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전소된 일렉시티 / 조선일보

요즘 전기차 시장만큼이나 전기버스 시장도 뜨겁다. 내연기관 버스 시장은 오랫동안 현대기아차와 대우버스 양강 구도였지만 전기버스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한국화이바에서 독립한 에디슨모터스, 전동차 제작으로 유명한 우진산전이 뛰어들었고, 그 외에 BYD, 하이거, 포톤 등 다양한 중국업체들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대 전기버스 모델인 일렉시티의 점유율이 가장 높다.

하지만 전기버스도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화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2월에는 주행 중인 현대 일렉시티에서 화재가 발생한 데 이어 6월에는 다른 일렉시티에서 화재 발생, 지난 9일에는 정차 중인 카운티 일렉트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특히 전기버스 화재는 승객이 많이 타는 대중교통 특성상 화재가 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전기 승용차 외
전기버스를 시판 중인 현대차
전기차는 오랫동안 많이 다뤄온 만큼 이번에는 전기버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현대차는 현재 대형 저상버스 모델인 일렉시티와 준중형 전기버스인 카운티 일렉트릭 두 종의 전기버스를 시판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 소개하자면 먼저 일렉시티는 2010년에 처음 세상에 드러냈으나,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않았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아직 전기차와 관련된 기술이 부족했던 걸로 알려졌다.

이후 7년의 세월이 지나 2017년 5월, 현대 트럭&버스 메가페어 개막식에서 현행 일렉시티가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2010년부터 무려 8년 동안이나 개발했다고 한다. 내연기관 모델인 뉴 슈퍼 에어로시티 저상버스를 기반으로 했지만 친환경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전면과 후면 디자인을 변경했다.

전면은 기존 삼각형 형태의 헤드램프 대신 분리형 헤드 램프를 사용했다. 윗부분에는 도트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적용되었고, 하단에는 원형의 바이펑션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원형 방향지시등이 적용되었다. 또한 범퍼가 따로 구분되어 있던 기존 뉴 슈퍼 에어로시티 저상버스와는 달리 범퍼가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

후면은 뉴 슈퍼 에어로시티 저상버스와 큰 차이가 없다. 후면 중앙 부분에 검은색 바탕과 블루 라인이 적용되어 있으며, 테일램프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대로 두고 램프만 원형의 LED 램프로 변경했다. 범퍼는 변경사항 없다. 또한 배터리가 천장에 장착되어 있다 보니 천장 전체를 감싸는 하우징이 장착되어 있다. 이 하우징은 배터리 냉각과 스포일러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실내 역시 기본적인 디자인은 뉴 슈퍼 에어로시티 저상버스와 동일하며, 바닥이 타라매트에서 우드그레인 재질로 변경되었다. 계기판은 Full LCD로 변경되었고, 가장 뒤쪽의 승객석이 4석에서 3석으로 줄어들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일렉시티에는 120kW, 50.7kg.m을 발휘하는 액슬 일체형 모터가 전륜과 후륜에 하나씩 장착되어 있어 4륜 구동 형식으로 구동되며, 256kWh 용량을 가진 배터리가 천장에 장착되어 있어 1회 충전으로 최대 319km을 주행할 수 있다.

또한 충전기 2개를 동시에 꼽아 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완충 시 72분이 소요된다. 또한 30분 충전만으로 170km을 주행할 수 있어 1회 운행 후 기사가 휴식을 취하는 사이 어느 정도 충전을 진행한 후 다시 운행을 나갈 수 있다.

일렉시티에는 파생모델이 3가지 있다. 전기를 충전하는 것이 아닌 수소를 충전 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구동하는 일렉시티 수소연료전지버스, 차체 둘을 하나로 이은 일렉시티 굴절버스, 2층버스인 일렉시티 2층버스가 있다. 수소연료전지버스는 서울, 부산, 광주, 울산, 창원, 전주, 아산에서 운행 중이며, 굴절버스는 세종시 B0번과 인천국제공항 셔틀버스, 2층버스는 수도권 M6450번에 운행 중이다.

