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출고 적체, 70만 대 넘었다
신차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출고 지연으로 소비자들 걱정 多, 왜?
과연 개소세 인하 적용 받을 수 있을까

국산차 탁송되는 모습 / 네이버 남차카페 ‘경남 쏘베마’님 제보

반도체 공급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자동차 업체들이 연말을 맞아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위기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할인과 혜택만으로 진행했던 기존과 다르게 확실한 타깃을 형성한 것이 눈에 띈다. 그리고 올해 말 종료되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앞두고 차량 구매 마케팅 또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사상 최악 ‘출고 대란’이 발생한 상황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신차 출고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지금 계약하면 3~4개월은 기본이고, 1년도 기다려야 한다. 이에 네티즌들은 저마다 자신의 신차 출고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걱정을 하고 있다. 신차 출고 기간이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이며 차량마다 출고기간이 얼마나 다른 것일까? 오늘은 국산차 신차 출고기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정서연 에디터

출고 적체만
70만 대를 넘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동차 생산량은 총 76만1975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 3분기 92만 1,583대 대비 20.9%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던 2008년 76만 121대 이후 13년 만에 최소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11월이 되면 출고 적체만 70만 대를 넘는다. 그야말로 생산 전쟁이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글로벌 모든 자동차 회사의 생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만들어 공급하는 수량이 제한돼 있으니 이른바 판매 경쟁은 사라지고 생산 여부가 곧 점유율 확대와 직결된다는 뜻이다.

현대자동차 공장 / 조선비즈

제조사 우선 생산
차종 고른다
반도체로 인한 생산 부족은 제조사들은 저마다 우선 생산 차종을 고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확보된 반도체를 어떤 차종에 먼저 적용해야 이익 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고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연한 상식은 수익성이 좋은 제품이 우선이라는 될 것이다. 그래야 전체 판매 대수가 줄어도 수익은 보전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조건은 평균 탄소 배출량 충족이다. 수익이 좋아도 배기량이 커서 탄소 배출량이 많으면 평균 배출가스가 늘어 규제 대상이 된다. 따라서 자동차 판매 수익과 탄소 배출량이라는 두 가지 조건에 부합했을 때, 가장 최상의 이익을 내는 차종에 반도체가 우선 공급되는 것이다.

6개월에서 1년이상
기다려야 한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인기 차종의 경우 새 차를 주문하고 받으려면 무려 1년 가까이 기다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차종별 대기 기간은 평균 6개월이다. 출고 적체가 가장 심한 모델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로 당장 이달 계약해도 내년 9월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사실상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제네시스 G80은 지금 계약하면 3개월, 아반떼, 싼타페, 코나도 3~5개월은 지나야 받을 수 있다. 기아 K8,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봉고, EV6 등 주요 차종은 5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생산 대수가 줄어들면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은 2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수입차 판매 1위인 벤츠 E 클래스는 3개월 정도 대기해야 한다. 반도체 대란 이전에도 출고 기간이 길었던 볼보의 경우 6개월은 보통이고 1년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차종도 있다.

GV60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전국 모든 현대차 지점에 전파된 납기표에 따르면, GV60의 인도 소요 시간이 ‘12개월 이상’이라고 표기됐다. 12개월 이상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선 특별하게 언급된 부분이 없다. 이에 제네시스 관계자는 “12개월까지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반도체 수급 상황이 안 좋다 보니 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대차 판매 지점 관계자는 “납기표에 12개월 이상이라고 표기된 이유는 보조금 등 다양한 상황이 고려돼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보조금 상황에 따라서 차량 인도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거나 단축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GV60의 계약대수는 이미 1만 1,000대 수준을 넘어섰다. 제네시스는 “이달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국내에 GV60을 1,000대가량 생산하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차량 생산 대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 지연 / KBS뉴스

“출고 지연 언제까지?”
“그냥 중고차 탈게요”
국산차 출고 지연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무슨 슈퍼카도 아니고 국산차를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최근 3년 내에 내 차 마련하기 가장 안 좋은 시기다”, “정말 차량용 반도체가 문제인 건가요?”, “스포티지 계약 3달째입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주문한지 7개월째..”라는 반응을 보였다.

추가로 “아반떼 생각 중이었는데 그냥 개소세를 포기해야겠네요”, “올해 개소세 적용받고 내 차 마련하고 싶었는데”, “개소세 인하 사라지면 출고 대기 중인 사람들 차 안 살까 봐 앞당겨서 출고하려나”, “4개월 기다려서 받은 신차도 기다리기 정말 힘들었는데 1년을 어떻게 기다려요”, “신차 출고 못 기다리겠어요. 그냥 중고차 구매할게요”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있었다.

개소세 인하 적용
무의미하다?
현재 소비자들이 출고 지연으로 발을 동동 굴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개소세 인하 적용을 못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탄력세율 5%에서 3.5%로 인하 적용이 12월 31일까지 연장됐다. 완성차 업계는 개소세 인하 혜택이 유지되는 올해 안에 차량을 최대한 팔아야 한다. 개소세가 정상화되면 소비자는 실질 가격인상 부담으로 차량 구매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개별소비세는 차를 인도받아 등록할 때 내는 세금을 말한다. 차량 계약 시점이 아닌 ‘고객 인도 시점’으로 세금이 적용된다. 올해 계약을 했더라도 연말까지 차를 등록하지 못하면 3.5%로 인하된 개소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정작 반도체 부품 수급난으로 인해 최대 1년까지 신차 출고가 미뤄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개소세 인하 적용은 계약시점이 아닌 출고시점이기 때문에 올해가 지나면 사실상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올해가 2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개소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올해 안에 출고될 수 있는 차량도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개소세 인하 적용을 위해 원하지 않는 차량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중고차 시장 / 해럴드경제

중고차 찾는 소비자들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국산차 출고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들은 급한대로 중고차를 찾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는 새 차가 공급되어야 시장에 매물도 많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고차 매물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월평균 중고차 거래대수는 32만 대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차종의 공급 부족이 그대로 중고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출고 지연 덕분에 인기없는 차종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차를 빨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인기 차종의 중고차 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덩달아 중고차 수출도 감소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은 지난 5월에 고점을 찍었으나 9월에는 3만 3,943대로 감소했다. 관련 업계는 “출고 적체가 길어질수록 수출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에 시동을 걸었고,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반도체가 더 많이 필요한 새로운 기술들을 속속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난은 기술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추가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2023년까지 지속된다는 관측도 나오는 만큼 연말까지도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로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개소세 인하를 이유로 신차 할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반도체 수급이 불안정해 출고가 지연되고 있어 자칫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계획과 구매가 이어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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