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칭 행사에서 본 첫인상
시승 행사에서 본 키워드
26일, 쌍용자동차가 신형 ‘코란도’ 론칭 행사를 진행했다. 첫인상은 크게 두 가지였다. “티볼리와 많이 닮았구나”와 “생각보다 많이 나쁘지 않네”… 출시 행사와 관련된 소식은 이미 다른 매체에서 많이 다뤘으니, 시승기로 바로 넘어가 볼까 한다.

키워드로 보는 시승기, 오늘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3월 초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되는 신형 ‘코란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론칭 행사 순서에 있던 기자단 시승을 통해 살펴본 것이라 탈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정통 시승기가 아닌 칼럼식 시승기로 꾸며보았다. 정통 시승기는 조만간 下 편으로 보내드리려 한다.

김승현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신형 ‘코란도’는 ‘티볼리’로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받았다. 바로 이전 세대 코란도를 통해 정통 지프 형태가 아닌 도심형 SUV 형태로 진입했고, 이번 신형 코란도를 통해 도심형 SUV 이미지를 굳혔다.

신형 코란도는 136마력, 33.0kg.m 토크를 발휘하는 1,597cc 4기통 싱글 터보 디젤 엔진과 아이신 자동 6단 변속기를 탑재한다. 전륜구동 모델 기준으로 복합 연비는 14.1km/L, 공차중량은 1,525kg이다.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신형 코란도를 크게 다섯 가지 키워드로 보았다.

Q. 보기 좋은가?

A.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실물로 보았을 땐 그리 나쁘지 않았다. 마치 사진으로만 보던 일본 차를 실물로 본 느낌이랄까. “티볼리 중(中) 자다”, “중국차 같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댓글 반응만큼 나쁘진 않았다.

앞모습은 ‘티볼리’보다 묵직하고 다부져 보인다. ‘렉스턴’보단 분위기가 가볍다. ‘티볼리-코란도-렉스턴’의 구도가 비로소 완성된 느낌이다. 뒷모습도 사진에서 보던 것만큼 중국차스럽지 않았다. 유광 대신 무광 크롬이 들어가는 등 과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를 최대한 절재했다.

다만,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코란도’라는 이름에 티볼리 패밀리룩이 얼마나 어울리는가”라는 질문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했고, 뒤에서 더욱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겠지만 코란도의 ‘티볼리화’는 쌍용차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다. 정통 지프 형태 부활이 쌍용차에겐 큰 모험이자 리스크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티볼리로 시작된 패밀리룩을 입은 신형 코란도를 보니 섭섭함이 느껴진 것은 사실이다. 그 시절 지프 형태의 코란도가 풍겼던 당찬 느낌이 그리워서일까. 시승 내내 “지프 형태로 부활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차선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Q. 인테리어는 어떤가?

A. 외관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딱 한 가지가 아쉬웠다
인테리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외관보다 실내가 더 인상적이었다. 사실상 운전자가 가장 많이 머물고 외관보다 더 많이 보는 실내에 칭찬할만한 요소가 많아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비록 옵션이지만 코란도는 디지털 계기판을 장착할 수 있다. 그리고 9인치 크기의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수 있고, 앰비언트 무드 램프도 달 수 있다. 운전자의 손이 많이 가는 버튼도 최대한 싸구려 플라스틱 느낌이 나지 않도록 마감했다. 전체적으로 고급감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외관은 티볼리를 따라갔으니 실내만큼은 티볼리와 격차를 두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딱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 센터 터널 높이다. 공식 사진에선 몰랐는데 실제로 보니 센터 터널이 몹시 낮았다. 사진은 시트를 가장 낮게 해놓은 상태에서 촬영한 것인데, 시트보다도 센터 터널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좋게 말하면 개방감을 강조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안락함이 부족하다.

센터 터널이 낮아 기어 변속하기가 불편하다.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홀드, 주행모드 다이얼 등도 여기에 위치하는데, 높이가 낮아 시선을 아래로 많이 내려야 한다. 시동 버튼이 센터패시아와 센터 터널 사이에 위치하는 것도 난센스다. 경차가 아닌 준중형 SUV인데 굳이 저기에 시동 버튼을 넣을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Q. 주행하기 좋은가?

A. 쌍용차에겐 미션이 미션이다
두 가지 시선에서 살펴보았다
파워트레인 제원을 알고, 최근 쌍용차를 타보신 분들이라면 모두 알만한 주행 감각이다. 우리는 코란도를 사는 목적 범위 내에서 주행 감각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패밀리 SUV로서, 그리고 시내에서 타는 정도라면 나쁘지 않다.

코란도 체구에서 33.0kg.m 토크는 결코 부족하지 않은 수치다. 최대토크가 1,500~2,500RPM 구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선 나쁘지 않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변속기 반응도 시내 주행에서만큼은 크게 문제 삼을 정도는 아니다.

