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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제네시스 BH는 프라다 에디션으로 타우 5.0L V8 엔진이 제공된 적이 있다. 하지만 판매는 미비했으며, 현재 중고시장을 들춰봐도 V8보다 V6 매물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만큼 판매량에 있어 약세를 보였었다. 현대차는 이후 후속작 제네시스 DH에서 곧바로 타우엔진을 삭제하였고,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V6 3.3 터보로 그 공백을 채워나갔다.

그러는 와중에 국내에 제네시스 DH 수출형이 목격되었다. 국산차 수출형이 가끔씩 이삿짐으로 역수입이 되어 오거나 모종의 루트를 통하여 수출형 모델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오늘날의 자동차들이 과거 대비 워낙에 좋아지다 보니 딱히 수출형의 메리트를 느끼기 힘든 게 요즘 자동차들이다. 과연 오늘 만나볼 제네시스 DH의 V8 5.0L 모델은 어떤 매력을 우리들에게 보여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보자.

 권영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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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함과
날렵함의 조화로움
2세대 제네시스는 2013년 11월에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되었다. 화려한 굴곡과 유선형 라인을 자랑하던 기존 BH 디자인에서 현대가 사용하던 플루이딕 스컬프처 디자인을 손을 봐 보다 간결하고 조화롭게 구성하였다.

한층 더 성숙해지고 발전된 디자인의 모티브는 HCD-14 컨셉트카에서부터 요소마다 콕 집어 이어져 왔다.

제네시스 DH에 적용된 헥사고날 그릴은 원래 쏘나타를 기준으로 아래 등급에만 적용하기로 하였으나, 제네시스 DH에서부터 모든 계획이 수정되어 전 차종 라인업에 확대 적용하기로 한 일화도 꽤나 유명하다.

출시 초반 미디어데이에서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았다. 전작보다 와이드 해졌고, 정제된 디자인은 사람으로 치자면 각선미가 훌륭했다. 우직함과 더불어 날렵함의 디자인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호평을 받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차가 더
무거워진 건 함정이다
현대제철에서 받아쓰는 고장력 강판을 대거 사용했음에도 공인 연비가 전작보다 떨어졌다. 그리고 최대 출력도 떨어져 신차인데 오히려 전작보다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왔을 정도다. 연비가 떨어졌던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안전 및 편의 장비와 4WD의 장착 여부로 나뉘었다.

전작 대비 차량의 무게가 적게는 130kg, 많게는 250kg이 늘어나버렸는데, 보통 풀 모델 체인지가 이뤄지면 차량의 무게가 근소하게나마 줄어든다든지, 동일하게끔 의도하는데 제네시스 DH는 오히려 역방향으로 흘러갔다.

초기형 제네시스 DH의 파워 트레인은 기존과 같은 람다 2 V6 3.3L, 3.8L 엔진에 6단 변속기를 사용했다. 심지어 최대 출력과 공인 연비가 전작 대비 오히려 열세를 보여 호평에 이어 열띤 비난과 논란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기 계통을 개선하고 인젝터를 개선품으로 장착하여 중저속 토크 영역 대가 훌륭했다.

V8 모델은
어떤 맛일까?
우선 V8 5.0L 타우 엔진에 대하 알아보자. 워보이들이 좋아하는 그 V8…이 아니라 V형 엔진은 수평대향 엔진과 직렬형 엔진 그 중간에 서있는 엔진이다. 설계와 부품 배치가 직렬형보다 복잡해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무게중심이 낮아지는 이점이 존재하며, 지그재그 형식으로 엔진을 배치하는 만큼 엔진의 크기 또한 작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하고, 직렬형 엔진 대비 고배기량으로 제작하기 훨씬 수월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여하튼, 현대의 타우엔진은 국내 최초 독자 개발 V8 엔진이다. 굉장히 기념비적인 엔진이며, 국산차 통틀어 가장 고배기량, 고출력을 자랑하고 있다.

출력이 뿜어지는 밸런스 또한 일품이며, 질감이 부드럽고 나름대로 V8 감성을 자극하는 사운드는 덤이다. 놀랍게도 높은 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실연비가 꽤나 잘 나오는 엔진이다. 옛날 V8 4.6L 엔진이 워즈오토 10대 엔진에 선정되기까지 한 이 엔진은 태생적으로 고급유 셋팅의 엔진이다.

제네시스 DH에 탑재된 이 타우 V8 5.0L 엔진은 최대 출력 425마력, 최대 토크 53kg.m로 실로 엄청난 수치를 자랑하며, 초기형 파워텍 6단 자동 변속기, 후기형 8단 자동 변속기 두 가지가 존재한다.

로터스와
현대가
손잡고 만든 서스펜션
제네시스 DH를 개발할 당시 서스펜션을 로터스와 손을 잡고 함께 공동 개발한 것은 업계에선 꽤나 유명한 일이다. 뉘르부르크링 서킷 근교에 위치한 연구소는 새로운 셋팅이 완성될 때마다 서킷을 종횡무진 하며 혹독하고 거친 테스트를 진행했고, 마침내 그 결실을 맺어 양산화된 것이다.

단단함과 소프트함이 공존하며 R 타입 MDPS의 조합은 정교하고 날렵하며, 현대차가 이를 갈고 밸런스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공을 들인 부분이자 국산차 최대 성능이다. 허나 아쉽게도 이 플랫폼을 활용한 V8 5.0L 타우엔진을 맛보려면 기아차의 K9 만 존재했었고, 제네시스 라인업은 EQ900 혹은 G90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다.

2013년 당시 제네시스 DH 뉘르부르크링 테스트 스파이샷 / 사진 = Motor1

고장력 강판의 비중을 51.1%까지 늘려 만들어내다 보니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테스트 IIHS 충돌 테스트에서 승용차 최초 탑 세이프티 픽+를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캐나다 수출형 모델 한정으로 V8 HTRAC 모델이 존재한다. 만약 이 V8 HTRC 사양이 국내에 존재한다면 아마도 공도에서 이 차를 따라잡기엔 웬만한 차 아니고서야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대형 세단에서 V8은 상징적이기도 하다. 점차 기통수가 많은 엔진들이 퇴출당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상 이런 상징적인 엔진들이 사라짐에 아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모쪼록 국내에서 최초로 독자 개발을 하여 빛을 본 엔진 중 몇 안 되는 엔진임에도 트렌드에 따라야 하며, 에미션과 대체 에너지로 넘어가기 위한 일환으로 여겨지는 과정이다.

돌이켜보면 그래도 국산차 중에서 사뭇 본격적인 세단이 있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족하단 말을 하고 싶다. 자국에선 한없이 무시받는 기업이 어쨌든 간에 그들이 원하는 입맛에 맞춰주기라도 했으니 이만하면 된 거다. 앞으로 새로운 타우 엔진을 보기 힘들겠지만, 남아있는 차들을 통해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현대차는 할 도리를 다 한 것이라 생각한다. 자동차 바닥에서 언제나 통용되는 말이 있다. “언제나 대체재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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