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자동차 시장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크면 클수록 잘 팔린다’라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니즈가 점점 더 큰 차를 원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 순위 상위권에 랭크된 차만 봐도 SUV와 미니밴들이 포진해있는데, 수입차 판매 순위를 보면 세단이 장악하고 있다.

그런 와중 벤츠가 삼각별에 홀려있는 한국인들에게 혹할만한 차 한 대를 공개했다. 3천만 원대에 구매 가능한 소형 미니밴, 벤츠 시탄이다. 그런데 시탄은 겉보기엔 영락없는 짐차였지만, 이 벤츠 로고가 차를 180도 바꿔놨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한때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각도의 중요성’과도 같은 ‘엠블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벤츠 시탄에 대해 알아본다.

김민창 에디터

르노 캉구의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
City와 Titan의 합성어인 시탄
시탄은 독임 다임러 AH 산하의 자동차 제조사인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생산하고 있는 LAV 차량으로 르노 캉구의 배지 엔지니어링 차량이다. 배지 엔지니어링이란 하나의 모델을 여러가지 브랜드로 내놓는 것을 뜻하며, 리뱃징이라고도 한다. 다시 말해 르노 소형 미니밴인 캉구와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시탄은 디자인으로 많은 혹평을 받았던 메르세데스-벤츠 바네오를 대체하는 차량으로 지난 2012년에 출시했다. ‘고급 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벤츠는 사실 합리적인 가격의 소형 상용차 시장도 일찍이 도전했었고, 그 대표적인 차량이라 할 수 있는 것이 City와 Titan의 합성어인 시탄이다. 이번에 벤츠가 공개한 건 2세대
밴과 투어러, 두 가지 모델로 운영
지난 1세대 시탄은 전장 3,937mm 컴팩트, 약 4,320mm 롱바디, 4,705mm 엑스트라 롱 등 세 가지 라인업으로 나뉘었었고, 모델에 따라 뒷좌석을 밴으로 활용하는 패널 밴, 쉐보레 올란도처럼 5인승 MPV 형태의 듀얼 라이너와 트래블 라이너 등으로 나뉘었었다. 엔진은 1.2L 가솔린과 1.5L 디젤 등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존재했으며, 높은 차체와 높이를 바탕으로 쾌적한 실내 공간을 지녀 많은 판매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 와중 이번에 벤츠가 공개한 시탄은 2012년 시탄의 후속인 2세대 시탄으로, 차체 크기는 이전 롱바디보다 길어진 전장 4,498mm, 휠베이스는 2,716mm를 지녀 출시됐다. 이번에는 밴과 투어러, 두 가지 모델로 운영된다. 벤츠 B 클래스와 닮은 시탄 전면부
2열 도어는 슬라이딩 방식
특히 시탄 밴 모델 같은 경우엔 최대 3,000mm 길이의 물품을 운반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1200×800 치수의 유로 팔레트 2개 정도를 수용 가능한 용량이고, 최대 견인력은 1,500kg을 자랑한다고 한다.

시탄의 전면부 디자인은 벤츠 B 클래스를 많이 연상케 할 정도로 닮았기도 한다. 2열 도어는 슬라이딩 방식이며 트렁크의 개방 높이는 1,059mm이다. 실내는 여느 벤츠 차들과 마찬가지로, 한눈에 봐도 벤츠임을 느끼게 해주는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2세대 시탄 실내엔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포함된 7인치 터치 스크린,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벤츠 특유의 원형 송풍구가 적용됐다. 서스펜션을 새롭게
튜닝한 2세대 시탄
여기에 시탄에는 힐 스타트 어시스트 및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사각지대 어시스트, 액티브 차선 유지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이 탑재됐다. 벤츠는 시탄의 주행 특성에 맞게 서스펜션을 새롭게 튜닝했다고 하는데, 2세대 시탄의 전륜은 맥퍼슨, 후륜은 토션빔이다.

파워트레인에서도 1세대 모델과 차이점이 있었다. 2세대 시탄은 1.5L 디젤과 1.3L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운영된다. 1.5L 디젤의 최고 출력은 75~115마력, 최대토크는 23.5~27.5kgm이고, 1.3L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102~131마력, 최대토크는 20.4~24.5kgm이다. 모든 엔진에는 6단 수동변속기 또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맞물린다.
“스타리아보다 낫네”
“엠블럼 빼면 망나니 차”
벤츠가 공개한 2세대 시탄을 본 네티즌들은 “스타리아보다 더 낫다”, “이 가격 그대로 들어와라, 지갑 열어줄께”, “비슷한 가격에 한국 출시되면 삽니다”, “적당한 크기에 다용도로 쓰기 좋겠네”라며 여러 가지 용도에 쓰기 적합한 시탄에 만족을 표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만 출시된다면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한편에선 디자인에 관한 반응들도 많았는데 “여기에 기아마크 달렸으면 욕 겁나 먹었을걸?”, “역시 마크가 90% 했네”, “벤츠 마크 하나 달아주고 상품성은 떨어진다”, “벤츠 마크 떼고 보면 어중간한 망나니 차다”라며 벤츠의 삼각별 로고가 차를 바꿔놨다는 반응들이 지배적이었다.
이번엔 전동화 모델인 T-클래스 출시 예정
2세대 시탄에 배터리를 탑재한 e시탄
2세대 시탄에는 몇 가지 추가된 사항들이 존재했다. 벤츠는 이번 2세대 시탄을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일 생각이라고 한다. 하나는 앞서 소개한 디젤과 가솔린 터보엔진의 내연기관을 얹은 LCV 시탄, 다른 하나는 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은 승용 T-클래스, EQT이다.

이로써 벤츠는 향후 2세대 시탄에 배터리를 탑재한 e시탄을 출시해 소형 상용차 시장의 전동화를 이끌 목적을 염두에 둬놓고 이번 2세대 시탄을 공개한 것이다. 게다가 아직 T-클래스의 정체가 확실히 드러나지도 않았지만, 이미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레저활동 애호가를 위한
패밀리 소형 미니밴
외신에 따르면 T-클래스는 시탄을 바탕으로 한층 고급스럽게 설계해 레저활동 애호가를 위한 가족용 소형 미니밴으로 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분명 관심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 중인 미니밴 카니발과 스타리아의 크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들이 더러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전 올란도나 카렌스 크기의 미니밴을 원하는 고객들이 많다. 여기에 시탄은 높은 차고와 함께 슬라이딩 도어까지 지녔기에 요즘 한창 유행하는 ‘차박’으로 쓰기에도 손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삼각별에 홀린 국내 소비자들 겨냥
가격 경쟁력을 갖추냐 안 갖추냐 문제
주행거리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에 비해 한참 모자라도 벤츠의 삼각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용서된다는 EQA만 봐도, 이번 2세대 시탄은 가격만 합리적으로 국내에 들어온다면 아마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점쳐볼 수 있다. 그만큼 벤츠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일부 국내 팬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미 실용성은 충분해 보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2세대 시탄이 가격만 잘 책정되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대부분 소비자는 스타리아는 물론, 카니발의 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의견인데, 과연 시탄이 국내 미니밴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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