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장에서 샤워한 남성, 과연 괜찮을까?
고압수에 맞으면 피부 찢어질수도… 세제도 매우 유독해
자동차 관리의 기본 중 하나로 세차가 있다. 사람도 샤워를 통해 몸을 씻는 것처럼 차도 주기적으로 세차를 진행해 깨끗하게 관리해 줘야 한다. 세차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차가 지저분해지는 것은 물론 오염물로 인해 도장면 손상, 더 나아가 차체 부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세차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기계가 직접 하는 자동세차와 셀프세차, 사람이 직접 하는 수동 세차가 있다. 요즘에는 도시 지역이라면 어딜 가더라도 자동이든 수동이든 세차장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든 꼭 별난 사람은 있는 법, 최근 무인 세차장에서 샤워를 한 남성이 화제가 되고 있다. 유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꽤 위험한 행동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CCTV를 돌려본
세차장 주인이 목격한 모습
세차장을 운영하는 A씨는 아침에 세차장이 유난히 지저분해진 것을 보고 CCTV를 돌려봤다. CCTV에서 본 모습은 그야말로 황당 그 자체였다.
차가 한대 들어오는데, 보닛 위에 한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로 대자로 누워 있던 상태였다. 차가 다 둘어오자 세차가 작동하는데, 이때 보닛에 누워있던 남성은 고압수와 세제를 그대로 맞았다.
차를 세차하면서
본인도 샤워했다
그러고는 마치 미트질을 하는 것처럼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차량 보닛도 같이 닦았고, 세차기 밖에서는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이 광경을 웃으면서 지켜봤다고 한다.
이후 2차 고압수 세척이 시작될 때 남성은 보닛에서 내려와 손으로 거품을 닦아냈으며, 이후 다시 보닛에 누워 고압수를 그대로 맞았다고 한다. 심지어 물이 나오는 기계를 따라 움직여 뭄에 남아있는 세제 등을 모두 씻어냈다. 그러고는 유유히 떠났다고 한다.
해당 남성과 일행은 새벽마다 오는 단골이며, 젊은이 3~4대 정도 가지고 와 자주 세차를 하고 간다고 한다고 기억했다. 당연히 세차장 주인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황당하면서도 허탈한 웃음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A씨의 어머니 또한 저걸 뭐 신고를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며 머쓱해 할 수밖에 없었다. 세차장을 자주 이용하는 단골이면서 이런 광경이 처음인 것으로 보아 어떠한 이유로 인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유쾌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꽤 위험한 행동
세차장 주인도 그렇고 많은 네티즌들도 유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짜가 나타났다”, “기가 막힌다. 누가 저기서 샤워할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나”, “영상 보니 뭔가 내기에 걸려서 한거 같기도 하다”, “각박한 세상에 국민들에게 이렇게 웃음을 주다니 이런 사람이 진정한 애국자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등의 반응들이 있다.
하지만 이 행동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세차장의 고압수는 먼지에 눌어붙은 오염물들을 적은 물 양으로 빠르게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수압을 강력하게 세팅한다. 세차장마다 물줄기 압력은 다르게 세팅되어 있지만 해당 세차장의 경우 110bar의 압력으로 분사된다고 하는데, 이를 기압으로 환산하면 108.5atm으로 대기압의 108배에 해당한다.
수박을 두 동강 낼 수 있으며, 사람 피부도 잘못 스치면 흉터가 남고, 심하면 살이 찢어질 수도 있다. 차에도 너무 가까이 대고 고압수를 쏘면 상태에 따라 도장이 벗겨질 수도 있다. 따라서 고압수는 항상 주의하며 사용해야 한다.
그 외에 세차할 때 사용하는 세제는 물론 세차하는 과정에서 손에 묻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느 정도 고려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샤워하는 것이 아닌 자동차의 각종 오염물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바디워시나 비누 등보다 훨씬 유독하다.
