능, 디자인, 국고 보조금, 차량 가격 등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난다긴다하는 주행거리를 지닌 수입차들이 전 세계 나라 중 대한민국에만 들어오면 전혀 맥을 추리지 못하고 주행거리가 바닥을 치고 있다. 도대체 왜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한국에만 들어오면 모든 전기차들의 주행거리가 급격히 낮아지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본다.

김민창 에디터

긴 주행거리를 지닌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
2021년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는 전기차 시대의 원년으로 모든 완성차 제조사들의 시선은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에 모여지고 있다. 특히나 제조사들이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는 데 있어 가장 치열하게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은 바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이다.

현시점에 출시되고 있는 전기차는 대개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300km에서 500km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주유에 걸리는 시간이 아무리 길어봐야 3~5분 내외밖에 걸리지 않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충전에 소모해야 하는 시간이 길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충전을 자주 해도 되지 않는 긴 주행거리를 지닌 전기차를 원하고 있고,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모든 완성차 업체들은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배터리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00km 주행거리를 지닌
전기차들마저 나온다는 소식
이런 완성차 제조사들의 노력에 힘입어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최근엔 한번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500km가 넘는 전기차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이제는 1,000km 주행거리를 지닌 전기차들마저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는 1회 충전으로 1,000km를 달리는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선언하고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한다고 밝히며, 배터리 개발사 솔리드 제너럴과 협업해 차세대 얼티움 배터리가 될 리튬-메탈 배터리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에 들어오자 폭망한
벤츠 EQA 최대 주행거리
지난 4월에 벤츠는 럭셔리 전기 세단 EQS를 공개하며 1회 충전 시 WLPT 기준 77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기 세단 중 가장 긴 수준의 주행거리였다. 그리고 최근 국내시장에도 출시된 콤팩트 전기 SUV EQA도 WLTP 기준 426km 정도의 준수한 주행거리를 보여주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었다.

하지만 이윽고 산업부 인증 거리를 받고 국내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된 EQA의 주행거리는 처참했다. EQA의 국내 주행거리는 유럽 인증 기준 426km보다 무려 120km가 짧은 306km였다. 이같이 주행거리 편차가 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해답은 바로 국가별 측정방식의 차이였다.
검사 방식에 있어 관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WLTP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로 쓰는 주행거리 인증 기준은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유럽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WLTP)등 두 가지로 나뉜다. 소비자들 사이에 악명이 높은 건 유럽 방식이다. 왜냐하면, 실제 주행거리보다 더 후하게 주행거리를 책정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2017년에 새로 도입된 세계표준자동차시험방식은 기존 방식인 NEDC보다 더 현실적인 주행 조건을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국가별로 자국 운전자의 주행 패턴을 고려해 시험검사에 적용하는 주행모드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렇게 국가별로 주행거리 차이가 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미국 환경보호청의 검사 방식을
따르는 국내 주행거리 인증 방식
미국은 고속 장거리를 주행을 중요시하는 반면, 유럽은 도심 운전에서의 효율을 더 중요하게 본다는 말이다. 유럽 인증 주행거리가 더 길게 나오는 것에도 이런 원인이 전반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소리다. 전기차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속 주행에 불리한 만큼 미국 환경보호청 EPA 기준이 유럽보다 더 박한 평가를 받는 것이다.

한국은 환경부 국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에서 기본적으로 미국 환경보호청의 검사 방식을 따르면서 전기차 주행거리의 시험검사를 담당한다. 검사 방식이 같으므로 같은 차종이라면 미국과 국내의 주행거리가 엇비슷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는 미국 환경보호청의 인증 주행거리보다도 낮다. EPA 검사 방식을 채택하고는 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는 국내 방식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속도나 주행저항값 등 큰 틀에서는 검사 방식이 같지만 세세한 부분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10km 내외의 차이는 그런 부분에서 나온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BMW i3의 경우를 제외하곤 모두 미국보다 국내 주행거리가 짧았다.

같은 검사 방식에도 다른 주행거리를 보이는 데 있어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요인은 타이어다. 타이어의 지름과 폭이 길어질수록 마찰력이 세져 주행거리 측면에서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교통환경소의 연구원도 “실제로 실험해보니 원래보다 1인치 더 긴 타이어를 끼웠을 때 주행거리가 최대 80km 줄어든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타이어가 주행거리 차이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엔 일부 업체에서 국내 인증 표준으로 알고 있던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대신 ‘산업부 인증 주행거리’를 명시하면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부처별로 측정값 활용 목적이 달라
가장 정확한 국토부와 산업부 주행거리
하지만 최근엔 일부 국내 완성차 제조사에서 국내 인증 표준으로 알고 있던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 대신 ‘산업부 인증 주행거리’를 명시하면서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되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측정하는 부서는 산업부, 환경부, 국토부 이렇게 총 세 개의 부처이다. 뭐하러 세 부처에서 시간과 돈 낭비를 하며 측정하느냐고 묻는다면, 이는 부처별로 측정값 활용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다.

산업부가 측정값을 활용하는 곳은 연료소비율 파악을 하기 위함이고,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산정을 위해 필요하다. 국토부는 양산 차량의 연비 사후관리를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렇게 활용 목적만 다를 뿐 세 부처의 측정항목은 모두 같다. 그런데 이렇게 측정항목은 같은데 산업부 인증 주행거리는 환경부의 인증 거리보다 적어 의아함을 자아낸다. 이는 사후관리 측면에서 발생하는 과태료 부과 문제 때문이다. 어찌 됐든 결론을 말하자면 현재로서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는 주행거리 인증값은 산업부 또는 국토부의 인증값이니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이점을 참고하면 되겠다. 주행거리를 뽑아내는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현대차
이렇듯 벤츠, BMW, 테슬라, GM, 볼보 등 누구라 할 거 없이 모든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현재 누가 더 멀리 갈 수 있는지 최대 주행거리 자웅을 겨루고 있다. 전기차의 경쟁력은 주로 주행거리와 충전속도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경쟁력은 경쟁사보다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차세대 배터리 개발사인 미국의 ‘솔리드에너지’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며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을 노력 중이긴 하나, 전문가들은 아직 현대차가 BMS 관리 기술이나 주행거리를 뽑아내는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속도는 이미 충분한 현대차이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선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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