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와 동시에 미국에서 화제가 된 싼타크루즈
하지만 판매량은 월 천대 수준
최근 정식 출시된 매버릭은 월 4천대 판매

현대차는 옛날 포니 픽업을 제외하면 픽업트럭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픽업트럭 출시 요구가 많이 나오자 현대차도 픽업트럭 개발을 선언했다. 2015년 싼타크루즈 콘셉트카 공개 이후 6년이 지난 올해 출시되었다. 다만 현재로서는 미국산, 일본산 픽업트럭과 정면 대결은 어려워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싼타크루즈가 출시되고 나서 미국 내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였다. 여러 외신 매체에서 호평이 이어졌고, 출시 전 계획했던 생산량의 50%인 1만 5천 대를 사전계약으로 채우기도 했다. 과연 실제 판매량도 괜찮았을까?

글 이진웅 에디터

매월 천대 수준
반응에 비해 부진한 성적
싼타크루즈 판매량을 살펴보면 반응과는 달리 매우 부진한 수준이다. 7월은 81대가 판매되었지만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제외하고, 8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1,252대에 불과하다. 9월 판매량 역시 1,252대를 기록했으며, 10월 판매량은 1,848대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픽업트럭 전체에서 꼴등을 기록하고 있다. 아무래도 F150이나 실버라도, 콜로라도, 레인저와 같은 정통 픽업트럭이 아닌 크로스오버 픽업트럭이다 보니 험지 주행 성능이 떨어지고, 크기도 미국인들 취향과는 거리가 먼 소형이라서 판매량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매버릭 첫 달 판매량
4,140대 기록
싼타크루즈가 출시된 이후에는 포드에서 동급 픽업트럭인 매버릭을 출시했다. 싼타크루즈처럼 유니바디를 적용했으며, 승객석과 적재함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구조다.

지난 10월 첫 출고를 시작했는데, 판매량이 무려 4,140대를 기록했다. 싼타크루즈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소형인데다 크로스오버 픽업트럭임에도 불구하고 싼타크루즈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오랫동안 픽업트럭을
생산해온 포드
포드 매버릭이 싼타크루즈 대비 많이 팔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포드와 현대차는 픽업트럭 개발 경력에서 비교가 안된다. 포드는 무려 1948년부터 픽업트럭을 시판하기 시작해 올해로 73년째를 맞이했다. 현대차가 설립되기도 전에 포드는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것이다. 심지어 중간에 단종된 적도 없었다. 한 체급 낮은 레인저도 1983년에 출시되었다.

반면 현대차는 포니 픽업을 제외하면 픽업트럭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 사실 국내는 픽업트럭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익이 적은 픽업트럭을 개발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미국 딜러들의 요구만 아니었으면 현대차는 미국에서도 픽업트럭을 출시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포드가 오랫동안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만큼 완성도도 훌륭하다.

강인한 인상의 매버릭
튀는 디자인의 싼타크루즈
두 번째는 디자인이다. 픽업트럭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강인한 인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의 경우 큰 덩치에 걸맞게 디자인하다 보니 강해 보이는 디자인으로 나오게 되었다. 거기다가 미국인들도 이러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편이다.

포드 매버릭 전면을 보면 직선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으며, 중앙에 커다란 그릴, 좌우측으로 상당히 큰 헤드 램프가 자리 잡고 있어 크기는 작지만 상당히 강해 보인다. 그 외 측면을 살펴봐도 직선 위주로 상당히 각져 있는 모습이다.

반면 싼타크루즈는 디자인이 상당히 튀는 편이다. 전면은 그냥 투싼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많이 닮았다. 파라매트릭 쥬얼 그릴 패턴부터, 그릴 패턴 일부가 주간주행등으로 점등되는 모습, 분리형 헤드램프까지 튀는 편이다.

현대차 나름대로 개성을 표현한 것이겠지만 강인한 이미지에 적응되었던 미국인들 입장에서는 싼타크루즈가 낯설게 다가왔을 수 있다. 사실 국내에서도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일반 세단이나 SUV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강인한 이미지가 특징이던 픽업트럭에는 안 어울린다는 평가가 꽤 있다. 측면과 후면은 그나마 평가가 나은 편이다.

하이브리드가 적용되고도
가격은 더 저렴하다
싼타크루즈는 2.5 가솔린 자연흡기와 터보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존재한다. 성능은 자연흡기 모델이 191마력, 터보 모델이 281마력을 발휘한다. 미국 기준으로 연비는 자연흡기 모델이 9.7km/L, 터보 모델의 경우 9.3km/L이다.

반면 매버릭은 191마력을 발휘하는 2.5리터 하이브리드 모델과 250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가 미국 기준으로 15.7km/L이라고 한다. 미국이 기름값이 저렴한 나라라고 하지만 그래도 연비가 높을수록 좋은 것은 우리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적재 중량도 매버릭이 소폭 앞선다. 싼타크루즈는 1,411파운드(640kg), 매버릭은 1,500파운드(680kg)이다. 짐을 실어 나르는 픽업트럭이다 보니 적재 중량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미국은 한 번에 대량으로 쇼핑해 실어 나르는 경향이 있으며, 가구와 같은 무거운 제품도 수시로 싣고 다닌다.

매버릭은 하이브리드가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 모델만 있는 싼타크루즈보다 저렴하다. 매버릭 하이브리드의 기본 가격은 1만 9,995달러부터 시작하고, 싼타크루즈 2.5 가솔린 자연흡기의 기본 가격은 2만 3,990달러다. 여러 부분에서 매버릭이 앞서면서 가격까지 저렴하니 수요가 매버릭으로 몰리는 것이다.

싼타크루즈 출시가 더 빨랐으면
성공 가능성은 높았을 것
싼타크루즈는 매버릭보다 일찍 개발을 시작했다. 싼타크루즈는 2016년 초 양산을 밝혔고, 콘셉트카까지 거슬러 가면 2015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반면 매버릭은 2019년 초에 처음 언급되었으며, 빨라도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싼타크루즈가 개발을 더 빨리 시작한 만큼 출시도 빨리 될 수 있었는데, 양산차를 개발하고 보니 3세대 투싼 플랫폼이 노후화되었고, 현대차에서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4세대 투싼이 출시될 때까지 보류했고, 이후 4세대 투싼의 플랫폼으로 교체해 출시되었다. 만약 출시가 더 빨리 되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을 수 있다. 싼타크루즈가 출시될 시점에는 매버릭 출시도 얼마 남지 않았었다.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좋은 차를 만들면 된다
싼타크루즈 판매량이 적다고 아직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현대차는 픽업트럭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노하우가 부족한 단계이며, 매버릭의 등장으로 밀려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크게 성공할 수는 없는 법, 현대차에게는 일단 판매량보다는 미국에서 꽤 화제를 이끌어 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 좋다. 이번 싼타크루즈를 시행착오 삼아 앞으로 발전해나가면 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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