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이름만 들어봐도 8기통 특유의 사자 울음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거 같다. 과거 메르세데스-벤츠의 튜너 라인업으로만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던 AMG의 지난날은 이젠 어느덧 메르세데스-AMG라는 이름으로 벤츠의 고성능 라인업 개발 전담 부서이자 세계 명실상부한 엔진 제조사로 거듭났다.

AMG는 수작업 엔진 제조 방식으로 유명했다. 지금도 유효하며, BMW의 M, 아우디의 RS와는 차원이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전 세계 자동차 매니아들에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그런 AMG가 첫 번째 독자 모델 SLS GT를 내놓고 Final Edotion을 내놓으면서 두 번째 독자모델인 AMG GT를 발표했다. 생김새와 성격은 비슷한 거 같은데 다른 이 녀석은 어떤 녀석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보자.

 권영범 에디터

왼쪽에 앉아있는 인물

AMG는 벤츠에서 근무하던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 (Hans-Werner Aufrecht)’의 인물로부터 시작된다. 아우프레흐트는 모터스포츠에 푹 빠진 그냥 자동차를 좋아해서 자동차 회사에 취직한 인물로 보여질 수 있다.

그는 튜닝을 하여 기존보다 월등한 성능을 발휘하는데 관심이 많았던 청년은, 기술력마저 좋은 인물이었다. 벤츠만을 위한 고성능 엔진을 만들기 위해 일을 했던 그에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었다. 당시 벤츠는 르망 24시에서 제대로 된 흑역사를 맛본 뒤로부터, 최고 경영진을 비롯한 중역들마저 모터스포츠의 재진출을 꺼려 했고, 이러다 보니 아우프레흐트에게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질 않았다.

열받아서
회사문을 박차고 나가다
결국 아우프레흐트는 1967년 퇴사를 결심하였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퇴사 후 그의 형인 프리드리히(Fredrich)와 에르하르트 메르셔(Erhard Mershcer)라는 인물의 지원을 받아 독일 부르그스톨에 있는 작은 공장에서부터 역사는 시작된다.

이후 사업을 시작했으니, 사업자명을 정해야 했고, 두 창업자의 이름의 첫자인 A 그리고 M 여기에 그들의 고향인 ‘그로사스파흐(Großaspach)’ 지역의 ‘G’를 따서 지었다. AMG의 마크를 보면 사과나무가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사과나무의 의미는 창업 당시 받았던 공장부지가 원래는 사과밭이었고 엠블럼의 디자인 또한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이렇게 설립된 AMG는 1960년대 말부터 3세대 S 클래스인 300SEL을 가져와 자체적으로 튜닝을 시작한다. 이 차가 바로 그 유명한 레드 피그다. ‘스파 프랑코르샹 24시’와 유럽 투어링카 챔피언쉽 등에 출전하면서 우승권에 랭크되는 탁월한 성적을 거둬 AMG의 위상과 기술력은 금방 유명세를 떨쳤다.

이후 소문이 소문을 타고서 결국 메르세데스-벤츠에서도 주목할 만큼 관심을 끄는데 성공하였고, 결국 콧대 높은 벤츠도 그들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1990년까지 꾸준히 지분을 사들여 절반 이상을 사들였다. 그리고 자신들의 자회사로 흡수를 하였고, 양산형 벤츠에 AMG만의 기술력을 더한 고성능 차량들이 다수 출시되기 시작했다.

2014년 출시 당시
놀라운 수준이었다
디자인의 틀은 전작 SLS AMG와 흡사하다. 전작 SLS AMG의 디자인은 300SL을 계승하기 위한 모델로써 걸윙 도어를 강조한 모델이었다. SLR의 실패 이후 새롭게 시작한 벤츠의 고성능 플래그쉽이란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갈매기 날개와 같이 생긴 걸윙 도어는 SLS AMG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하지만 AMG GT는 달랐다. SLS AMG의 한체급 아래 차량으로 포지셔닝이 되어 나왔고, SLS AMG의 상징과도 같던 걸윙 도어를 적용하지 않은 점도 특징으로 다가온다. 성능과 가격 또한 슈퍼카와 맞먹는 SLS AMG 대비 저렴했으며 운전이 편하여 데일리카로써도 손색이 없고 스포츠성을 높이기 위해 벤츠에서는 최초로 카본 루프가 적용되었다.

