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표 SUV였던 싼타페
이제는 쏘렌토에 자리를 넘겨줬다
쏘렌토가 잘팔리게 된 이유는 디자인, 하이브리드

원래 국산 SUV 중 가장 잘 팔리던 모델은 싼타페였다. 2019년에는 그랜저 다음으로 많이 팔려 국민 SUV에 등극하기도 했었다. 2000년에 출시되어 오랫동안 패밀리카, 레저용 수요를 충족시키며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그랬던 싼타페가 요즘 들어서는 쏘렌토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쏘렌토가 계속 싼타페보다 컸고 저렴했는데도 상대가 안 됐는데, 4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에는 쏘렌토가 더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4세대 쏘렌토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글 이진웅 에디터

4세대 출시와 동시에
싼타페를 넘은 쏘렌토
4세대 쏘렌토는 출시되자마자 대박을 터트렸다.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한 4월 판매량을 보면 9,263대로 거의 1만 대 가까이 판매했다. 반면 싼타페는 3,468대에 불과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평균 6천 대가량 판매했던 싼타페가 올해 들어서는 쏘렌토 출시 때문에 판매량이 3천 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4월에 수요가 쏘렌토로 대거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로도 쏘렌토는 5월 9,2988대, 6월 1만 1,596대를 판매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7월에는 싼타페가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다시 순위가 역전될까 싶었는데, 쏘렌토는 9,487대, 싼타페 4,734대로 신차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7월 9일에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재출시되면서 수요를 대폭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후 12월까지 판매량을 살펴보면 쏘렌토가 4만 4,407대, 싼타페는 2만 9,345대를 기록하면서 쏘렌토가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10월까지 판매량을 살펴보면 쏘렌토는 5만 9,470대, 싼타페는 3만 5,179대를 기록했다. 이제는 완전히 싼타페를 앞서게 되었다.

대기 물량도
상당한 편이다
인기가 많은 만큼 대기 물량도 상당한 편이다. 쏘렌토는 디젤이 1만 3,700여 대, 가솔린 8,500여 대, 하이브리드 4만 7,000여 대 계약이 접수된 상태다. 거의 약 7만 대 정도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쏘렌토 1세대 출시 이후 올해 10월까지 국내에서만 총 96만 1,745대가 판매되었으며, 대기물량까지 합하면 사실상 국내 밀리언 셀러 기록을 달성한 상태다.

출고 대기 기간도 길다. 디젤은 9개월, 가솔린은 10개월, 하이브리드는 거의 1년 이상 소요된다. 안 그래도 수요도 많은데 반도체 부족난까지 겹쳐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지금 주문하면 최악의 상황에서는 2023년에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싼타페는 디젤과 가솔린 합쳐서 7천 대, 하이브리드는 1만 대 정도로 쏘렌토에 비하면 대기 물량이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출고 대기 기간이 짧은 것은 아닌데, 내연기관 모델은 5개월, 하이브리드는 9개월 걸리다고 한다.

디자인 평가가
싼타페보다 좋은 편이다
쏘렌토는 출시 직전 외관이 공개되자 3세대보다 못하다며 실망감을 표현한 네티즌들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평가는 괜찮은 편이였다. 기존 대비 가진 모습으로 변경되어 SUV 다운 다부진 모습을 보여줬꼬, 실내 역시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했다.

쏘렌토에 밀린 싼타페는 페이스리프트를 준비했는데, 위장막 차량이 포착되기 시작할 때부터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가득했다. 특이하게 주간주행등 디자인이 ‘T’자 형태였기 때문에 우는 인상을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싼타페 페이스리프트가 완전히 공개되자 평가는 더 안 좋아졌다. 전면 모습은 풀체인지급 변화를 거쳤지만 위에서 언급한 T자 주간주행등 외 그릴과 헤드 램프가 연결된 모습이 마치 마스크를 연상케 했다. 이 때문에 “싼타페 코로나 에디션”, “마스크 에디션”과 같은 별명이 붙었으며, 리그오브레전드에 나오는 탐켄지를 닮았다며 합성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도 처음 출시될 당시에는 이전 DM의 디자인을 망쳤다며 혹평이 많았는데,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 이후에는 혹평 받던 이전 디자인이 예뻐 보인다는 반응이 나왔다. 현행 모델의 디자인 평가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나마 후면과 실내 디자인은 평가가 괜찮은 편이다.

자동차에 있어 외관 디자인은 차에 대한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처음 외관을 딱 봤는데, 인상이 좋지 않으면 다른 부분이 좋다고 하더라도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몇 가지 있었다. 아반떼 6세대의 경우 페이스리프트 이후 되려 더 떨어졌으며, 2년도 안되어 7세대로 풀체인지 되었다. 이후로는 디자인 평가가 좋아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쏘나타 역시 K5 3세대의 등장으로 판매량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이브리드의 존재
싼타페도 뒤늦게 추가했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시장 장악
쏘렌토가 인기가 높아진 데에는 하이브리드가 크게 기여했다. 쏘렌토는 디젤 엔진 라인업을 2종에서 1종으로 줄인 대신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추가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를 추가해 디젤 엔진에 버금가는 성능과 효율을 내면서 배기량을 줄여 자동차세를 준중형차 수준으로 줄인 점이 유효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엔진이 180마력, 27.0kg.m, 전기모터가 59마력, 26.9kg.m을 발휘한다. 연비는 13.2~15.3km/L이다. 비록 연비로 인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해 논란이 있긴 했지만 재출시 후 쏘렌토 판매량을 견인하는 효자 모델이 되었다.

반면 싼타페는 올해 7월에 출시되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친환경 미인증 사태의 영향으로 작년 7월,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될 때 동시에 출시되지 못했다가 친환경 차량 연비 기준이 변경되면서 출시되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선전한 것을 보면 그냥 페이스리프트 출시 때 같이 출시했어도 무방했을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친환경 인증 논란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크게 선전한 점을 보면 싼타페가 디자인적으로 혹평을 받아도 하이브리드라도 제때 출시했다면 지금보다 실적이 나아졌을 가능성이 있었다.

거기다가 올해 친환경 기준이 개정되더라도 4륜 구동 모델은 똑같이 세제혜택을 못 받는다. 1년 동안 출시를 미루면서 4륜 구동 모델도 연비가 친환경 인증 기준을 충족하는 등 발전이 있었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다. 즉 출시를 미룬 것이 아무 의미가 없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하이브리드 수요는 이미 쏘렌토가 가져가 버렸고, 싼타페는 여전히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시장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 지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대기 물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차라리 기다려서 쏘렌토를 사겠다는 소비자도 많다.

서자 취급을 받던 쏘렌토
이제는 대표 SUV로 등극
그동안 쏘렌토는 싼타페에 밀려 서자 취급을 받았었는데, 4세대 모델이 싼타페 대비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서 이제는 현대차그룹 대표 SUV로 등극했다. 게다가 누적 판매 100만 대 근접과 더불어 글로벌 누적 판매 400대에 근접하는 등 계속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SUV 인기가 높아지면서 쏘렌토는 적어도 싼타페가 풀체인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 하반기까지 계속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드디어 전성기를 맞은 쏘렌토, 앞으로도 승승장구 하기를 기대해 본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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