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로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를 이뤄냈을 때, 사람들은 희열감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나 반대로 원하는 바를 이뤄내지 못했을 때 인간은 좌절감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때 사람들은 “아무 의미 없던 일이었다”, “부질없었다” 등의 말로 자조하곤 하는데,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기미가 보인다.

물론 위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한때 ‘반전 드라마’라는 프로그램이 유행이었듯 인간은 본능적으로 반전을 꿈꾸기 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 브랜드의 반전 드라마는 쉽게 써지지 않을 듯하다. 쌍용자동차의 이야기다. 쌍용차는 최근 KR10의 스케치를 공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소비자들이 염원했던 강인한 이미지를 담은 디자인에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 네티즌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무슨 일일까?

정지현 에디터

KR10 스케치 공개
코란도가 보인다
최근 쌍용자동차가 KR10의 디자인 스케치를 전격 공개했다. 이에 네티즌 사이에선 “이제야 정통 지프 코란도 스타일로 돌아가려는 기운이 풍기네”라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KR10은 강인함의 상징이었던 코란도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았다.

여기서 코란도는 지난 1996년 출시돼 2005년까지 큰 인기를 얻은 ‘뉴 코란도’를 의미하며, KR10은 해당 모델을 현대에 맞게 부활시켰다고 알려져 있다. 2세대 코란도는 1995년 당시 독일에서 개최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기존 1세대의 모습을 답습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강조된 네오 클래식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디자인을 살펴보니
이런 특징이 있었다
쌍용차가 공개한 디자인 스케치를 살펴보자. 동그란 헤드램프와 강한 인상의 범퍼, 다부진 차체 등에서 코란도와의 짙은 인연을 파악할 수 있다. 요철 형태로 각진 뒷모습은 코란도에 영향을 준 지프를 닮았다. 여기에 기존 3세대 코란도에 적용했던 완만한 곡선을 직선으로 변경해 강렬하면서 강인한 ‘각진 매력’을 강조했다.

KR10 디자인 스케치는 새로운 디자인 비전 및 철학인 ‘Powered by Toughness’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강인함과 모던함’을 주제로 한 디자인 가치 그리고 ‘Korean Can Do’의 의지를 담은 쌍용차의 디자인 철학 ‘Powered by Toughness’는 구조적 강인함, 예상 밖의 기쁨, 강렬한 대비, 자연과의 교감 등 4가지의 조형적 아이덴티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쌍용차 디자인 철학
‘Powered by Toughness’
먼저 구조적 강인함은 단순한 형태를 탈피하여 강인한 구조의 형태와 세세한 조형미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두 번째, 예상 밖의 기쁨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등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

세 번째로, 강렬한 대비는 색감, 질감, 조형 등의 미학적 요소들 간의 대비를 통해 강인한 SUV 본연의 특징을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자연과의 교감은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뤄 고객의 감성적 가치를 실현한다.

“디자인 자체는 훌륭하다”
“근데 이제야 나온다고?”
KR10에 대한 실제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번 디자인은 너무 기대된다” 등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예상외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먼저 일각에선 “콘셉트카도 아니고 실제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연필 스케치가 진짜 의미가 있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너무 늦었다”, “진작에 이랬어야지”, “5년 전에만 나왔어도 대성했다”, “만들 수는 있나 지금 상황에서?”, “저대로 출시할 수 있었으면 애초에 이 상황까지 안 왔다”라는 등 이미 기울어진 현 상황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도 대다수였다.

HAAH와 쌍용차
이어질 듯 끊어질 듯한 관계
한편 “회사를 인수할 주인이 안 나타나니 슬슬 초조해져 구애 작전을 펼치는 거냐”라는 반응도 있었다.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던 HAAH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최근에 알려진 바 있는데, 이에 일부 소비자가 추측을 더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HAAH가 쌍용차를 인수할지에 대한 확실한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HAAH는 현재 파산 위기에도 무릅쓰고 쌍용차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표명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HAAH의 자금 운영 여력은 넉넉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만약 HAAH가 쌍용차를 인수한다고 해도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연초에 HAAH는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히며 산업은행에 약 2,500억 원 상당의 추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쌍용차 측은 “쌍용차 고유의 전통을 바탕으로 디자인 비전과 철학을 재정립했으며 J100, KR10을 통해 쌍용차가 나아갈 미래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출발선에 서 있다”라며 긍정적인 미래를 점쳤다.

또한 “앞으로 독창적인 정통 SUV 본질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객 감동을 실현하기 위해 브랜드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하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늦었지만, 이제라도 바른길로 가려고 노력하니 다행이다”라며 쌍용차를 응원하는 네티즌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말 그대로 쌍용차는 애증의 브랜드가 되었다. 앞으로 쌍용차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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