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충전소 현황
현대차는 E-PIT, 테슬라는 슈퍼차져

전기차 충전하는 모습 / 한국일보

전기차 관련 콘텐츠를 한 번이라도 접한 네티즌들은 “성능 좋은 전기차가 나오면 뭐하나 충전을 못 하는데”, “충전소가 없어서 충전 못 하는 전기차 세컨드카로 구매해야 하는 건가요”, “전기차 사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충전소를 그에 맞춰서 늘어나지 못하는 상황 정말 힘드네요”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왜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실제로 지난 10년간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가 20만 대에 육박한 가운데 여전히 전기차 충전기의 보급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다양한 전기차 신차들이 출시되어 올해 급격하게 늘어난 신규 등록된 전기차에 비해 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과연 지금까지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얼마나 구축되었을까? 오늘은 전기차 충전소 현황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저무는 내연기관
떠오르는 전동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에 ‘탈 내연기관’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과 미국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에 방점을 찍은 반면 일본 차의 대표주자인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를 거쳐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승부는 건다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벤츠는 2025년 내연기관 엔진 연구를 중단하고 2030년부터 전 차종을 전기차로 출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하고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하며, 2035년부터 유럽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미국 GM 역시 2035년 이후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기로 계획했다. 일본 브랜드는 미국, 독일 업체들에 비해 전동화 전환에 뒤처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전기차로 바로 전환하지 않고 자신들이 강점이 있는 하이브리드 차를 중간 단계를 거친 후 전동화 경쟁에 뛰어드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폭증하는
전기차 판매량
다양한 전기차 신차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 자동차 전문 매체에서 세계 전기차 판매를 예측했다. 2019년에는 약177만 대가 팔렸고 2020년에는 약 221만 대가 팔렸으며 2021년에는 213만 대, 2025년에는 2,200만 대, 2030년에는 3,70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전기차 20만 대 시대가 다음 달 열릴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전국 전기차 등록 대수는 19만 1,065대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등록한 전기차는 4만 7,508대로 한 달 평균 6,780대꼴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10월 말에는 국내 등록 전기차가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기차 충전소 / 연합뉴스

국내 전기차
충전소 현황
예전부터 전기자동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 충전과 관련한 소비자 불만은 늘 존재했다. 국토교통부 및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등록된 전기차는 13만 4,962대이며 전기차 충전기는 6만 4,000여 개로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충전기는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리고 현재도 역시 상황은 같다. 지난 10년간 약 20만 대에 육박하는 전기자동차가 국내에 보급된 가운데 전기차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보급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보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19만 1,065대, 전기차 충전기는 9만 1,927기로 급속 충전기 1만 3,731기, 완속 충전기 7만 8,196기로 집계됐다.

현대 전기차 급속충전소 E-pit / 현대자동차

급속 충전기도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충전기 1기 당 전기차 수는 약 2대로 영국 10대, 프랑스 11.0대, 독일 11.7대, 일본 16.5대 등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문제는 문제는 급속 충전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급속충전기는 1기가 평균 전기차 14대까지 감당해야 하며 지역별 편차도 크다.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급된 부산 26.2대, 서울 22.2대, 인천 21.4대, 대전 21대 급속충전기 1기당 전기차 수는 20대가 넘는다. 반면 울산 10.6대, 세종 10.5대, 전북 8대, 전남 8.3대 등 전기차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은 다소 여유가 있다.

급속충전기는 완전 방전 상태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30분 밖에 소요되지 않지만 완속 충전기는 완전 충전까지 4∼5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완속 충전기는 아파트나 주택 주차장 등 장시간 차량을 세워둘 수 있는 곳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지속되려면 급속충전기 확충이 필수라고 지적한다. 급속충전기 수가 전기차 5대당 1기 수준까지 늘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 전기차 급속충전소 E-pit / 현대자동차

전기차 판매 속도에
맞춰갈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운행되는 전기차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총 5만 8,000대로 지난 한 해 총계 4만 6,718대를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신규 등록된 전기차 10만 4,728대는 최근 10년간 보급된 전기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속도라면 전기차가 올해 약 8만 대, 내년에는 10만 대 이상이 신규 등록돼 내년까지 국내에 30만 대 이상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전기차 충전기를 3만 기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충전기 1기당 전기차 수를 현재 수준인 2대로 유지하려면 전기차 충전기가 약 6만 기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을 위해선 보조금 지급 외에 충전 인프라 확대와 차량 공급 안정을 위한 반도체 산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라면서 “전기차 생산기술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각종 연구 지원과 기반 시설 확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하는 모습 / 서울경제TV

“퇴근 후 전기차
충전 걱정됩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문제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충전 구역인 줄 알지만 주차할 공간이 없어서 주차를 했는데 신고당했습니다”, “새벽에 제 차 충전 중인데 빼달라고 연락 왔었네요”, “아파트 충전 구역은 적은데 전기차는 늘어나니 퇴근 후에 눈치 싸움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한편 전기차 이용 공공 에티켓 의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이용 공공 에티켓 의식에 대해 ‘낮다 24%’와 ‘매우 낮다 7%’라고 답변한 사람이 지난해 ‘낮다 30%’와 ‘매우 낮다 9%’라고 답변한 비율보다 소폭 감소했다. 전기차 관련 대표 법안인 ‘전기차 충전 방해금지법’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지난해 57%보다 7% 높아진 64%의 응답자가 안다고 답해 전기차 에티켓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기차 충전구
위치 불편해요”
현재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도 있지만 차종에 따라 충전구가 제각각이라 충전기 사용이 불편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측면 뒤쪽에 고정된 내연기관차의 주유구와 달리 전기차 충전구 위치는 브랜드 마다 다르다. 전륜, 후륜구동 등 구동 방식에 따라 구동, 전력 부품 배치가 달라지는데 충전구 위치를 여기에 맞추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가뜩이나 충전소 부족한데 충전구 위치 안 맞아서 주차도 못하고 충전도 못하네요”, “충전구 위치 때문에 아파트 충전기에서 충전을 못 하는 게 말이 되나요?”라며 불만을 호소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충전기는 차량이 주차했을 때 전후면 방향에 위치하도록 설치돼 있다. 충전 케이블이 닿기 어려운 위치에 충전구가 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충전하는 모습 / 해럴드 경제

현재 정부는 충전 인프라 적재적소 배치로 상시적 생활 충전 환경 조성을 위해 거주지, 직장 등 생활거점 중심으로 의무설치 비율 확대를 통해 2025년까지 누적 50만 기 충전기를 구축하고 신축건물 의무 설치 비율을 2022년 5%에서 2025년 10%까지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기축 건물에도 충전기 설치 의무 신규 부과를 통해 2022년 공공건물 2%, 2023~2025년 민간건물 2%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은 충전사업자가 충전설비 투자, 충전설비 유지관리, 충전요금 관리, 충전 데이터 관리, 고객센터 운영, 고객 서비스 제공 등 다른 산업과 달리 장치 산업의 특성상 초기 구축 및 유지 관리비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자본 회수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며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계의 수익 보장과 이를 통한 재투자 활성화를 통해 전기차 구매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른 전기차 이용자의 편익 증대 및 보급이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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