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몇몇 차들은 뒷바퀴도 좌우로 조향이 된다. 물론 앞바퀴처럼 크게 도는 것은 아니고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략 3도 정도 조향이 된다. 뒷바퀴를 3도 조향하는 것이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실 주행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휠베이스가 긴 차에 유리하다.

각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 위주로 장착하고 있는 후륜 조향 기술, 사실 이 기술은 나온 지 정말 오래되었다. 일본 브랜드들이 무려 1980년대부터 선보인 생각보다 오래된 기술이다.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기술의 발전으로 후륜 조향의 가치가 다시 재조명되어 요즘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후륜 조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 보았다.

글 이진웅 에디터

속도에 따라 전륜과
동위상 혹은 역위상으로 조향
후륜 조향 시스템은 전륜 조향을 보조하는 것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 후륜도 거기에 맞게 약간 틀어준다. 후륜이 최대로 돌아가는 각도는 매우 작으며, 눈으로 유심히 봐야 ‘아 돌아갔구나’라는 것이 보일 정도다.

후륜 조향 시스템은 속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한다. 저속에서는 전륜과 반대 위상으로 후륜을 조향한다. 예를 들면 스티어링을 왼쪽으로 돌리면 후륜은 오른쪽으로 틀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회전 반경이 줄어들어 방향 전환이 민첩해진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정밀한 운전이 가능하며, 주차나 유턴할 때도 유리하다. 특히 휠베이스가 긴 차일수록 이 효과를 매우 크게 보는데, 대형 차를 소형차 수준으로 회전반경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고속에서는 전륜과 동일 위상으로 후륜을 조향한다. 예를 들면 스티어링 휠을 왼쪽으로 돌리면 후륜 역시 왼쪽으로 틀어준다. 아까와는 반대로 휠베이스가 길어지는 효과가 있으며, 고속에서 주행 안전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사실 이 기술은
1980년대 일본에서 선보인 것
후륜 조향이 요즘 들어서 많이 적용되고 있어 최신 기술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후륜 조향은 꽤 오래된 기술이다. 일본에서 무려 1980년대에 선보인 것으로, 대략 30~40년 되었다.

다만 옛날에는 전자 장비가 많지 않았던 시대인지라 지금과 메커니즘이 다르다. 승용차에 후륜 조향을 가장 먼저 적용한 브랜드는 혼다로 알려져 있으며, 프렐류드 3세대에 기계식 구성으로 후륜 조향을 구현했다.

혼다의 후륜 조향 시스템은 스티어링 휠 조향 각도에 따라 동위상과 역위상이 결정되었다. 스티어링 휠이 140도 이하로 돌아갈 때는 동위상으로 후륜을 1.7도까지 조향 되었다가 140도를 넘어가는 순간 후륜이 반대로 돌기 시작해 끝까지 돌릴 경우에는 역위상으로 후륜이 최대 5도까지 조향 되었다.

즉 고속 주행 중에는 스티어링 휠 조향 각도가 대체로 크지 않다 보니 이때 동위상으로 후륜을 조향해 코너링 안전성을 높이고, 저속에서 좌/우회전, 유턴, 정밀 운전할 때는 스티어링 휠을 어느 정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이때는 반대 위상으로 휠을 돌려 회전 반경을 줄인다.

이후 토요타, 닛산, 미쓰비시, 마쓰다도 몇몇 모델에 후륜 조향을 적용했으며, 포르쉐 928과 BMW 8시리즈(E31)에도 적용했다. 하지만 당시 후륜 조향 옵션은 가격만 비쌌고 효과는 크지 않았으며, 내구성도 낮아 고장이 많이 발생했다. 결국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던 일본 브랜드들도 후륜 조향을 포기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다시 사용되기 시작한 후륜 조향
그렇게 후륜 조향 시스템이 묻히는가 싶더니, 2008년, BMW가 7시리즈(F01)를 출시하면서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이라는 이름으로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속도에 따라 동위상과 역위상을 결정하는 현재와 동일한 메커니즘이 적용되었다. 당시 최대 3도가량 후륜을 조향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후로 플래그십 모델이나 스포츠카 위주로 후륜 조향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벤츠 S클래스에는 옵션에 따라 뒷바퀴가 최대 10도까지 조향 가능하다. 현재 시판 중인 완성차 중 후륜 조향 각도가 가장 크다. 그 외에 AMG GT에도 후륜 조향이 적용되어 있다.

아우디는 A8과 RS Q8에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RS Q8의 경우 휠베이스가 3미터 가까이 되는데, 후륜 조향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아우디 A5과 회전반경을 비교하는 체험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외 포르쉐는 911터보와 카이엔, 타이칸에 후륜 조향 기능이 적용되었고, 페라리는 GTC4 루쏘에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르노도 플래그십 세단인 탈리스만에 후륜 조향이 적용되었는데, 국내 판매 모델인 SM6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NF 쏘나타에 있는 AGCS는
후륜 조향 시스템과는 다르다
국내에는 NF 쏘나타 트랜스폼에 AGCS(Active Geometry Contol Suspension, 능동형 선회제어 서스펜션) 기술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후륜 조향은 아니다. 현재 주행 상황을 ECU가 복합적으로 판단해 뒷바퀴의 토우값을 조절해 쏠림 등 위험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다.

즉 저속에서 회전반경을 줄이거나 고속에서 코너링 안정성을 높이는 후륜 조향의 목적보다는 사고예방의 목적이 더 강하다. 현대모비스가 200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았지만 가격이 비쌌고 시장에서 반응도 시큰둥해 NF 쏘나타 트랜스폼 이후로는 빠졌다. 사실 NF 쏘나타 트랜스폼에도 이 옵션이 적용된 비율은 매우 적다고 한다.

앞으로 국산차에도
후륜 조향이 적용된다
앞으로는 국산차에도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된다. 최근에 공개된 G80 스포츠에 국산차 최초로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된다. 제네시스가 G80 외관과 실내를 공개하면서 후륜 조향 시스템 탑재를 알렸으며, 이를 통해 저속 선회 성능과 고속 주행 안전성을 개선함으로써 민첩한 핸들링과 탄탄한 승차감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출시될 예정인 G90 풀체인지에도 후륜 조향 시스템이 적용된다. 사실 G90에 후륜 조향이 적용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꽤 오래되었다. 아우디 A8이나 S클래스 등 플래그십 모델이 후륜 조향 시스템 적용 사례가 늘면서 G90 역시 자연스럽게 후륜 조향 적용 가능성이 점쳐졌고, 최종적으로 적용 사실이 확인되었다. G90 이후로 다른 제네시스 모델과 현대기아차 대형차 모델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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