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하면 흔히 벤츠, BMW, 아우디 이렇게 독일 3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줄여서 벤비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무래도 국내에서 가장 인기 높은 수입차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매월 수입차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벤츠, BMW, 아우디가 거의 항상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도 1위는 벤츠 E클래스가 차지했다. 오랫동안 E클래스가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벤츠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2위는 정말 의외의 자동차가 차지했는데, 바로 테슬라 모델 Y이다. 기존 BMW 5시리즈를 꺾고 2위를 차지했다. 그 외 모델 3이 5위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놀라운 수준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5시리즈를 꺾은
테슬라 모델 Y
올해 초 출시된 모델 Y는 지난 8월, 총 1,550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했다. 벤츠 E클래스의 50% 수준의 판매량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2위를 차지했던 BMW 5시리즈보다는 500대가량을 더 팔았다.

특히 모델 Y는 롱 레인지 모델이 7,099만 원, 퍼포먼스 모델이 7,999만 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절반만 받는 데다, 테슬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을 온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904만 원에 달하는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거기다가 품질도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주행거리와 우수한 성능, 각종 첨단 기술 등 여러 장점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거기다가 SUV 열풍, 쿠페형의 유려한 라인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5시리즈의 인기가 떨어진 점도 모델 Y가 2위를 차지한 요인이 되었다. 5시리즈는 지난 5월과 6월에 2천 대 이상 판매하다가 7월에 다시 1,601대로, 8월에 1,550대로 떨어졌다. 다만 누적 판매량은 5시리즈가 더 앞선다. 그 이유는 아래쪽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A6를 꺾은
테슬라 모델 3
세단 모델인 테슬라 모델 3는 880대를 팔아 5위를 차지했다. 오랫동안 테슬라의 주력 모델로 활약한 모델 3는 현재 모델 Y에게 판매량 부분에서 밀렸지만 인기 자체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특히 롱 레인지 모델은 올해 물량이 매진되어서 내년이 되어야 다시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모델 3 역시 긴 주행거리와 우수한 주행성능, 오토파일럿과 같은 첨단 기술 등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았으며, 심지어 세단이다 보니 SUV인 모델 Y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 원, 롱 레인지는 5,999만 원으로 보조금을 100% 수령 가능하다. 퍼포먼스는 7,479만 원으로 보조금을 절반만 받게 되지만 주력 모델은 롱 레인지 모델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델 3가 인기가 높은 점도 있지만 기존 수입차 강자였던 A6의 인기가 떨어진 점도 모델 3가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되었다. 지난 8월 중순, 아우디코리아는 A6의 출고를 중단했다. 출고 중단에 대한 명확한 이유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다.

특이한 판매 방식을
취하는 테슬라
테슬라 월 판매량을 보면 들쭉날쭉한 것을 볼 수 있다. 7월과 8월 판매량만 봐도 그렇다. 모델 Y와 모델 3의 판매량이 7월에는 각각 5대, 17대이지만 8월에는 각각 1,550대, 880대로 대폭 늘어났다.

테슬라 판매량이 들쭉날쭉한 데에는 특이한 판매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들은 소량이라도 매월 꾸준히 차를 수입해오는 반면, 테슬라는 매 분기 첫 달 국내로 수입해 이후 2달 동안 수입한 물량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매 분기 첫 달은 직전 분기에 들여와 팔고 남은 재고 물량만 판매할 수 있다. 실제 판매량을 살펴보면 매 분기 첫 달인 1월, 4월, 7월, 10월 판매량이 매우 적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이한 판매 방식 때문에 8월 모델 Y 판매량은 5시리즈보다 많지만, 올해 누적 판매량은 5시리즈가 더 많다. 8월 누적 판매량은 5시리즈가 1만 3,618대, 모델 Y가 6,871대다. 2월 정식 출시 이후 4월, 7월에 차를 인도하지 못했던 탓에 차이가 꽤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특이한 판매 방식은 미국 본사의 생산 시스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으며, 한국이 물량 배정에서 밀려서 그런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외 테슬라는 100% 온라인으로만 차를 판매한다. 차별화된 제품력 외 온라인 판매도 테슬라 판매량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차량 선택부터 계약서 작성, 결제를 온라인으로 전환함으로써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고, 차량 가격도 낮출 수 있게 되면서 자연스레 판매량으로 연결된 것이다. 테슬라의 온라인 판매 방식을 현재 다른 브랜드에서도 하나둘씩 도입하고 있다.

신생 브랜드가
기존 강자인 독일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특이한 판매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래도 수요가 있으니깐 월 판매량이 저렇게 나오는 것이다. 매 분기 첫 달을 제외하고 모델 3와 모델 Y 모두 수입차 판매 순위 상위권에 안착해 있다.

특히 내연기관차 없이 전기차로만 상위권 기록을 세우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모델 3, 모델 Y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차는 가격이 비싸거나 혹은 주행거리 등 상품성이 부족해 판매량이 저조한 상태다. 심지어 벤츠도 전기차 시장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거기다가 테슬라는 2003년에 설립되어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는 신생 회사에 속하며,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춰 본격적으로 판매한 시기는 아직 10년도 안되었다. 현대차도 다른 유명 브랜드에 비하면 역사가 짧은 편임에도 놀라운 발전 속도를 보여줬는데, 테슬라는 이를 능가하는 발전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브랜드들도
전기차 라인업 확대 준비 중
테슬라의 성장 속도에 놀란 다른 수입 브랜드들도 테슬라와 경쟁할 만한 전기차를 국내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벤츠는 EQA를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플래그십 세단인 EQS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거기다가 최근 EQE가 공개되었으며, EQE 역시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다.

BMW는 IX와 IX3, i4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아우디는 Q4 e트론 출시를 앞두고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ID.4 출시를, 볼보는 XC40 리차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출시된다고 해서 테슬라의 입지가 줄어들지는 알 수 없지만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테슬라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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