특히 단순히 손에 적셔진 수준이 아닌 해당 남성처럼 몸 전체에 폼 형식으로 뒤집어쓴다면 피부에 자극을 심하게 받아 알레르기 반응 등이 올 수 있다. 특히 두피의 경우 잘못하면 탈모로 진행될 수도 있다.
고압수를 사용하지 않고
양동이로 물을 길어 세차한 사람
이 외에도 세차장에서 별의별 행동들이 목격된다. 작년에는 고압수를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양동이를 활용해 개수대 물을 퍼서 세차하는 모습이 논란이 되었다.
아예 처음부터 양동이를 가져온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작정하고 온 것으로 보이며, 글쓴이 아버지가 개수대에서 물을 퍼서 세차하지 말라고 수차례 방송으로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 동안 세차를 계속했다고 한다.
실제로 해당 행위는 세차 시 지켜야 할 에티켓 중 하나로 금지되고 있으며, 유료 서비스인 고압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이 감소해 세차장 주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다. 개수대는 미트, 수건이나 손을 씻는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목적이지, 유료 서비스인 고압수 대신 무료로 세차하라고 설치한 것이 아니다.
글쓴이의 아버지는 다음 날 경찰서에 가서 사건을 접수했지만 딱히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그 와중에 해당 손님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미안하다는 말 대신 “물값 부쳐주면 되지 않냐? 3천 원이면 되냐? 계좌번호 달라”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아파트 공용 수도로
세차를 한 사람
세차와 관련된 황당한 사건들은 세차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위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지상주차장에서 세차를 한 사례가 올라왔다.
글쓴이는 한 중소형 아파트 단지에 거주 중이며, 지상에는 상가 뒤편 주차장 5자리를 제외하고는 지하주차장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느 날 글쓴이는 점심을 먹고 있는데, 지상 쓰레기 분리수거장 앞에서 세차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분리수거장 앞에 있는 공용 수돗물을 사용했으며, 하얀 거품 땅으로 흘려보내면서 세차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미 다른 입주민이 신고해서 관리실에서 한번 다녀간 후로도 유유히 차를 돌리더니 반대쪽을 마저 세차하고 지하주차장으로 갔다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모습에 글쓴이는 지하주차장으로 달려가 해당 차주에게 “거기서 세차하는 것이 맞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차주는 “네”, “안될 이유라도 있나요”라며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글쓴이는 “그 수돗물은 공동수도다”라고 했더니 해당 차주는 “저도 공동수도세 내는데 쓰면 안 되냐”라고 대답했다.
차주가 공동주택 내에서 세차를 한 행위는 불법이 아니지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보니 공동 주택에서 세차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로 글쓴이가 이와 관련해서 안전신문고에 민원을 넣었지만 “불법은 아니지만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해 자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해당 민원 내용을 통보해 아파트 관리 규약을 통해 해당 주민이 스스로 개선하도록 행정지도를 했다”라며 덧붙였다. 어떻게 보면 아파트 내 민폐 주차랑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다.
수달 등이 사는 생태 하천에서
세차하는 사람들
지난 9월에는 울산 울주군의 한 하천에서 세차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게다가 이 하천은 수달, 황어 등이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알려졌다.
뉴스 제보자에 따르면 “SUV 여러 대가 세차하는 모습을 목격했으며, 차주가 하천에 내려와 바퀴와 휠 부분을 하천 물로 씻었다”, “이 차가 간 뒤에도 3대가 몰려와 세차를 했다고 한다. 이곳은 황어와 수달 등이 사는 생태하천이며, 유해 성분들이 동물들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어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위의 공동주택에서 세차하는 것과 달리 하천이나 호수 등에서 세차하는 행위는 물 환경보전법 제15조에 근거해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50~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한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울산 울주군청은 제보자가 신고한 차량 중 번호판이 확인된 차량 1대에 대해 과태료 50만 원을 부과했다고 한다. 사건 1개월 전, 해당 하천 상류에서 수달 한 마리가 오염된 하천으로 인해 죽은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기 때문에 울주군청에서는 앞으로 상시 순찰을 통해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차는 세차장에서 에티켓을 지켜가면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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