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동안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쭉 유지해왔다. 국산차만 집계했을 때 점유율은 40% 정도 되며, 수입차까지 포함해도 30%는 넘는다. 계열사인 기아도 많이 팔리기는 하지만 현대차의 벽에 가로막혀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다 올해 7월, 기아가 2016년 4월 이후로 처음으로 현대차 판매량을 제쳤다. 요즘 기아가 K5와 쏘렌토로 크게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판매량은 현대차를 넘기지 못했는데, 이번에 255대 더 많이 팔았다. 또한 올해 7월까지 승용 모델만 집계했을 때도 기아가 더 많이 팔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글 이진웅 에디터

요즘 현대기아차
판매량 근황
지난 7월, 기아는 4만 8,161대, 현대는 4만 7,906대를 판매했다. 오랫동안 기아는 현대차 판매량을 넘지 못했는데, 이번에 255대 앞섰다. 점유율도 기아가 39%로 40%에 더욱 근접했다.

기아가 앞설 수 있었던 데에는 기아 주력 모델들이 크게 선전했기 때문이다. 1위는 포터2가 차지했지만 2위는 쏘렌토, 3위는 K8. 4위는 카니발이 차지했다. 2,3,4위를 기아가 차지했다. 또한 1위 아니면 2위를 차지하던 그랜저는 이번에 7위로 떨어진 것도 영향이 컸다. 그 외 봉고3는 6위, K5는 8위를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34만 6,927대, 기아는 32만 6,278대를 판매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현대차가 2만 대 더 많이 팔았지만 승용차만 빼서 보면 현대차가 26만 3,231대, 기아가 28만 6,220대를 판매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스타렉스와 스타리아도 상용차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 둘을 승용차로 포함해도 기아가 더 많이 팔았다.

K5 출시 이후 반격의 조짐을 보이던 기아가 드디어 현대차보다 많이 파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그동안 기아는 서자, 2인자 취급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기아가 현대차 판매량을 제쳤다는 소식을 여러 언론에서 크게 다뤘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수롭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이 소식에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기아가 더 많이 판 것은 맞지만 모델 하나당 평균 판매량은 현대차가 더 앞선다고 한다.

현재 승용차만 포함해서 현대차는 13종, 기아는 15종으로 기아가 2종 더 많으며 올해 7월까지 한 종당 평균 판매량은 현대차가 2만 249대, 기아는 1만 9,081대다. 즉 기아가 팔 수 있는 모델이 많다 보니 판매량도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균 판매량은 의미 없다
전체 판매량이 더 중요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 종당 평균 판매량을 근거로 별거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사실 평균 판매량은 큰 의미는 없다. 차종이 많다고 해서 모두 잘 팔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기아가 차종수가 2개 더 많았는데, 그 2개가 판매량이 많지 않으면 평균 판매량을 크게 낮춘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 판매량보다는 전체 판매량을 두고 논하는 것이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어차피 주력 모델이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비주력 모델은 차종이 많아도 전체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볼륨 모델들의 대다수가
현대를 압도했다
기아가 차종이 많아서 더 많이 팔았다기보다는 사실 현대차의 판매량이 줄어들어 기아에게 밀렸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쏘나타는 작년보다도 부진하고 있으며, 싼타페 역시 그동안 하이브리드의 부진으로 쏘렌토에 수요를 다 빼앗겼다. 7월 1일에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출시되어 한 달 동안 판매한 결과 그래도 쏘렌토에게 2천 대 차이로 졌다.

심지어 7월에는 그랜저도 4천 대가량 판매량이 급감했고, 기대주인 아이오닉 5는 생산 지연으로 전체 판매량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기아는 쏘렌토, 카니발, K5가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해 주고 있으며, K8이 기존 K7 대비 배 이상의 판매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셀토스 역시 소형 SUV 시장에서 계속 선전하고 있다. 즉 볼륨 모델 대다수가 현대차를 압도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이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현대차의 디자인이다. 현재 기아에 밀린 차들의 판매량을 보면 대체로 디자인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특히 쏘나타와 싼타페는 역대 최악의 디자인에 선정될 만큼 혹평을 받고 있다.

스타리아는 승용 스타일로 대폭 변화했지만 전면 디자인 문제로 아직 눈에 띄는 판매량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가 크게 혹평을 받다가 7세대 아반떼 디자인을 잘 뽑아서 판매량을 회복한 경험이 있으면 디자인만큼은 신경 쓸 만도 한데, 현대차는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고 있다.

어차피 같은 계열사
무슨 의미가 있나…
하지만 네티즌들은 “어차피 같은 계열사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껍데기만 다른 차이며, 현대차 판매량이나 기아 판매량이나 같은 현대차그룹 판매량으로 합쳐질 것이고, 매출 역시 같은 주머니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가 힘을 못쓰니 억지로 대결구도 짠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국산차 점유율을 살펴보면 르노삼성, 쌍용차, 쉐보레는 합쳐서 10% 내외 수준이다. 게임이 안되니깐 이런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누가 판매량이 더 높다가 아닌 신뢰 받는 차를 생산하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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