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마다 달라지는 옷차림처럼 자동차도 일정한 때가 되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소비자의 곁에 찾아온다. 페이스리프트나 풀체인지처럼 눈에 띄는 변신을 하지는 않지만, 연식변경을 거칠 때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이 모델’이 거친 연식변경은 조금 결이 다른 듯하다. 오히려 있던 옵션도 배제된 채 출시된 것이 화제다. 이것이 모두 반도체 수급난 때문이라고 하는데, 과연 이 모델의 경쟁 모델인 E클래스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지 궁금해진다. 오늘은 5시리즈 연식변경 모델과 E클래스 연식변경 모델까지 두루두루 살펴보도록 하겠다.

정지현 에디터

BMW 대표 모델
5시리즈
한국수입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BMW의 올해 7월까지의 판매량은 4만 2,283대로 지난해보다 44.6% 성장하며 메르세데스-벤츠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중 BMW 대표 모델인 5시리즈는 무려 1만 2,421대가 판매되면서 그 인기를 여실히 보여줬고, BMW의 올해 판매량 성장을 견인했다.

벤츠 E클래스 다음으로 잘 팔린다는 5시리즈는 BMW가 1972년부터 생산 및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나름의 역사가 있는 모델이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국내서도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런 5시리즈가 최근 연식변경을 거쳐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그런데 좋게만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연식변경을 거침에도 오히려 편리한 옵션들이 일부 빠진 채 출시된다는 예상 밖의 소식이 들려온다.

“그런데 옵션이
오히려 빠졌다고요?”
관련 업계에 따르면 5시리즈는 연식변경을 거치며 일부 옵션이 배제된 채 출시됐다. 삭제된 옵션을 보면,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디지털 키, 트렁크 킥 모션 오프닝 옵션 등이 있다. 옵션을 뺀 만큼 가격은 기존보다 60만 원 낮아졌다. 다만 523d의 경우, 통풍 시트를 추가해 가격이 소폭 올랐다.

트림별로 전체적인 가격을 보면 520i 럭셔리 6,370만 원, M 스포츠 6,520만 원, 530i 럭셔리 7,210만 원, M 스포츠 7,630만 원, 530i xDrive 럭셔리 7,570만 원, 530i xDrive M 스포츠 7,990만 원이다. 530e는 각각 8,080만 원, 8,360만 원이며, M550i xDrive는 1억 1,600만 원이다. 523d는 럭셔리 7,010만 원, M 스포츠 7,470만 원, 523d xDrive 럭셔리 7,350만 원, M 스포츠 7,82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이건 빠져도 되지만
이걸 뺀 거는 좀…”
연식변경을 거친 5시리즈에서 빠지는 옵션 중 하나인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차량의 문을 여닫고, 시동도 걸 수 있는 기능이다. 이번 연식변경 모델의 경우, 디지털 키 삭제로 카드키는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하여 스마트폰 무선 충전 옵션은 말 그대로 무선으로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게끔 하는 기능이다.

해당 소식을 접한 일부 소비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이나 디지털 키가 삭제되는 것에 대해 “아쉽지만 이건 그래도 괜찮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스마트폰 무선 충전의 경우 “발열 심하고, 속도 느리고, 공간도 협소해서 전부터 충전에 불편했다”라는 반응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 기능에 대해서는 반응이 사뭇 다르다. 바로, 트렁크 킥 모션 오프닝 옵션이다.

“트렁크 킥 모션 오프닝
이건 진짜 편리한 기능인데…”
독자 모두 잘 알고 있다시피, 트렁크 킥 모션 오프닝은 후면부 범퍼 아래에서 발을 움직이면 센서가 동작을 감지해 트렁크가 열리는 기능이다. 두 손에 짐이 가득 들려있어 직접 트렁크를 열 수 없을 때, 꽤 유용한 옵션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모션 감지로 트렁크를 연다는 행위 자체가 나름 미래지향적이기에,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기분이 좋은 옵션인 것도 사실이다.

그간 유용하게 썼던 옵션이 삭제된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은 상당히 아쉬워하는 눈치다. 실제로 일부 네티즌은 “트렁크 킥 모션 이거 뺀 건 너무하네”, “킥 모션 있으면 진짜 편리한데”, “트렁크 킥 모션 좋은데? 왜 빼지?” 등 아쉬움의 목소리를 더했다.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로 추정된다
한편, 해당 옵션들이 빠진 이유로는 ‘반도체 수급난’이 언급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영향권 안에 있는 상태다. 이는 심지어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사태인데도 아직 뾰족한 해결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 역시 차량용 반도체로 골머리를 앓는 것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후방 주차 충돌 방지,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 등의 기능을 제외한 마이너스 옵션을 가격표에 추가한 바 있다. 일정 옵션을 제하고 차량을 출고한다는 건, 좀 더 저렴한 가격 그리고 빠른 출고가 가능하다는 분명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는 “가격도 내려가고 경쟁력도 내려가는 것 같다”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
벤츠 E클래스도
연식변경 모델 출시
한편, 5시리즈의 경쟁 모델인 E클래스도 연식변경을 거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업계에 따르면 5시리즈처럼 일부 옵션이 삭제된다는데, 특히 트렁크 킥 모션 오프닝 옵션이 5시리즈와 동일하게 배제되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도 삭제된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오히려 추가되는 옵션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온다. 실제로 E250을 제외한 모든 라인업에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되며, 대신 E250에는 1열 통풍 시트와 360도 서라운드 뷰가 추가된다.

“그래도 조금은 보상받는 느낌”
VS “왜 줬다가 빼앗냐”
물론 증강현실 내비게이션과 트렁크 킥 모션 오프닝이 삭제되기는 하지만, E250 외의 모델에는 에어 서스펜션이 추가되고 E250에는 360도 서라운드 뷰가 탑재된다는 게 놀랍다. 이에 일부 소비자도 “그나마 에어 서스펜션 넣어주니까 보상이라도 받는 느낌이다”라는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 네티즌은 “그래도 왜 있던 옵션을 빼냐. 뭔가 줬다가 빼앗는 느낌이라 더 아쉽다”라는 반응으로 지금의 상황을 대변했다.

지금까지 BMW 5시리즈의 연식변경 모델을 촘촘히 살펴보고, E클래스의 연식변경 모델까지 짧게 살펴봤다. 소비자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었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제조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아쉬운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여러 제조사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차가 공장의 문을 여러 번 닫고 열었던 것처럼 GM 역시 북미 공장 여러 곳의 생산 중단을 연장한 바 있다. 포드의 경우는 반도체 부족으로 2분기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 치닫기도 했다. 여기에 반도체 수급난이 언제 사라질지에 대한 시기 문제는 전문가마다 말이 달라 확언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위와 같은 실정이 BMW가 눈물을 머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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