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타보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속도가 확 줄어드는 감속 충격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연기관만 타본 사람이라면 꽤나 이질적으로 느껴질 것이며,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다는 후기도 있다. 이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회생제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회생제동은 전기차의 효율을 높여주는 장치로, 전기차에 없어서는 안되는 핵심 요소다. 기존에는 효율을 높이는 대신 승차감을 떨어트리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요즘 나오는 전기차는 기술의 발전으로 승차감을 개선하면서도 효율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되었다. 전기차 핵심 요소인 회생제동에 대해 살펴보자.

글 이진웅 에디터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회수하는 제동
전기차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전동기를 통해 운동 에너지로 변환해야 한다. 회생 제동은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전동기를 돌리던 운동 에너지를 다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으로, 전동기에 존재하는 운동에너지가 감소하는 만큼 속도도 줄어드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전동기는 동력을 발생시키는 회전체와 회전체를 움직이는 고정체로 구성되어 있다. 감속하기 위해 모터의 전류를 차단하면 바퀴의 운동에너지가 전동기를 돌리는 형태가 되며, 전동기는 바깥에 있는 고정체에 전류를 흘려준다. 전류를 받은 고정체는 전자석이 되고, 코일이 감긴 회전체와 고정체에 자성이 생겨 전류가 생성되고 이것이 배터리로 저장된다.

마찰력을 활용해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날려버리는 기존 제동 방식과 달리 회생제동은 다시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사용할 수 있어 효율이 높아진다.

효율이 높아진 만큼 당연히 더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으니 전기차에 있어서는 필수적이다.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기관차, 전동차 등 전동기를 활용한 이동 수단에는 다 적용되어 있다.

브레이크 페달 사용 빈도를 줄여
브레이크 패드 수명을 높여준다
회생 제동으로 발생되는 제동력은 전동기의 최대 토크와 동일하다고 한다. 하지만 회생제동은 차를 완전히 정지시키지는 못하기 때문에 전기차에도 마찰식 브레이크는 적용되어 있다. 즉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생 제동을 통해 속도를 어느 정도 줄인 후 마지막에 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완전히 정차시키는 것이 좋다.

회생제동이 차를 완전히 정차시키지는 못하지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작동하기 때문에 내연기관차보다는 브레이크를 덜 밟게 되고, 브레이크 패드 수명을 연장시키는 부가적인 효과도 가져온다. 회생제동 사용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1.5배에서 2배 정도 늘어난다.

회생 제동을 활용한
원 페달 드라이빙
수동변속기차는 페달 3개, 자동변속기차는 페달 2개를 활용해 운전하는 반면,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이용해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물론 그냥은 안되고 별도의 기능을 활성 해야 작동한다.

원 페달 드라이빙은 말 그대로 페달 하나만 활용해 운전을 하는 것으로, 가속 페달 조절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할 수 있으며,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정차가 가능하다. 물론 이때는 시스템이 자동적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을 작동시켜 정차한다. 여기에 적응되면 상당히 편하다고 한다.

승차감을 떨어트리는
단점이 있었던 회생제동
회생제동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과 동시에 모터 최대토크로 제동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마치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처럼 속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내연기관차만 타본 사람 입장에서는 꽤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거기다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감속에 따른 충격이 커 승차감이 떨어지게 된다. 즉 회생제동은 양날의 검을 가진 셈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를 사고도 한동안 적응을 못했으며, 다시 내연기관차로 돌아갔다는 후기도 볼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개선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회생제동으로 인해 승차감이 떨어지는 단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갖은 노력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과거 전기차는 회생제동 단계를 설정할 수 없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회생제동이 최대로 걸렸지만 요즘 전기차는 회생 제동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차마다 다르지만 보통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있는 패들 시프트로 회생제동 세기를 조절한다. 세기를 높이면 배터리 충전을 많이 하는 대신 급감속이 일어나고, 세기를 낮추면 배터리 충전은 적게 되는 대신 감속이 서서히 일어난다.

요즘에는 도로 상황에 따라
스스로 회생제동 세기를 조절한다
요즘에는 도로 상황이나 교통량 등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회생제동 수준을 스스로 판단해 제어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2.0을 적용했다. 레이더를 활용해 도로 경사와 전방 차량의 속도, 전방 차량과의 거리 등을 분석해 회생제동 단계를 자동으로 설정하고 제어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브레이크 조작이 80% 정도 줄어들어 운전자의 피로도를 덜 수 있고, 불필요한 가감속을 줄여 전비를 2% 정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오닉 5뿐만 아니라 형제차 EV6, GV60에도 이 시스템이 적용된다.

벤츠는 EQA에 회생제동을 자동으로 설정해 주는 D오토 모드가 포함됐다. D오토 모드는 레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회생제동 정도를 결정한다. 앞차와 거리가 충분할 경우 마일드한 회생제동을, 앞차와 거리가 짧으면 강력한 회생제동을 걸어 속도를 줄여 줌으로써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기술 발전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대신 승차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던 회생제동을, 효율도 높이고 승차감도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발전시켰다. 예전에 승차감에 반감이 있었다는 한 소비자도 요즘 나오는 전기차를 타보고는 많이 놀라워했으며, 아이오닉 5 등 최신 전기차 차주들은 써보면 다시 내연기관으로 못 돌아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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