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후륜구동 2인승 스포츠카 페어레이디는 일본과 해외 통틀어 JDM의 역사를 함께한 산 역사다. 페어레이디는 일본 내수용 이름이고, 해외에서 팔리는 이름은 배기량 숫자 + Z의 네이밍 조합으로 팔렸었다. 페어레이디는 4세대까지 닛산의 고성능 GT 카 반열에 올랐었지만 이후 세대부터는 정체성이 급격히 흐려졌다. 페어레이디 5세대부터 닛산에서 고성능 라인업이 거의 전멸에 다 닳았을 때 스포츠카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승차감과 편의 장비를 대거 탈거한 뒤 예리한 핸들링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춰 퓨어 한 스포츠카로 변했다.

일본 차답게 튜닝 포텐셜 또한 뛰어났으며,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차량 중 하나로 손에 꼽혔지만, 국내에선 인지도가 워낙에 낮아 웬만해선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차가 아니다. 여하튼, 11년 만에 다시 Z가 돌아왔다. 자동차 매니아들은 Z의 복귀 소식에 다들 들떠 있는 중인데 과연 어떠한 매력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와 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보자

 권영범 수습 에디터

페어레이디 Z 혹은 240Z
Z의 시초
당시 미국 닛산 사장이던 카타야마 유타카라는 인물로 인해 북미시장에 어필할만한 자동차가 필요로 하다는 강력한 요청에 의해 페어레이디가 만들어졌다. 닷선 페어레이디의 후계 차종으로 1969년 일본에서 출시되었다. 코드네임은 S30이며 수출명은 닷선 240Z다. 이 외에도 260Z, 280Z도 존재했는데, 이는 배기량 별로 나뉜 숫자다.

초창기에는 일본에서 L6 2.0L 엔진만 사용했지만, 1971년부터 약 2년간 2.4L 엔진도 일본에서 잠시 팔렸다.

하지만, 오일쇼크와 그 이후 배기가스 규제의 강화로 일본에선 일찍이 단종을 맞이했고, 북미와 유럽형은 성능을 저하를 우려하여 L6 2,600cc와 L6 2,800cc 엔진을 얹은 260Z와 280Z를 얹어서 판매했다.

실제로 이 엔진 그대로 일본 내수에서도 판매를 시도하였지만, 여러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무산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자동차를 좋아하면 알법한 만화 완간 미드나이트의 주인공 차량으로도 유명한 차량이며 악마의 Z라는 별명을 얻게 되는 계기도 이 만화 덕분이다.

이번 7세대 Z는
어떤 녀석일까?
이번 7세대 Z는 2008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370Z의 후속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사실 닛산은 370Z의 후속 모델을 간절히 원하는 입장이었으나, 당시 경영 문제로 인해 소문만 무성해지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2018년에는 카를로스 곤 회장이 구속까지 돼버려 수익성도 별로고 얼마 팔리지도 않은 370Z의 숨통이 갑자기 끊기게 될 것이란 설이 들려왔다.

그러나 그런 단종설에도 부정이라도 하듯이 2020년 3월경 Z의 새로운 로고가 인터넷에 유출이 되었고, 2020년 5월 출시가 확정되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롱 노즈 숏 데크의 형상을 취하고 있는 전형적인 스포츠카다.

길게 뻗은 보닛과 A 필러를 시작으로 하여 경사지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그리고 보다 풍만한 바디라인을 위한 리어 휀더의 확장까지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진짜 악마가 돼서
돌아온 Z
설명으로는 1세대의 아이덴티티인 헤드램프 디자인, 후면 부는 4세대의 디자인을 계승했다고 발표했다. 솔직히 뒷부분은 인정하겠다만, 앞부분은 절대 인정 못하지 싶다. 심지어 앞과 뒤의 디자인이 전혀 일체감이 느껴지지 않아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1세대 Z의 헤드 램프를 재해석한 모양새는 어디 가고 마치 사람의 눈을 연상케 하는 다소 맹한 느낌을 많이 받게 한다.

후면 부는 4세대 300ZX를 연상시키긴 한다. 블랙 컬러로 처리된 테일램프 판낼과 두 줄로 그어진 테일램프는 확실히 300ZX의 아이덴티티를 잘 반영하여 ‘오!’ 감탄사를 내뱉을만한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전면부와 후면부의 조화로움은 상당히 많이 떨어진다.

다행히 계기판은
12.3인치 클러스터 탑재
실내 디자인을 살펴보자. 확실히 달리기를 중점으로 둔 차답게 빈약해 보이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 페어레이디 만의 고유한 3구 게이지는 잘 붙어 있다. 그 외적인 요소는 페어레이디 모든 전작들을 통틀어 봤을 때 겹쳐지는 부분도 없고, 전작인 370Z만큼의 느낌을 보여주진 못한다.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퓨어함의 결정체 도요타 86과 형상만 다를 뿐이지 더 나은 부분도 더 모자란 부분도 없어 보인다. 아무래도 이번 7세대 Z는 선대 Z들이 일궈놓은 길을 잘못 찾아가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결국 370Z가
잘생겨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이번 Z의 심장을 한번 봐보자. 파워 트레인은 최대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48.4kg.m를 발휘하는 3.0L V6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했고, (VR30DDTT) 인피니티 Q60에도 적용된 적이 있는 엔진이다.

변속기는 수동 6단과 9단 자동을 제공하며 수동변속기 모델 한정으로 탄소섬유 소재의 드라이브 샤프트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고, 레브 매칭 기능을 더해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닛산의 설명이다.

아, 옵션으로 스포츠형 서스펜션과 기계식 LSD도 제공된다 한다. 이번 신형 Z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질 못하다. 전작 대비 퇴보한 디자인으로 인하여 실망이 컸던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렇다. “갈라파고스 고립 원숭이 디자인” , “응 돌아가” , “똥 멍청이처럼 생겼네” 등의 차디찬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긍정의 반응은 딱 한 건으로 “오! 깔쌈하네! 3,000만 원 대로 풀리면 딱 좋을 듯”이라며 나름대로 찬사를 보내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닛산이 한국 시장에 철수를 한 터라 수입되어 판매가 될 가능성은 직수입 루트 외엔 없다.

지금까지 나온 페어레이디 들은 하나같이 초대 Z 때부터 이어지는 디자인의 아이덴티티가 녹아들어 있어 수많은 팬들을 양성하였다. 하지만, 이번 Z는 이야기가 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인 부분이 가장 크지만, 차마 어디 가서 과거 화려했던 Z들의 디자인을 가져와 계승했다고 얘기하기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이 존재한다.

물론 직접 타보고 직접 봐야지 이야기가 달라질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직접 봐도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한편으로 한국에 닛산이 철수된 게 어쩌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과연 선대 Z들이 쌓아온 명성을 이번 신형 Z에서는 어떤 식으로 유지해 나가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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