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1982년으로 돌아가 보자. FISA에 의해 만들어진 모터스포츠 카테고리가 있다. 그리고 당시 아니 레이스 역사상 가장 거칠고 가장 미쳐있었으며, 양산차 클래스 중 가장 빠른 카테고리였다. 그 이름도 찬란하며 랠리의 황금기를 함께한 그룹 B가 되시겠다. 70년대 그리고 80년대 초까지 WRC는 그룹 4, 그룹 2, 그룹 1 총 3가지의 클래스가 있었다.

이중 최고봉은 그룹 4이며 연간 생산 400대 이상이었으면 호몰로게이션 취득이 가능했었다. 특히 당시의 WRC를 휩쓸던 란치아의 맹활약은 랠리계를 독점하였고, 메이커들은 개조 규정을 더 풀어주길 원했다. 마침 FISA도 모터스포츠의 침체기를 겪고 있었으며, 판을 갈아엎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리하여 그룹 A, B, C를 신설하여 알파벳이 뒤로 갈수록 출력이 높아지며 베이스 카와 튜닝의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을 내왔다. 자, 오늘 이 시간은 그룹 B가 만들어낸 명차 2인방을 소개해보려 하고자 한다.

 권영범 수습 에디터

가장 수명이 짧았던
클래스이자
가장 위험한 클래스였다
잠시 그룹 B가 뭐길래 이토록 설레발치는지 잠시 알아보도록 해보자. 그룹 A, B, C로 나뉘는 와중에 그룹 B는 그룹 A의 4인승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는데, 그룹 B는 2인승도 허용이 되었다.

심지어 연간 생산 200대만 맞춘다면 호몰로게이션 취득이 가능했고, 차량의 개조의 제한이 거의 없다시피 했었다.

그러다 보니 메이커들 모두가 너도 나도 튜닝의 끝판을 보기 시작했다. 공차중량은 1톤 언더로 맞추는 건 기본이고, 최대 출력도 500마력이 넘는 차들이 즐비했다. 비포장을 달려야 하는 레이스 카들임에도 불구하고 제로백은 3초를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접지력이 포장도로 대비 훨씬 많이 떨어지는 악조건 속에서 평균 200km/h의 속도에서 좁은 코너와 도로,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등으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클래스가 돼버렸다.

이후 프랑스 랠리 시즌에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지병으로 인해 컨디션이 난조였던 당시의 드라이버 헨리 토이보넨. 랠리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적을 얻어내기 위해 그대로 랠리 일정을 강행하다 그가 당시에 몰고 있던 미쳐버린 셋팅을 한 란치아 델타 S4가 코스를 이탈하며 낭떠러지로 추락해 폭발하여 드라이버, 코드라이버가 불에 타 시신의 흔적마저 사라져버린 사고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포르쉐
959
1987년 포르쉐에서 한정판으로 337대 생산한 슈퍼카다. 당시 포르쉐의 모든 첨단 기술이 똘똘 뭉쳤다. 2.9L 6기통의 수평대향 엔진은 무려 시퀸셜 트윈터보를 장착하여 최대 출력 450마력 최대 토크 50kg.m으로 최고 속도 315km/h를 자랑하는 어마 무시한 괴물이었다.

원래 959의 탄생 배경은 WRC 그룹 B에 참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랠리카였다. 호몰로게이션을 받기 위해 출시를 시작하였으나, 얼마 못가 그룹 B의 참사가 터져버렸고 그룹 B는 없어졌다. 구동방식은 PKD라 불리는 Porsche-Steuer Kupplung이라 불리는 4WD 시스템을 사용하였고, 상황에 따라 앞, 뒤 바퀴의 트랙션 배분을 달리했다. 80년대 전 세계를 통틀어 이 기술력은 첨단을 달리는 신기술이었다.

그동안의 포르쉐와 달리 엔진 헤드만큼은 수냉식을 적용했다. 공랭식만으로 냉각을 커버하기엔 너무도 고출력이며, 엔진에 달려있는 2개의 터빈을 생각하더라도 트러블을 종식 시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더욱더 황당한 사실은 더블 위시본을 기반으로 한 유압식 댐퍼가 달렸다. 이로 인해 3단계 조절과 가능하고, 최저 지상고를 조절하는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었다. 당시의 천하무적인 959는 그룹 B에 참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차량이었으나, 막상 출시하고 난 뒤 그룹 B가 폐지되어 나갈 수 없는 불상사가 발생되었다.

그런 그가 열받아서
만들어낸 페라리 F40
1987년 페라리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다. 그런 페라리의 역사와 전통을 기념하고자 출시한 모델이자, 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마지막 걸작이다.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총 1,311대가 팔려 나갔다. 여하튼, 포르쉐 959가 등장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라는 신기록을 세움에 따라 엔초 페라리는 적잖이 충격을 받고 화가 났다.

옛날부터 그의 성질머리는 알아주는 걸로 유명하지 않던가? 엔초 페라리도 WRC 그룹 B를 위해 288 GTO를 기반으로 308/328 프레임을 개량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그룹 B 전용 레이스 카로 계발을 진행시키려고 맘먹은 순간 1986년에 일어난 대형 사고로 인해 그룹 B가 사라지게 되자 엔초 페라리는 계획의 노선을 바꾸기로 맘먹었다.

타도 포르쉐를 외친 엔초 페라리는 F40의 모든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하였다. 그가 원하는 건 별거 없다. 가장 빠르고 가장 환상적인 슈퍼카여만 했다.

페라리의
자존심을 건드린 포르쉐
모든 개발이 비밀리에 진행된 F40은 엔초 페라리와 가까운 관계자와 개발자 몇몇을 제외하면 공식적인 발표 전까지 F40의 실물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거기의 엔초 페라리가 F40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구동계와 차체 개발은 13개월 만에 마무리를 지었다고 한다.

개발 기간이 짧은 만큼 결과물이 허술할 수도 있을 텐데 그건 크나큰 오산이다. 엔초 페라리의 영혼이 깃든 엔진은 288GTO의 엔진을 전반적으로 뜯어고쳐 3.0L V8 엔진에 트윈터보를 장착해내는데 성공한다. 여기에 최대 출력 478마력 최대 토크 58.8kg.m를 자랑해 최고 속도 324km/h를 기록하며 공식적인 제원표에서 포르쉐 959를 이기는데 성공하게 된다.

순수함 혹은
호화스러움
F40의 실내 인테리어를 보면 정말 뭐 없다. 케블라와 탄소섬유, 알루미늄을 대거 투입하여 무게와 강성을 모두 잡았으며 추가적으로 무게를 더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수동 윈도우가 적용되었다. 완벽한 퓨어 드라이빙을 위해 오디오, 카펫, 도어트림, 가죽시트는 전부 때 버렸다. 도어의 캐치는 노끈이었고 인테리어 컬러는 블랙 혹은 레드로 고를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에어컨은 장착해 줘서 최소한의 품위유지는 가능했다고 한다.

반면에 포르쉐 959는 성능과 편의 장비 그리고 당시의 최고의 첨단 기술들이 집약되어 그야말로 80년대의 총 기술 집약체를 만나볼 것인지, 돈이 많은 부자들만의 리그가 펼쳐졌고 한동안 하이퍼카 시장에서 이 둘의 이야기를 빼면 섭섭할 정도로 오늘날의 와서까지 정말 역대급 찬사를 받으며 날이 갈수록 가치는 더 상승 중이다. 오늘 이 시간은 80년대의 라이벌 포르쉐 959와 F40에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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