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꿈꿔봤을 그 차
돈이 많다면 어떤 차가 어울릴까?
액수에 상관없이 자동차 마니아라면 꼭 타봐야 할 자동차들

자동차를 보는 데 있어 지표 중 하나인 ‘가격’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만큼 돈이란 힘이 있다가도 없는 존재다. 하지만 돈을 써도 걱정이 없다면 어떤 차가 어울릴까? 아니, 어울리기보단 돈이 정말 많다는 가정하에 어떤 차를 경험해 봐야 차를 좀 타봤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질적으로 풍부해도 저마다 사람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개인의 생각과 가치에 따라 차의 성격도 뒤바뀌게 되는데, 오늘 이 시간은 돈이 많다면 한 번쯤 꼭 타볼 만한 차들을 모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권영범 에디터

이름부터
찬란한 ‘엔초 페라리’

엔초 페라리, 페라라의 창업자의 이름이자 그를 기념하기 위해 태어난 이 차는 오늘날에 와서 돈이 아무리 많아도 쉽사리 가질 수 없는 차가 돼버렸다. 2002년에 처음 생산이 시작되어 399대 한정으로 출시된 이 차는 F40과 F50에 이어 나온 페라리의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간혹 “엔초 페라리는 F60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존재하는데, 엔초 페라리는 특별히 코드네임이 부여된 적이 없다. 이 말은 엔초 페라리는 엔초 페라리일 뿐이다. 또한 창업자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차량인지라, 페라리 엔초라고 부르지 않고 엔초 페라리라고 부르는 게 맞는 이름이다.

디자인은 일본인 수석 디자이너 오쿠야마 켄이 담당하였고, 개발 과정에서 미하엘 슈마허가 참여할 정도로 초장부터 남다르게 개발이 이뤄졌다. 덕분에 전면부 마스크가 만화에서 많이 보던 인상이 더러 보인다. 2002년 파리 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기존 페라리의 ‘최우수’ 고객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진 차다. 그만큼 페라리에게 있어 특별하고 의미가 남다른 차량이다.

스펙으로만 논하기엔 너무도 아름답고 경이롭기까지 한 차다. 무려 2002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당시 F1에서나 볼법한 첨단 기술이 대거 탑재되었다. 카본 파이버 차체, 전자 유압식 세미 오토 미션, 탄소 섬유 강화 실리콘 카바이드, 카본 세라믹 디스크 브레이크 등 나열한 것들은 통산 2015~2016년 이후에 나온 슈퍼카에서나 볼법한 기술들이다. 그만큼 기술력과 디자인이 한참이나 앞서 나갈 정도로 잘 만들어진 차였다.

아우디 B2 쿠페를
기반으로 한 그 녀석
아우디 콰트로

1980년대는 WRC의 전성기인 시절이다. 이 당시는 아시아와 유럽을 막론하고 랠리에 열광하던 시기였다. 좋게 말하자면 사나이들의 경기였고 나쁘게 말하자면 안전 불감증과 파워에 집착의 결과물이었다.

아무튼, 이 그룹 B를 위해 호몰로게이션용으로 만들어진 차가 바로 아우디 콰트로다. 1980년에 아우디 B2 80 쿠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콰트로의 명성을 떨치게 만든 최초의 모델이다. 이 모델이 이토록 전설로 추앙받는 이유는 바로, WRC 그룹 B에서 눈부신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이탈리아의 피아트, 란치아 영국 포드의 에스코트를 비롯한 후륜구동 랠리카들이 성적을 내며 우위를 가리던 시절에 WRC = 4WD라는 공식을 세운 차량이다. 여러모로 최초란 타이틀이 많은 차다. 이 아우디 콰트로를 통해 최초의 여성 WRC 드라이버가 우승을 이뤄냈고, 4WD 랠리카 부문에서 최초로 우승을 기록하는 등 자동차 산업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역사를 가진 차다.

그러나 그룹 B의 광기의 시대가 잇따른 인명사고로 종말을 맞이하였다. 이와 동시에 아우디는 WRC에서 철수를 하였지만, 철수한 뒤에도 콰트로는 여러 무대에서 발군의 성능을 발휘했다. 당시 아우디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힐 클라임 레이스 ‘파이크스 피크’에 여러 번 등장하였는데, 여성 드라이버 최초 WRC 우승의 타이틀을 가진 미쉘 무통이 힐클라임에서 11분 25초 39의 신기록을 세우며 아우디의 기술력을 홍보하는데 일등 공신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수평대향 엔진의
독특한 배기음이 매력

포르쉐 911 GT3는 본래 FIA GT3 클래스에 참가할 목적으로, 996 911을 기반으로 한 호몰로게이션 모델이 그 역사의 시작이다. 911 GT2 RS나 911 터보와 달리 고회전 자연흡기 엔진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그리하여 현행 나오고 있는 992 911 GT3는 9,000RPM까지 쥐어짜는 게 가능한 6기통 자연흡기 수평대향 엔진을 품었다. 출력은 전작 대비 살짝 개선되어 510마력을 발휘하고 오일펌프의 구조를 개선했다. 드라이섬프 방식으로 변경하여 저중심 설계를 도모했고, 단조 티타늄 커넥팅 로드, 모터스포츠에서 노하우를 얻은 DLC 코팅 로커암 리지드 밸브를 적용해 공도와 트랙을 아우르는 고성능 차량이다.

기존 911들과는 달리 전륜 현가장치의 구조가 개선되었다. 맥퍼슨 스트럿에서 더블 위시본으로 변경되어 고질적인 무게중심 이슈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였고, 전고와 캠버 그리고 스태빌라이저의 셋팅 역시 고성능에 맞게 강화되어 출시가 되었다.

이번 992 GT3는 하드웨어의 개선보다 에어로 다이나믹에 신경을 썼다. 총 700번 그리고 총 소요시간 160시간의 공력 시뮬레이션, 이탈리아 나르도 서킷에서 5,000km의 연속 구간을 300km/h로 주행하며 다져진 신뢰도가 높은 엔진 등 모터스포츠에서 파생된 기술이 대거 투입되어 근본부터 다른 녀석이다.

메르세데스-벤츠
600

때는 1963년 그랜드 메르세데스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던 이 녀석은 20세기 벤츠의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이었다. 살룬, 풀만, 런들렛 총 3종류로 출시되었으며, 당시만 보더라도 초호화 럭셔리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최첨단 럭셔리 옵션이 즐비하여 일반 부유층과 각국의 지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나 럭셔리 세단의 끝판왕 롤스로이스는 자신들이 정한 고객의 수준이 아니라면, 차량을 판매하지 않아 여건이 충족됨에도 불구하고 아무나 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수요는 벤츠 600에 몰렸고, 유럽권과 아시아권 지도자들이 애용했던 차량이었다.

대한민국에서도 이 차량이 굴러다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의전차로도 유명했던 캐딜락 플리우트 리무진 외에도 지방 출장을 다닐 때 자주 애용했던 모델이 바로 벤츠 600이다.

가격이 몹시도 고가인 최고급 모델이었지만, 고객 개개인의 요구사항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을 대응하다 보니 생산 방식은 수공 생산이었고, 이 모델을 통해 이익은 고사하고 판매될 때마다 적자를 보는 구조였다고 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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