다만 고속도로로 나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티볼리와 마찬가지로 코란도도 고속도로에선 맥을 못 춘다. 2,500RPM을 넘어 4,000RPM에 가까워지면 공허한 외침이 시작된다. 엔진음이 우렁찰수록 속력이 올라가는 건 더뎌진다. 엔진의 힘이 잘 맞물리지 못하는 느낌, 즉, 배기량과 변속기 능력의 한계가 느껴진다는 이야기다.

물론 코란도를 타고 레이싱을 즐길 분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반응과 성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느린 반응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엔진보다 문제는 변속기다. 반응이 느린 탓에 적지 않은 토크를 동력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변속기 성능만 개선해도 답답한 느낌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가족들과 타기 좋은가?
A. 생각보다 쾌적하다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패밀리카는 앞자리뿐 아니라 뒷자리도 편해야 한다. 코란도에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울렁거리는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잘 받아친다. 다만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으로 롤링을 잡아내는 능력을 약간 잃었다는 것을 참고 정도로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다. 위급상황을 가정하여 스티어링 휠을 급하게 돌리면 앞부분이 먼저 돌아나가는 것이 아닌 차체의 중간과 꼬리 부분이 끌려가는 느낌이다.

뒷자리가 꽤 넓다. 쌍용차의 실내 공간이 그리 넓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코란도는 1열 좌석을 쾌적하게 세팅해도 뒷자리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이 많이 남는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있어 생각보다 편하다. 패밀리카로서의 성격은 준수한 편이다.

Q. 현대 투싼보다 좋은가?

A. 개인차가 있겠지만
설명이 필요한 것은 명백하다
투산보다 좋은가… 개인차가 분명 있을 것이다. 어떤 분들은 ‘코란도’를 더 좋다고 생각하실 것이고, 어떤 분들은 ‘투싼’이 더 좋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코란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이 질문에 대해선 다음과 같이 답변하고 싶다.

코란도가 투싼보다 나은 점이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약간 피곤한 일이다. 예컨대, “코나 내버려 두고 왜 티볼리를 샀어?”라는 질문에는 “제일 잘 팔리니까”라고 한 번에 답변이 가능하다. 마치 “마세라티 르반떼를 두고 왜 포르쉐 카이엔을 샀어?”라는 질문과 맥락이 비슷하다. 굳이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코나가 마세라티, 티볼리가 포르쉐라는 것은 아니니 분노는 넣어두시는 것이 좋겠다.

‘투싼’에게 ‘코란도’보다 나은 점이 있듯 ‘코란도’에게도 ‘투싼’보다 나은 점이 있다. 시승 내내 생각해보았는데, ‘코란도’는 ‘투싼’에게 없는 디지털 계기판을 장착하고, 투싼에게 없는 앰비언트 무드 램프가 있으며, 투싼보다 넓은 뒷자리 공간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도 디지털 계기판이나 무드 램프 등을 기본으로 장착해주진 않으니 말이다.

여성 운전자 공략한 티볼리
‘코란도’라는 브랜드가
티볼리 신화에 잘 맞을까?
‘티볼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여성 운전자들의 선택도 한몫한다. 쌍용차는 ‘티볼리’라는 카드로 ‘르노삼성 QM3’와 ‘쉐보레 트랙스’만 존재하던 국산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6만 9,000대 수준이었던 브랜드 판매량을 3년 연속 10만 대 이상으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그런데, ‘코란도’라는 브랜드가 티볼리 신화에 잘 맞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직 판매량이 나오지 않았고, 만약 판매량이 높게 나왔다면 그 높은 판매량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도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기아차가 하지 않는 것을 먼저 했기 때문이다. ‘코나’와 ‘스토닉’이 없던 시절 ‘티볼리’가 출시되었고, 국산 픽업트럭은 지금까지도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하다. 그러나 준중형 SUV 시장에는 이미 ‘현대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티볼리 신화와 맥락이 다르다는 것이다.

“코란도를 지프 형태로 만들어달라”라는 말은 어쨌거나 지금으로서는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그러나 시승 내내 “만약 코란도가 정통 지프 형태로 나왔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떠나가질 않았다. 인천대교가 아닌 비포장도로에서 시승 행사가 진행되었다면 어땠을까.

쌍용차가 선택한 차선책은 분명 잘못된 길이 아니다. 이미 ‘티볼리’를 통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유지 중이다. 모험에 따른 리스크가 큰 쌍용차에겐 ‘도심형 코란도’가 유일한 차선책이었을 것이다. 쌍용차도 코란도의 브랜드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 론칭 행사 프레젠테이션에서 정통 지프로부터 시작된 코란도의 역사를 다뤘다.

분명 정통 지프 코란도를 바라는 소비자들도 많고, SUV 전문 브랜드로서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아주었으면 한다. 코란도가 지프 형태로 나오면 장황한 설명이 필요 없다. 유일한 국산 정통 지프이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경쟁해야 다른 브랜드가 일한다. 다른 브랜드가 일해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다. 부디 쌍용차의 이번 선택이 틀리지 않았으면 한다.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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