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stagram)

대다수 독자가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요즘 예사롭지 않다’라는 식의 기사를 많이 접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얼마나 호황을 맞았으면, 일각에선 급진적인 성장세에 ‘중국 전기차 시장은 다 거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그만큼 신규 진입 업체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줄고, 코로나19 여파로 판매량이 줄면서 무너지는 업체들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오늘의 주인공 역시 그중 하나가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고 있는 바이톤의 이야기다. 바이톤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특히 군산에까지 영향이 간다는데 이건 무슨 말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정지현 에디터

바이톤은 무슨 기업인가?
“중국의 테슬라”로 불린 스타트업
2016년 설립된 바이톤의 원래 회사명은 ‘퓨처모빌리티’다. 인피니티 중국지사장 출신 다니엘 컬처트, BMW 출신 개발자 카스텐 브라이트필드, 테슬라 구매 담당 부사장 출신 스티븐 이브산이 공동 창업했다. 이들의 화려한 스펙이 화제가 되며 바이톤은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등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9’에서 공개한 첫 모델, 엠바이트는 외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전력이 있다. 이에 설립 이후 6차례에 걸쳐 펀딩에 성공했으며, 총 4차례 펀딩에서 무려 총 84억 위안 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 이렇듯 한때 촉망받던 바이톤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알려져 화제다.

파산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최근 바이톤의 모회사 난징 즈싱 신에너지자동차기술개발유한공사의 채권자인 상하이 화쉰 네트워크가 법원에 파산 및 구조조정 신청을 냈다. 사실 바이톤의 파산설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또 다른 채권자가 현지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단기적으로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양산하지 못한 것과 일부 업체 대금 지급을 연체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게 시간을 준다면 곧 채권자가 만족할만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하지만 법원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로부터 고작 한 달 만에 또 다른 채권자가 파산 신청을 냈다.

작년부터 위기설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위기설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지난해부터다. 이미 그때부터 직원 임금 삭감 및 체불, 감원, 납품대금 연체 등 소문이 흘러나왔다. 게다가 바이톤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회사 모든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던 적도 있다. 당시 중국 언론은 “84억 위안 투자금을 몽땅 써버리고도 자동차 한 대 생산하지 못했다”라며 노골적으로 바이톤을 비판했다.

바이톤은 이후 지난해 12월 말 또다시 회사 운영 중단 시기를 6개월 연장했고, 현재까지 개시되지 않은 상태다. 공동창업주 중 한 명인 다니엘은 이미 지난해 10월 회사를 떠났으며, 북미, 독일 현지에 세운 법인은 이미 현지에서 파산절차를 밟는 중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전북)

특히 군산에
많은 영향을 줄 수도
중국의 전기차 회사가 파산하는 것은 안타까운 소식이다만, 우리와 어떤 상관이 있냐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겠다. 사실 바이톤이 정말 파산하게 된다면, 한국에, 특히 군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군산의 옛 한국GM 공장에서 바이톤 차량을 위탁하겠다는 자동차 부품회사, 엠에스오토텍의 계획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기차 생산을 새 일거리로 삼겠다는 군산의 계획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사진=연합뉴스)

엠에스오토텍이 추진하던
공장 프로젝트가 위기에 처했다
바이톤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으면서 자동차 부품회사 엠에스오토텍이 군산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기차 공장 프로젝트가 위기를 맞게 됐다. 엠에스오토텍은 자회사 명신을 통해서 옛 한국GM의 군산 공장을 지난해 6월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1,530억 원으로, 엠에스오토텍은 지난해 9월경 바이톤이 개발하던 전기차 ‘엠바이트’를 연 5만 대 규모로 위탁 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이른바 ‘군산형 일자리’ 사업의 주요 대상 가운데 하나다.

이미 투자자들은
발을 빼는 모양새
하지만 바이톤이 파산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위탁 계약 물량도 사라지고, 군산형 일자리 사업도 진행이 어렵게 된다. 명신 측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위탁 생산 물량을 기반으로 사업성을 확보한 뒤, 자체 생산 등 사업 다변화에 나서겠다”라는 전략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위탁 생산의 핵심인 바이톤이 사라지면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전북도는 “일정에 조금의 차질은 있겠지만, 내년 생산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투자자들은 이미 발 뺄 준비를 하는 듯하다. 실제로 지난 5월만 해도 명신에 대한 투자를 논의하던 한국계 글로벌투자회사 BRV캐피탈은 돌연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네티즌 반응 살펴보니
“내 이럴 줄 알았지”
이에 대한 네티즌의 의견은 어땠을까? 일각에서는 중국 전기차 회사에 의지하는 위탁 생산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광주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중국 전기차 회사 공장을 유치하거나, 위탁 생산을 추진했지만 제대로 성사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개미 돈 끌어서 먹튀한거다”, “사기 기업이다”, “전기차 스타트업의 90%가 이렇게 망할 듯”, “이제부터 중국 거품 빵빵 터진다에 한 표 건다”이라며 부정적이고도 비판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중국의 기업이 무너지면, 한국까지 영향을 받는다니. 전 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지점이다. 안 그래도 코로나 19, 미세먼지 등으로 국내에서 중국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태인데,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에 대한 인식이 더욱 부정적으로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한편,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소식에 웃음꽃을 피웠던 군산에도 먹구름이 꼈다. 일각에선 “애초에 전기차 생산은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어려웠다”라는 평가도 나온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주요 부품들이 모두 모듈화되어있어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을 높게 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바이톤의 파산 그리고 군산형 일자리 사업. 이에 대한 독자의 생각도 궁금하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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