카운티 일렉트릭은 내연기관 모델인 카운티를 바탕으로 개발한 준중형 전기버스로, 2019년 처음 공개된 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판했다. 일렉시티처럼 전후면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전면은 그릴 부분이 기존 디자인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으며, 위쪽에 적용된 커다란 현대 엠블럼은 그릴 중앙으로 이동되었고 크기도 작아졌다. 헤드 램프는 가로형에서 삼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변경되었으며, 주간주행등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범퍼 디자인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에어 인테이크 길이가 줄어들고 안개등이 원형으로 변경되었다.

후면은 카운티가 처음 출시된 1998년 이후 20여 년 만에 변경되었다. 후면 유리 면적을 키우고, 테일램프가 자그마한 사다리꼴 형태에서 세로로 길쭉하고 한쪽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형태로 변경되었다. 또한 트렁크 면적이 넓어졌으며, 중앙에 크롬 가니시가 새롭게 적용되었다. 중앙에 위치한 현대 엠블럼은 영문 레터링으로 변경되었고, 크롬 가니시 왼쪽 위로 이동했다. 이후 카운티 내연기관 모델도 전기차 모델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그리고 초장축 라인업에 한해 기존보다 전장이 60cm 길어졌다.

실내 디자인은 꽤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먼저 1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볼록 솟아오른 부분이 없어졌다. 원래 이쪽은 엔진이 장착되는 곳인데, 카운티 일렉트릭은 엔진이 없는 만큼 해당 부분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기사와 승객 모두 불필요한 공간이라며 불편해했었는데, 전기차 모델에서 해소되었다.

계기판과 센터패시아 디자인이 대폭 변경되었다. 계기판은 중앙에 7인치 LCD 디스플레이, 좌우측에 4.2인치 컬러 클러스터가 적용되었으며, 스티어링 휠과 센터패시아도 승용차 스타일로 변경되었다. 아래쪽 부분에는 기사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또한 오랫동안 돌리는 키 형식에서 벗어나 스마트키가 도입되었다.

카운티 일렉트릭은 150kW을 발휘하는 싱글 모터가 탑재되어 있으며, 128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어 1회 충전 시 250km을 주행할 수 있다. 일렉시티처럼 충전기 2개를 동시에 물려 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1회 완충 시 250km 주행이 가능하다.

화재로 전소된 일렉시티, 2020년 화재 사고와는 관련 없음 / JTBC

현대 전기버스에서
수차례 화재가 발생했다
작년 자동차 업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현대 전기차의 위기라고 불렸던 코나 일렉트릭 연쇄 화재 사건, 하지만 현대차의 위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작년 12월, 창원 소재의 한 차고지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뒷부분 일부가 그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버스는 2019년식이며, 중국산 버스에도 있는 화재 감지기가 장착되어 있지 않아 하마터면 피해가 커질 뻔했다고 한다. 코나 일렉트릭과 동일한 LG 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었기에 코나 일렉트릭처럼 문제가 있지 않나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화재로 전소된 일렉시티 / 뉴스토마토

올해 2월 16일에는 창원의 한 전기버스가 정비를 마치고 차고지를 이동하던 도중 화재가 발생했다. 노선 운행 중이 아니어서 승객은 없었지만 전기버스가 완전히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2019년식이고, 배터리가 장착된 지붕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아 배터리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화재 발생 전 파워 릴레이 어셈블리라고 불리는 배터리 관련 부품을 수리받았다고 한다. 배터리의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 버스 역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일렉시티 / 충청투데이

올해 6월에는 서산의 한 도로를 주행 중인 일렉시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행 도중 버스 뒤편에서 연기가 발생했으며, 버스기사는 도로 한가운데 급히 차를 세우고 초기 진화에 나섰으며, 승객 15명은 대피했다고 한다. 소방대원들은 배터리를 분리 후 화재를 진압했다.

