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물량 폭발로 주 6일 특근까지 실시하는 울산공장
반면 전주 공장은 생산 물량 없어 전환 배치까지 실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현대기아차의 신형 모델들의 출고가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빨리 생산 물량을 끌어올려 출고에 최대한의 집중을 해야 할 상황이지만, 생산량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것에는 아직까지 큰 차질이 있어 보인다.

현대차 공장별로 생산을 배정받은 물량이 천차만별이다. 특근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물량이 배정된 공장이 있는가 하면 당장의 일거리가 없어 이렇다 할 생산량 증대를 이루지 못하는 공장도 존재한다. 위 공장들 간 조율이 잘 이루어져야 할 터이지만, 좀처럼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데, 무슨 상황인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김성수 에디터

13년 만에 생산량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최악의 출고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로 자동차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신차 출고도 점점 기약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자동차 생산량은 총 76만 1,975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던 작년 3분기 92만 1,583대 대비 20.9%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던 2008년 76만 121대 이후 13년 만에 최소치다.

특히 출고 적체는 11월이 되며 70만 대를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를 만들어 공급하는 수량이 제한돼 있으니 이른바 판매 경쟁은 사라지고 생산 여부가 곧 점유율 확대와 직결될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

이처럼 생산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지금, 그나마 배정된 생산 물량이라도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특히 요구되는 시점인데, 현대차는 최근 생산 물량 배정과 관련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이 많이 배정된 공장의 물량을 그렇지 않은 공장에 나누어 주며 이를 조율하려 하지만, 노조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생산량이 부족한 전주공장에
생산을 배정하는데 부정적이다

현대차는 현재 공장별 일감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아반떼, 아이오닉 5, 투싼, 싼타페 및 제네시스 등의 승용차를 주로 생산하는 울산공장에는 배정된 일감이 상당해 그 주문을 따라잡지 못할 정도인 상황이다.

반면 상용차를 주로 생산하는 전주공장은 물량 부족으로 일거리가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울산공장에 몰린 생산 배정을 전주공장에서 분배하여 생산하고자 하지만 좀처럼 노조와의 타협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울산공장은 현재 밀려드는 생산 물량을 해소하고자 이달부터 특근에 돌입한 상황이다. 토요 특근으로 인해 생산 가능해진 현대차 물량은 월 2만 대에서 2만 4천 대 수준이다. 현대차의 월간 글로벌 판매량이 내수 6만 대 포함 약 32만 대임을 고려하면 완전한 해결책이 되진 못할 듯하다.

따라서 현대차는 일요일까지 특근을 실시하는 특별연장근로를 추진했지만, 개별 공장 대표자들과 9개 사업부 노조 대표에 의해 거부됐다. 특별연장근로는 돌발 상황이나 업무량 폭증 등 특별한 상황에서 근로자와 고용노동부의 동의를 받아 주 52시간 업무가 가능하게 만든 제도다.

현대차 울산공장 / 사진=뉴스1

이와는 달리 전주공장에서는 특근은커녕 일감이 없어 직원들을 타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전주공장은 지난 10월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스타리아 물량 일부를 이전 받아 생산에 나섰으나 상용차 내수, 수출 판매 감소세 대비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대차는 지난 9일, 현대차 전주공장 소속 기술직군을 대상으로 타지역 근무 희망자 즉 전환배치 신청자를 내부 공장에서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빨리 쌓여있는 물량을 생산해야 할 상황이지만, 노조 간에는 좀처럼 단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근을 통한 생산 배정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없다면 배정 물량을 나누어야 할 것이지만, 좀처럼 이에 대해선 울산공장 노조의 동의를 얻기가 힘든 상황이다. 현대차의 공장별 일감 부족 현상은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팰리세이드의 배정 물량이 상당했을 때 역시 4공장에서만 생산하기로 한 팰리세이드 물량 일부를 주문량 폭주에 2공장에서도 생산하자는 얘기가 나오자 4공장 노조가 크게 반발했던 일이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하자 네티즌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쟤들은 지들끼리도 싸우네”, “같이 생존할 생각은 없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한다”, “현대차는 언제 노조 눈치 안보고 밀어붙이려고 하는 거냐”와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현재 현대차의 인기 승용 모델들의 주문 후 출고 대기 기간은 아반떼 9개월, 아이오닉 5 8개월, 싼타페 최대 9개월, GV60은 무려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원활한 생산 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아 출고를 기다리는 소비자들만 속이 타는 상황에 처해 있다.

자신들의 일감을 우선하려는 의도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와 같이 유례없는 생산 난항을 겪고 있는 시기에 유연한 대처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은 노사뿐만 아니라 노조 상호 간에도 적극적인 화합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임을 다시금 상기해 주었으면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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