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국발 요소수 대란 지속될까
요소수 품귀현상에 정부가 나섰다
베트남에서 200톤 긴급 공급한다
정부 대책에 네티즌들의 반응은?
요소수는 경유 차량 매연저감장치에 들어가는 필수적인 품목으로 전체 디젤 화물차의 60%인 200만 대가량이 이 장치를 달고 있다. 중국의 석탄 수급 불안정이 불러온 요소 수출 규제로 중국에서 요소 수입을 의존하고 있었던 우리나라가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된다면 물류 대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요소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물류대란은 결국 국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멈춰서는 화물 차량이 늘어나면 당장 공사를 중단한 공사 현장이 많아질 것이고 디젤엔진 버스를 비롯해 쓰레기 치우는 차량까지 멈춰선다면 물류대란을 넘어 우리 생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요소수 품귀현상을 악용하는 사기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분명 정부에서 방법을 찾겠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왜 안 좋은 생각만 하고 있을까? 오늘은 요소수 품귀 현상에 대한 정부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글 정서연 에디터
디젤 차량에
요소수 사용하는 이유
요소수는 디젤차량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정화시켜주는 ‘SCR’이라는 장치에 들어가는 촉매체이다. 배기가스는 이 촉매체를 통해서 물과 질소로 분해되어 배출된다. 즉 SCR 장치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물질이 요소수이다.
과거에는 촉매체가 필요없는 EGR이라는 매연저감장치를 사용했으나 유로6 이상의 환경규제가 시행되면서 지금은 대부분 디젤차량에 SCR을 장착하고 있다. 만약 요소수를 제때 넣지 않은 경우,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배기량 출력이 낮아져 정상적이 운행이 불가능하다.
얼마나 중국발 요소에
의존하고 있을까
국내 요소 수입량의 3분의 2는 중국산이 차지한다. 지난해 한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한 전체 요소 물량은 약 83만 5,714톤이다. 이 중 공업용이 37만 526톤으로 약 44%를 차지한다. 이중 대중국 요수 수입물량은 총 55만 톤이고 이중 공업용이 33만 톤을 차지한다. 공업용 수입 물량이 차지하는 비율만 따져보면 89%로 90%에 육박한다.
올해의 경우는 공업용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한해 한국이 수입한 공업용 요소 물량은 총 31만 6,821톤으로 이중 중국에서 수입한 물량이 30만 9,422톤에 이른다. 약 97.7%를 중국에서 넘겨받은 셈이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중국-호주 갈등으로
중국 요소 수출제한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벌어진 원인으로는 중국-호주간 마찰 분쟁을 꼽는다. 중국이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이후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석탄을 주원료로 하는 요소 수입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한 마디로 중국이 자국 내에서 사용할 요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팔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부터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요소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했다. 만약 상품 검사에 문제가 없으면 수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정부가 사실상 요소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게 정부와 업계 중론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중국에서 요소 수출을 금지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규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에 대한 검사를 처음으로 신청한 것이어서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려 커지자
정부가 나섰다
요소수 품귀현상을 확인한 전문가들은 “요소수 대란이 곧 화물차 대란을 가져올 것이며 곧이어 우리 생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는 실무회의를 열어 정확한 요소 수급 현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산업부는 중국 세관당국과 협의하며 구체적인 수출 제한 내용을 파악하는 동시에 원활한 요소 수급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차 운행 제한에 따른 물류난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수단으로 철도운송을 확대했고 비상용 군위탁 차량 100여 대 운용 등의 방안을 검토했다. 요소수에 대한 우려가 더 심해지고 있는 지금, 정부는 어떤 대안책을 내세웠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정부 관계자들
총출동했다
정부가 요소수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제2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요소 및 요소수 공급을 위해 경제 및 외교가 종합된 대응 체계를 구축해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일단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호주와 러시아 등 주요 요소와 요소수 생산국으로부터의 물량 확보에 나섰다. 또, 중국 정부에는 이미 계약된 물량의 신속한 통관 절차 진행을 요청하는 협의를 추진한다. 또, 중국산 요소 수입 대체에 따른 초과 비용 및 물류비를 지원하고, 입항 전 수입 신고 허용 및 검사 기간도 기존 20일에서 3~5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방, 구급용 등 필수 차량용 요소수는 3개월분을 보유 중이기 때문에 필수 차량 운행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라며 “당장 이번 주에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L를 수입하기로 하였으며, 신속한 수송을 위해 군 수송기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요소수 수입
하루도 못 버틴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ℓ를 수입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호주에서 2만ℓ를 들여오는 것은 20톤 정도로 환산되며 현재 사용되는 양으로 볼 때 전체 하루 자동차용의 3~4%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사용되는 자동차용 요소수는 600톤으로 추정된다. 10톤당 1만ℓ로 환산하면 하루에 60만ℓ가 필요하다. 호주에서 들여오는 2만ℓ는 하루 사용량의 3.3% 수준이며 화물차 200대가 10ℓ씩 1회 넣을 수 있는 분량이다.
추가로 호주에서 7,000ℓ를 긴급 공수하기로 했지만 이는 여전히 하루 사용량의 4.5%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정부에서 실제 제조사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요소수가 얼마나 되고 유통 단계에 얼마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호주에서 들여오는 2만 7,000ℓ를 시급하게 공급할 필요가 있는 물류 부문 등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요소 공급
드디어 숨통 트였다
최근에 열린 ‘요소수 수급관련 범부처 합동대응 회의’에서는 베트남 등에서 자동차용 요소 1만톤 수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 차관은 “베트남으로부터 다음주 중 자동차 요소 200톤 도입을 확정했고 여타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약 1만톤 정도의 물량을 수입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중국 세관에 묶인 요소 수만톤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몇만톤 정도 계약된 물량이 중국 세관에 있는데, 그 부분이 풀리면 바로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와 협의를 최선 다해 이 부분이 빨리 풀릴 수 있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의 자동차용 전환 허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보유한 산업용 요소수를 자동차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이 나면 긴급하게 요소수가 필요한 화물차 55만 대 등에 요소수를 공급할 계획이며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이 산업용 요소수에 대한 성분검사를 마치고 시험차 2대에 대해 주행 테스트 중이다. 이에 환경부 차관은 “자동차용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즉각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소수 품귀현상에 일부 화물차 운전사들은 불법인 것을 인지하면서도 생계를 위해서 요소수 없이도 시동을 걸거나 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불법 개조를 하고 있다. 암암리에 이뤄지는 개조를 적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만 국토교통부는 일단 요소수 수급인 안정될 때까지 불법차 일제 단속을 연기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요소수 매점매석 집중단속 등 요소수 수급 대책에 집중하기 위해 잠정 연기한다”라고 밝혔다.
요소수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대안책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국방부는 요소수 저장해두시고 잘 관리하세요. 그러다 전쟁나면 군용차와 탱크 큰일입니다”, “정말 빠른 대처다. 감격스럽다”, “마스크때도 그렇고 요소수도 그렇고 매점매석은 강력하게 처벌 및 벌금을 물게 해주세요”, “해결했다고 안심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는 요소수를 대체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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