이 화재는 앞의 두건과 달리 노선 운행 중에 발생한 것으로,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발생할 뻔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중으로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화재가 발생한 카운티 일렉트릭 / 머니S

지난 9일에는 전주의 마을버스 종점에 주차된 카운티 일렉트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전 버스기사가 타는 냄새를 감지해 타고 있던 승객 2명을 하차시킨 후 본인도 하차했으며, 이후 배터리 부분에 불이 붙었다. 모두 대피한 덕분에 인명 피해는 발생되지 않았지만 차는 전소되었다.

카운티 일렉트릭에 들어간 배터리는 SK 이노베이션에서 생산되었으며, 주행에 사용되는 고전압 배터리가 아닌 전기 장치를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 24V 배터리가 합선되면서 화재가 발생되었다고 한다.

10년전 17명의 인명사고를 낸 행당동 버스폭발 사고 / 중앙일보

대중교통인 만큼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버스는 많은 승객이 탑승하는 만큼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11년 전, 서울 행당동에서 발생한 천연가스버스의 폭발 사고는 승객을 태우고 노선 운행 중 발생했으며, 17명이 중경상을 입어 파장이 컸었다.

전기버스 화재 역시 지금까지는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다음번 화재에서도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더 큰 문제점은 행당동 천연가스버스 폭발 사고는 출고된 지 8~9년 정도로 노후된 버스에서 발생했지만 전기버스 화재는 출고된 지 2년도 안된 비교적 새 차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기버스에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화재로 전소된 일렉시티 / 뉴시스

실제로 올해 2월,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과 함께 일렉시티도 배터리를 교체하는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생산된 배터리가 장착된 일렉시티 302대가 교체 대상이다. 하지만 이후로도 일렉시티 1대, 카운티 일렉트릭 1대에서 추가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특히 카운티 일렉트릭은 고전압 배터리팩이 아닌 24V 저전압 배터리팩이 원인이 되었던 만큼 전기차 화재 원인에 대해 근본적인 규명부터 다시 하고 리콜 대상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기버스는 아니지만 리콜 대상 전기차 중 제조사가 문제없다고 판단해 리콜 대상에서 배제된 차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것은 화재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이며, 네티즌들은 정부, 제조사가 문제없다고 한들 믿을 수 없으며, 전기차의 혁신보다는 문제 해결이 먼저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물론 현대 전기버스뿐만 아니라 다른 전기버스 제조사도 지금까지 화재가 안 났을 뿐이지 언제 화재가 발생할지는 알 수 없다.

일반 소화기로는 배터리 화재 진압이 안된다 / KBS

진압이 어려운
전기차 화재
또한 전기차 화재는 진압이 어려운 편이라고 한다. 한 방송사에서 전기차 배터리로 실험을 해본 결과 일반 소화기로는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화재는 초기 진압이 중요한데, 소화기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화재가 번져 자칫하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화재 진압이 어려운 데에는 열폭주 현상 때문이다. 처음 불이 붙은 배터리가 주변 배터리 온도를 급상승시키며 연쇄 폭발하는 것으로, 특히 전기차는 무거운 중량을 가진 차를 고속으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셀 개수가 많으며, 그 내부에 축적된 에너지가 많아 열폭주 현상이 크고 오래 지속된다.

물을 뿌려야 배터리 화재가 진압된다 / KBS

특히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ABC 분말소화기나 이산화탄소 소화기로는 배터리 안에서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을 막을 수 없어 효과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실제로 실험했을 때 불이 꺼지는가 싶더니 내부에 축적된 열로 인해 불길이 다시 살아났다.

소화기 대신 물을 뿌리면 소화가 가능하다. 실험에서도 물을 뿌리니 불길이 곧 잡히고 다시 살아나지도 않았다. 다만 이때에도 다량의 물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아예 불이 난 전기차를 통째로 물탱크에 빠트려 화재를 진압한다고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화재가 발생하면 소화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얼른 대피하고 119로 신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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