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 보배드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전면 확대됐다. 이제 카페에 가서도 점원이 아닌 키오스크가 우리를 반기는 경우가 다수며,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갖가지 물건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자동차는 어떨까? 이상하게도 자동차는 온라인으로 구매하기가 참 힘들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런 불문율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캐스퍼의 판매를 전면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넘어야 하는 큰 산이 있다. 바로, 노조다. 오늘은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 이야기와 노조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해보려고 한다.

정지현 에디터

캐스퍼 / GV60 CLUB | 무단 사용 금지

20년 만에 돌아온
현대차 경차
캐스퍼는 현대가 아토스 단종 이후 약 20년 만에 다시 새롭게 선보이는 경차다. 동시에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경형 SUV로, 소형 SUV를 시작으로 커지고 있는 SUV 시장에 새롭게 등장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 역시 이를 주목하고 있다. 또한 캐스퍼는 글로벌 전략 차종인 만큼 승용 모델뿐만 아니라 화물용 밴, 전기차 같은 다양한 파생모델로도 출시될 전망이다.

정확한 제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파워트레인의 경우 국내에서는 1L 가솔린 혹은 가솔린 터보 엔진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에 편의 및 안전사양은 상위 차종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적용이 예상돼 여러모로 국내 SUV 혹은 경차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스퍼 / GV60 CLUB | 무단 사용 금지

광주 글로벌 모터스에서
위탁 생산되는 캐스퍼
캐스퍼는 대다수 독자가 알고 있듯이, 광주광역시와 현대자동차가 각각 21%와 19%의 지분으로 합작해 설립한 광주 글로벌 모터스에서 생산하는 첫 차량이다. 광주 글로벌 모터스의 출범과 함께 생산이 시작될 첫 차량인 만큼 업계에서는 캐스퍼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광주 글로벌 모터스는 2년 전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따라 출범했다. GGM이라고도 불리는데, 광주 글로벌 모터스는 기존 현대차 생산직 연봉의 절반 수준인 5,000만 원대 일자리를 지역 청년들에 한해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스퍼 / GV60 CLUB | 무단 사용 금지

고객 직접판매 D2C 전략을
선언한 현대자동차
그런데 최근 캐스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현대차가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고 폭탄선언한 것이다. 다시 말해, 고객 직접판매 D2C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미다. 만약 해당 건이 성사된다면, 소비자는 오직 온라인으로만 캐스퍼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온라인 판매는 AX1에 한한 것으로, 기존 현대차 공장에서 생산하는 다른 차종에 대해서는 온라인 판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아직 노조와 완벽한 협의는 보지 못했는지, 각종 기사에는 현대차 측이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캐스퍼 / 보배드림

비용 절감과 코로나19
온라인 판매의 이유
그렇다면 왜 현대차는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에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프라인 판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대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차량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차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이미지를 고려한 선택이 아닐까 추측한다.

또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의 확산세도 온라인 판매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사업들이 난항을 겪고 있고, 각종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온라인 판매의
선두주자는 테슬라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과연 온라인 판매의 선구자일까? 당연히 아니다. 이미 해외 브랜드에서는 온라인 판매 형식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 독자가 알고 있듯이 온라인 판매의 선두 주자는 테슬라로, 이미 2019년부터 기존 오프라인 영업을 대거 감축하고 온라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테슬라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일부 시장에서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만큼은 온라인 판매만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부터 출고까지 철저한 비대면으로 판매가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차 노조 / 뉴스토마토

현대차가 넘어야 하는
큰 산 = ‘노조’
한편, 현대차가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려면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바로 ‘노조’라는 산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미국과 유럽, 인도 등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판매 노조의 반발 등을 우려해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말했듯,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여러 곳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말은 다시 말해, 누군가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노조가 거세게 반발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사례도 있었다. 기아 EV6가 그 주인공이다.

EV6도 온라인 판매
시도하려 했지만…
기아는 올해 3월 EV6 사전계약을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려다 노조 반대에 부딪혔다. 노조 측이 “EV6 인터넷 사전예약은 영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라며 온라인 사전예약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판매가 아닌 사전예약이었으나 영업 현장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었다.

결국 기아는 본 계약은 일선 영업점에서 진행하겠다는 조건을 두고 구매 의향이 있는 고객들의 등록 성격의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노조 측과 합의를 봤다. 앞서 출시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온라인 판매를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을 진행했다.

비대면 거래가 대세
판매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EV6 사전예약 당시 개인 고객 절반 이상이 온라인 사전예약을 이용했다. 이 사실은 두 가지를 시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올라섰다는 것, 판매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등이다.

업계 관계자 역시 “온라인 판매는 노조 반발 등 구조적으로 추진하기가 쉽지 않지만, 비대면 판매는 이미 소비 트렌드고 자동차도 이를 피할 수 없다”라며, “온라인 판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각종 수치에서 드러나는 만큼 노조와 합의점을 찾아 시류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현대차 노조 / TBS

이번에는 다를까?
무분규 합의한 현대차 노사
따라서 이번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에도 노조가 반발할지 꾸준히 지켜봐야겠다. 물론 지금까지의 행보로 보면, 노조와의 합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최근 현대자동차 노사가 3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조금은 희망을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휴업을 빚는 등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노사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다. 이렇듯 이견을 조율하는 데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캐스퍼 온라인 판매 건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캐스퍼 / 보배드림

그간 노조의 반발은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실제로 네티즌도 노조에 대해 “떼쓰는 노조는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세상 흘러가는 흐름을 거스를 수 있나? 이기적이게 살지 말자”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캐스퍼 온라인 판매 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에는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볼 수 있을지, 그 여부에 관해 이목이 쏠리는 격이다. 독자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이번에는 현대차가 큰 무리 없이 온라인 판매를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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