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완전 미국의 쌍용차입니다” 분명 역대급이었는데 어느순간 갑자기 몰락한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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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지는 우리에게 그렇게 친숙한 브랜드는 아니지만 분노의질주 도미닉 토레토의 영향인지 자동차 사진을 보여주면 의외로 “차는 잘 모르겠는데 어디서 본 것 같다”라는 반응은 쉽게 접할 수 있다. 닷지는 포드와 GM보다 역사가 더 오래되었는데, 1900년에 창립되어 올해로 121년을 맞았다. 국내에도 진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닷지의 상황은 국내의 쌍용차를 방불케 한다. 안 그래도 라인업도 부실한 편인데 현행 모델들도 풀체인지 없이 페이스리프트만 진행해 사골화되면서 미국 내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심지어 전기차 관련 준비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이러다 쌍용차처럼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픽업트럭은 램으로 독립
현재 생산 차량은 4종뿐
닷지는 쌍용차와 달리 세단과 머슬카도 생산하고 있지만 쌍용차처럼 라인업이 상당히 부실한 편이다. 일단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3위 안에 드는 픽업트럭인 램 트럭은 2010년 별도의 브랜드로 독립한 상태다. 엠블럼과 홈페이지를 따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독립 이후에도 닷지와 똑같이 크라이슬러, FCA를 거쳐 현재의 스텔란티스의 계열사로 남아있다.

현재 닷지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독립한 램을 제외하고 4종뿐이다. 준중형 세단인 네온, 준대형 세단인 차저, 머슬카인 챌린저, 준대형 SUV인 듀랑고 이렇게 있다. 원래 다트나 바이퍼, 매그넘, 니트로, 그랜드 캐러밴도 있었지만 모두 단종되었다.

그나마도 네온은 북미에서 판매하지 않고 중동과 멕시코 시장 전용 모델로 판매하고 있으며, 독자 모델이 아닌 피아트 티포에서 엠블럼만 바꾼 벳지 엔지니어링 형태로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3종으로 또 줄어든다.

현재 생산되는 차량 모두
풀체인지 안 한 지 10년 넘었다
쌍용차는 그나마 풀체인지라도 거치는 반면, 닷지는 현재 생산되는 모델 모두 10년 이상 풀체인지 없이 페이스리프트만 진행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네온은 2005년 북미에서 단종 후 위에서 언급했듯 피아트 티포에서 엠블럼만 바꿔 해외 전략 모델로 생산,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예외로 한다. 참고로 네온은 2016년 3세대 모델이 출시되었다.

먼저 차저는 2011년 7세대 모델이 출시되고 2015년 페이스리프트를 진행 후 현재까지 연식변경만 진행하고 있다. 챌린저는 2008년 3세대 모델로 부활하고 2015년에 페이스리프트를 진행 후 현재까지 연식변경만 진행하고 있다. 듀랑고는 2011년 출시 이후 무려 9년 만인 2020년에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했다. 모두 풀체인지 진행을 하지 않고 10년 넘는 기간 동안 페이스리프트만 1번 진행한 상태다. 현대차 같으면 페이스리프트 2번을 거쳤을 시기다.

신차 개발이 아닌
배지 엔지니어링으로 때우는 중
닷지는 해외 출시하는 많은 모델들이 배지 엔지니어링 형태인 경우가 많다. 배지 엔지니어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엠블럼을 붙인 제조사가 개발한 모델은 아니어서 독자 모델에 비해 너무 많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별도 브랜드로 독립했지만 램을 살펴보면 700은 피아트 스트리다, 1000은 피아트 토로, 1200은 피아트 풀백과 미쓰비시 트라이톤, 프로마스터는 피아트 두카토, 프로마스터 시티는 피아트 도블로의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다.

그 외에 위에서 언급한 네온은 피아트 티포의 배지 엔지니어링 모델이며, 남미에 출시 예정인 저니는 피아트도 아닌 중국차 GS5를 배지 엔지니어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전통의 역사가 무색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신차는커녕 페이스리프트와 배지 엔지니어링으로 라인업을 때우고 있다 보니 북미 내에서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판매량도 옛날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편이다. 분리 독립된 램 픽업을 제외하면 그나마 차저가 경찰차로 꽤 판매되고 있을 뿐이다.

현재 전기차 라인업 전무
2024년은 되어야 전기차 나올 듯
요즘 많은 브랜드들이 전기차 개발에 열중하고 하나둘씩 완성차를 출시하고 있는 반면, 닷지는 현재 전기차 라인업이 전무하며, 관련 준비도 지지부진한 편이다.

물론 완전히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닷지는 스텔란티스 EV 데이에서 2024년 세계 최초의 순수 전기 머슬카를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전기 머슬카의 실루엣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그 외 독립 브랜드인 램도 2024년 전기 픽업트럭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전기 머슬카와 픽업트럭 모두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제작된다고 하며, 주행거리는 800km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일단 전기차 관련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는 다행인데, 2024년에 첫 전기차가 나오는 것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그때쯤이면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더욱 발전된 전기차를 많이 출시할 텐데, 닷지가 이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드, GM보다 뒤처진 닷지
이러다 도태되는 것은 한순간
현재 닷지는 총체적 난국이라고 볼 수 있다. 위 내용을 요약해보면 라인업이 상당히 부실한데다 배지 엔지니어링으로 때운 차들이 많고, 전기차 관련 준비가 타 브랜드 대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물론 닷지에서 생산한 차 자체는 좋은 편이다. 특히 고성능 SRT 모델은 스포츠카는 물론 가속력 부분에서는 슈퍼카와 비교할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오랫동안 풀체인지를 하지 않는 점이 문제다.

실제로 미국 내 판매량도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미국 내 판매 중인 모든 브랜드 판매 통계가 집계된 지난 6월 기준으로 닷지는 2만 1,040대를 판매했다. 미국에서 입지가 약하다는 BMW나 벤츠, 폭스바겐보다 낮으며, 현대차와 기아와 비교해도 3분의 1 수준이다. 같은 미국 브랜드인 쉐보레와 포드, 지프, GMC와 비교해봐도 차이가 많이 난다. 심지어 전기차만 만드는 테슬라 2만 4,751대보다도 적게 팔렸다.

게다가 현재 닷지에서는 전기차 외에는 신차 개발 소식도 딱히 없는 상황이다. 현재 닷지의 처지를 살펴보면 국내의 쌍용차와 유사하다. 오랜 전통을 가진 브랜드라도 발전 없이 경쟁력을 잃는 순간 예외 없이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닷지가 보여주고 있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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