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 이 배터리에 문제가 생기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연쇄 화재로 인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후 GM은 볼트 EV 화재로 인해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두 차종 모두 LG 에너지솔루션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사용되었다는 점이다.

GM은 리콜과 관련된 비용을 약 20억 달러(약 2조 3,900억 원)로 보고 충당금을 설정했으며, 그중 19억 달러(약 2조 2,700억 원)를 LG가 부담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번 사태로 LG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담하게 된 것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코나 일렉트릭, 일렉시티
아이오닉 일렉트릭 리콜 조치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일렉시티, 카운티 일렉트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사용되었다. 코나 일렉트릭은 2년산 10여 건의 화재가 일어나면서 리콜할 것을 발표했다. 우선 배터리관리시스템을 업데이트 후 이상이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리콜 결과 170여 대 차량의 배터리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리콜이 더 늦었다면 화재가 170건이나 더 발생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 외에 약 8백여 대의 차량에서는 업데이트 후 시동이 아예 안 걸리는 벽돌 현상을 겪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리콜이 진행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BMS가 화재를 해결하지 못함을 시사했다. 올해 중순에는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실상 모든 코나 일렉트릭이 화재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국 현대차는 모든 코나 일렉트릭의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결정했으며,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전기버스인 일렉시티에도 배터리 이상이 있음이 밝혀져 리콜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코나 일렉트릭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지 않고, 아이오닉 5가 코나 일렉트릭을 대신하게 되었다.

볼트 EV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볼트 EV는 2017년 출시 이후 북미 지역에서 3건이 발생하자 GM은 작년 11월, 리콜을 결정했다. 충전량이 90% 이상이면 화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90% 이상 충전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되도록이면 배터리를 수시로 충전해 잔여 주행거리가 약 113km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충전 후에는 차를 실외에 주차해달라고 했다. 또한 장시간 충전 상태로 방치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후 지난 4월에는 추가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다. 리콜했던 차량에 어드밴스드 온보드 진단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배터리 충전율을 다시 100%까지 높였다. 다만 배터리 모듈 기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해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차주들이 알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화재는 계속 발생해 4월 소프트웨어 발생 당시 GM은 총 8대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4월 리콜 조치 이후에도 2차례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 두 건의 화재 양상도 달랐는데, 5월에 발생한 화재는 첫 번째 리콜만 받은 상태라 90% 이상 충전할 수 없었으며, 사고 당일 75%까지만 충전하고 충전기를 뽑고 몇 시간이 지난 상황이었다.

지난 6월 발생한 화재는 2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다만 충전을 시작할 때 배터리가 10%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고, 완충 후에도 2시간 이상 충전기를 꽂아두고 있었다고 한다. 최근 출시된 볼트 EV 페이스리프트와 볼트 EUV에도 지난 4월 업데이트된 소프트웨어가 탑재되었다. 하지만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자 결국 리콜 대상을 최근 생산 차량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번 리콜 조치로 2019년형 볼트 EV 9,335대, 2020~2020년형 볼트 EV 및 볼트 EUV 6만 3,683대가 추가 대상이라고 하며, 배터리 모듈을 교체한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리콜을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볼트 EV 페이스리프트와 볼트 EUV의 국내 출시가 미뤄졌으며, 생산도 중단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과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다른 전기차에도 공급을 확대하는 등 규모를 넓혀가고 있어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의 배터리가 LG에너지솔루션에서 공급받은 배터리임이 밝혀지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중국산 부품 사용 비중을 높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9년, 당시 LG화학은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 조달 비중을 높인 적이 있었으며, 상해은첩, 시니어 등 중국 업체와의 거래량을 꾸준히 늘렸다. 상해은첩은 LG화학과 2019년 5년간 7,300억원 규모의 분리막 공급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생산할 전기차 배터리에 중국산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을 사용하기도 하면서 상해은첩과 2,9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반대로 최대 거래처였던 SK이노베이션의 물량이 대폭 축소되었다. 당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 2011년부터 소송을 벌이고 있었다.

문제는 상해은첩과 시니어의 분리막 가격은 SK이노베이션의 70% 수준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품질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라는 것이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분리막을 사용한 것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품질을 사용한 탓에 화재의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현대 전기차 리콜 관련으로
약 7천억 원 부담
올해 3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코나 일렉트릭을 비롯한 8만 2천여 대의 리콜 부담에 합의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면 거액의 리콜 비용을 두고 두 회사가 분담금 협상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양사는 순조롭게 합의에 이르렀다.

리콜 비용은 약 1조 원 규모이며, 현대차는 30%, LG에너지솔루션은 70%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LG에너지솔루션은 약 7천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분사 이전 법인인 LG화학의 재무제표에 이익 감소분을 반영했으며,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736억 원에서 1186억 원으로 줄었다고 정정 공시했다. 리콜 비용으로 5550억 원가량이 빠진 셈이다.

볼트 EV 리콜과 관련해서는
조 단위의 금액을 부담
최근에는 GM과 LG가 볼트 EV 리콜과 관련된 비용에 대해 합의했다. 총 20억 달러 (약 2조 3,900억 원) 중 19억 달러 (2조 2,700억 원)을 LG가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앞서 LG가 발표한 충당금과는 차이가 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충당금으로 각각 2,346억 원과 910억 원의 충당금을 설정했으며 지난 12일에는 3분기에 4,800억 원과 6,200억 원의 추가 충당금을 발표했다. GM 관련 충당금은 LG전자가 7,146억 원, LG화학은 7,110억 원으로 총 1조 4,256억 원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당금은 앞으로 발생 가능한 비용을 회사가 합리적으로 추정해 설정하는 것이므로 회사별로 설정액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GM은 초기 생산분뿐만 아니라 최근 생산분까지 배터리를 모두 교체한다고 가정해 계산했기 때문에 2조 2,700억 원을, LG는 초기 생산분만 전수 교체하고 최근 생산분은 상태에 따라 선별 교체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1조 4,256억 원이 된 것이다.

GM과 LG간 볼트 EV 리콜 비용 합의는 끝났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리콜 대상인 14만여 대에 달하는 배터리를 마련해야 하는데, 배터리 생산 속도가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닌 데다, 다른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생산해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리콜 조치를 모두 완료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두 차례의 리콜로 인해 LG는 최소 약 2조 1천억 원, 최대 3조 원에 가까운 금액을 부담하게 되었다. 막대한 비용 부담 외에도 안전성 의심으로 인해 이미지 타격도 불가피하다.

전기차를 비롯해 모든 자동차의 핵심은 안전성이다. 아무리 좋아도 안전성에 문제 있으면 아무 소용 없는 법이다. 이번 배터리 리콜 사태가 조금 더 안전한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