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원짜리 중고 BMW
아반떼와 비슷한 가격인 중고 수입차
정말 합리적인 소비일까?
일전에 오래된 박스터를 구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러나 포르쉐는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존재한다. 그러므로 오늘은 굉장히 현실적인 가격대와 현실적인 차량을 콕 집어 다뤄보고자 한다.
오늘은 설정할 가격대를 700만 원~800만 원대로 설정할 것이다. 그리고 보다 대중적이고 선호하는 브랜드와 모델을 선택할 것이다. 수많은 경쟁 상대들 중에서 추려진 건 역시나 BMW의 3시리즈로 꼽힌다. 어디 보자…. 전술했던 가격대에서 3시리즈를 논하려면 아무래도 연식이 좀 지난 녀석으로 알아봐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오늘 이 시간은 E90 320i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보자.
글 권영범 에디터
국내에서
3시리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모델
독일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BMW, 그중에서도 1975년부터 생산 및 판매 중인 후륜구동 기반의 D 세그먼트 세단 혹은 쿠페 그리고 왜건이다. BMW의 상징과도 같은 모델이자 BMW만의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해낸 녀석이다.
D 세그먼트의 정석이자 대표 모델로 평가받는 3시리즈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모델이며, 대한민국 도로에서도 역시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BMW가 추구하는 스포츠 성능을 잘 전달하며, 3시리즈를 가장 공들여서 만드는 만큼 세대를 넘어 언제나 세그먼트의 표본이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 결과 전 세계 미디어에서 세그먼트 간의 대결구도에 언제나 빠지지 않는 손님이 바로 3시리즈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만나볼 E90 320i는 출시 당시 과거와는 다르게 사이즈가 커져 C 세그먼트였던 3시리즈가 D 세그먼트로 편입된 모델이기도 하다. 전작들 대비 부드러워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하드한 서스펜션의 셋팅을 고수했으며 놀랍도록 향상된 바디 강성은 그들이 말하는 ‘운전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일깨워 주는 모델이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고 10년도 훨씬 지난 E90을 바라보고 있다면 한 가지 여쭤보겠다. 사고 나서 후회 안 할 자신이 있는지 말이다. 아 물론 모든 차가 그런 건 아니다. 비록 90% 이상의 확률로 정비 지옥에 빠질 수 있지만, 우리에겐 아직 10%의 희망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앞으로 적어내려갈 이 녀석의 현실을 세세하고 적나라하게 적어내려 가려고 한다. BMW라고 해서 세월 앞에 장사가 없음을 알려주고 싶고 오히려 국산차보다 못한 면도 존재한다는 걸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끔 알려주고자 하는 의도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누유 3박자
그리고 오일 소모
우리가 보고 있는 E90 320i는 사실 엔진 쪽으로 꽤나 악명 높은 차다. 누유와 엔진오일 소모가 가장 큰 이슈이며, 보통 주기는 10만 km부터 슬슬 전조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 증상은 거의 필연적이라 보면 된다. 일부 안 그런 차량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10대 중 8대는 포함된다고 보면 편할듯하다.
320i의 오일 소모 원인은 흔히 말하는 ‘가이드 고무’의 경화로 인해 나타나는 오일 소모 현상이다. 정확한 정식 명칭은 ‘밸브 스템씰’이며 엔진의 밸브가 상하 운동을 할 때 오일의 흐름이 발생하게 되는데, 밸브 바로 아랫쪽이 연소실이다 보니 연소실 안으로 엔진오일이 유입되지 않게끔 막아주는 고무 씰이다.
작업은 생각보다 번거롭다. 실린더 헤드의 주변 부품인 캠축을 드러내야지 작업이 가능한데, 이 캠축을 드러내기 위해선 타이밍 체인도 필연적으로 건드리게끔 되어있다.
그러나 E90으로 넘어오고 나서부터 정비성이 상당히 나빠졌다. 공간이 꽤나 협소하며 타이밍 체인을 관장하는 부품을 건드리기 위해선 전용 공구도 필요로 하다 보니 작업 비용이 꽤 발생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엔진 헤드커버
엔진오일 팬
오일필터 하우징의
고질적인 누유
E90 3시리즈의 누유는 꽤나 악명 높다. 오히려 누유 없는 차량이 극히 일부일 정도로 누유가 흔하다. 320i의 N46 엔진 자체가 열이 많은 엔진이다 보니 가스켓와 실링의 경화가 빠르게 되는 탓도 존재한다.
엔진오일 팬의 누유를 수리할 시 작업 범위가 좀 크다. 우리 흔히들 말하는 하체에 존재하는 서브 프레임을 탈거를 해야지만 오일 팬 누유 수리가 가능하다. 이 말인즉 공임비가 상당하단 이야기다.
오일필터 하우징은 엔진 상부에 존재해 있으므로 난이도는 상당히 쉬운 편이며, 헤드커버 가스켓 또한 바로 옆에 존재해 있기 때문에 난이도는 크게 어려운 부분은 존재치 않는다. 다만 고정하는 볼트가 굉장히 많이 있고 비교적 얇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탓에 반드시 규정 토크로 볼트를 채결해야 한다. 안 그럼 멀쩡한 부품이 파손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추가로 엔진의 힘을 이용하여 브레이크 페달의 압력을 발생시켜주는 진공펌프도 압력 누설이 존재한다. 이 또한 진공 가스켓의 경화로 인해 오일과 진공 압력이 손실되는 고질병이 존재하며, 운이 나쁠 경우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사고를 유발한다.
이 녀석을 구매한다면
십중팔구 만나게 될 증상들
사실 오래된 수입차를 탄다는 건 주변의 시선에서부터 곱지 않음이 느껴지는 게 현실 이이다. 본인의 돈으로 샀고 땡전 한 푼 보태 준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과도한 참견과 오지랖은 종종 인간관계에서도 큰 타격을 입히기도 한다.
E90 320i가 맘에 들었다면 꼭 따질 건 따지고 판단하여 구매하도록 하자, 아무리 맘에 드는 녀석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중고차란 특성은, 언제든지 당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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