구동계는 기존 V8 6.2L 엔진을 대신하여 V8 4.0L 바이터보 엔진이 얹히고 초기형은 V8 4.0L 바이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각각 최대 출력 476마력과 522마력을 냈었다. 특이한 점은 터보를 엔진 불록 바깥쪽에 위치하는 게 보편적인 터보 인스톨 방식인데, AMG GT는 터빈 2개를 V형 엔진 뱅크 사이에 위치시켜 엔진룸의 크기를 줄이고, 공기저항을 좀 더 줄이는 방안을 모색했고, 이들은 이걸 핫 인사이드 V라고 부른다.

이후 2018년 LA오토쇼에서 후기형 AMG GT가 발표되었다. 기존과 동일한 V8 4.0L 바이터보 엔진은 변화된 모델답게 최대 출력 530마력 최대 토크 68.3kg.m, AMG GTR은 최대 출력 585마력 최대 토크 71.4kg.m로 각각 나뉜다.

그린 헬
뉘르부르크링에서
대기록을 경신하다
2016년 6월 어느 날 GT S 보다 더 상위 버전인 GT R이 공개되었다. 최대 출력 585마력으로 W222 S63 AMG와 같은 대배기량 AMG 들과 동일한 출력을 가지고 있으며, 트랙션 모드 또한 9가지로 나뉜다. 공식 제로백 기록은 3.5초로 성능은 슈퍼카로 나뉘는 퍼포먼스지만, 벤츠에서는 그냥 일반 스포츠카라고 딱 잘라 이야기했다.

그럴 만도 한 게 슈퍼카 급으로 불리기 위해선 이보다 적어도 100마력은 더 높아야 명함을 내밀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숙성된 트랙션 컨트롤의 기술과 더 가벼워진 중량 그리고 더 유연해지고 개선된 공지 저항 계수만으로 슈퍼카로 불리는 이들과 경쟁한다고 벤츠에서 발표한 적이 있었다.

과연 그 말이 허풍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GT R이 출시되고 얼마 안 지나서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서 다른 슈퍼카들과 실제로 함께 경쟁했으며 보란 듯이 1,2,3위를 독식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녀석이다.

이로부터 1년 뒤 GT R 프로가 출시하게 된다. 마이너 체인지를 거친 신형 GT R을 트랙 주행에 더 최적화시킨 버전이며 코일오버 서스펜션과 공력을 더 개선한 새로운 에어로 파츠가 특이점이다. GT R 프로는 750대 한정으로 판매가 이뤄졌으며 최대 출력 585마력으로 오히려 0-100km/h 가속 시간이 0.1초 늘어난 3.6초다. 안타깝게도 메르세데스-벤츠에서는 공식적으로 올해 이후 GT R의 단종을 예고했다.

그냥 괴물이란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AMG GT의 블랙 시리즈가 올해 공개되었다. 라디에어터 그릴은 이전 세대보다 더욱 커져서 공격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전면 범퍼에는 수동으로 조절이 가능한 스플리터가 탑재되어 있고, 보닛과 휀더에는 압도적인 크기의 공기 흡입구가 장착되어 쿨링과 공기역학적 효율을 극대화하였다.

10 스포크 19인치 휠은 앞에 달리며 뒤에는 20인치가 장착되고 타이어는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컵 2가 OE 타이어로 제공된다.

최대 출력 720마력에 최대 토크는 81.7kg.m의 힘을 뒷바퀴에 전달하기에 딱 적절한 타이어다. 전작보다 더 커진 인터쿨러는 엔진의 열을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식혀주며, 보다 강화된 7단 DCT 미션은 1/1000초 만에 변속을 하여 0-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3.2초다.

0-200km/h까지는 10초 이내로 주파가 가능하며 최대 속도 325km/h라는 숫자를 갱신하여 AMG GT 라인업 중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현행 AMG 4도어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은 출시되고 나서 시간이 조금 지난 차량들이다. 이미 파이널 메르세데스-벤츠 측에서는 2021년 이후로 GT R이 단종이 확정되었고, 나머지 GT C와 GT 쿠페도 차기작 AMG SL와 라인업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사실상 고성능 라인업 일부분을 털어내어 전동화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업계를 바라보고 있다.

보통 메르세데스-벤츠 혹은 AMG는 단종 직전에 Final Edition을 되도록이면 출시하려 하고 있으며, 현재 생산되고 있는 AMG 블랙 시리즈가 그 종지부가 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아쉬움과 기대가 공존하는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다. 하지만, 세대가 끊겨도 벤츠가 만드는 차는 언제나 변치 않는 클래스로 그 가치는 더욱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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