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5, 내년 배터리 용량 늘어난 모델 생산
미국에서는 현재 배터리 증가 모델 판매 중, 국내는 2월 양산 예정

차는 당장 급한 것이 아니라면 처음 출시되자마자 바로 사는 것보다는 1~2년 정도 지나고 난 다음에 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초기 생산분에서는 테스트 당시 발견하지 못한 문제들이 나올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개선된 차량이 생산된다. 그리고 간혹 1년에 한번 진행하는 연식변경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양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가 처음 나오자마자 사면 베타테스터라는 말이 있다. 이번에는 지난 4월 출시된 아이오닉 5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내년 1분기 내로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 모델이 생산된다고 한다. 자잘한 상품성 변화야 늘 있어왔지만 출시 1년 만에 이렇게 굵직한 변화가 생긴 적은 거의 없었다.

글 이진웅 에디터

72.6kWh에서
77.4kWh로 증가
EV6와 동일한 용량

현재 아이오닉 5에는 72.6kWh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사양마다 다르지만 최대로 나오는 19인치, 2WD 선택 기준 429km가 나온다. 출시 당시 생각보다 낮은 주행 거리 때문에 말이 많았지만 그래도 흥행하는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배터리 용량이 77.4kWh으로 늘어난 모델이 생산된다고 한다. EV6와 배터리 용량이 동일하다. 양산 시점은 2월로 예정되어 있지만 반도체 수급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참고로 최근 북미에 출시한 아이오닉 5에는 77.4kWh 배터리 용량을 탑재한 상태다.

주행거리 대략
40km 정도 향상될 것

미국에서 인증받은 77.4kWh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된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는 303마일(약 488km)이다. 국내는 미국 EPA 기준을 기반으로 보정값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략 470km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비 약 40km 정도 향상된 수치다.

형제차인 EV6 19인치 2WD의 주행거리가 국내 기준으로 483km이 나온다. EV6보다는 여전히 낮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근접해진 만큼 향후 아이오닉 5를 구매할 사람에게는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더 멀리 갈 수 있는 것은 물론 V2L로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도 더 오래 쓸 수 있다.

출시 1년만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변경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기존에 아이오닉 5를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황당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상품성 개선이 아닌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는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배터리 용량 증가는 주행거리 증가로 이어진다. 지속적인 충전소 확충으로 현재 429km 주행거리로도 별로 불편하지 않다는 반응을 인터넷상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한번 충전해서 더 많이 주행할 수 있는 것이 장땡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페이스리프트 때 배터리 용량이 증가한다면 이런 논란은 덜 했을 것이다. 출시 3년이 지난 만큼 페이스리프트에서는 변화를 보여줘야 하는 데다 내연기관차일 때도 페이스리프트 때 엔진이나 변속기, 심지어 플랫폼 등 중요한 부분이 바뀌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출시 1년 만에 바뀌는 굵직한 변화다. 특히 몇 개월 동안 오래 기다려서 최근 차를 받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제 차 받았는데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네?’가 되니 더욱 황당할 수밖에 없다.

기 구매자의 배터리
업그레이드 조치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기 구매자들의 배터리 업그레이드 조치는 어려운 상황이다. 배터리 하나당 2천만 원 정도로 비싼 데다가 배터리 생산량 자체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계약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생산하는 것도 바쁜데, 업그레이드할 배터리 생산할 여유가 없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주행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다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으며, 이는 배터리 업그레이드된 아이오닉 5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결국 하드웨어로 인한 주행거리 차이는 계속 날 수밖에 없다.

그러다 코나 일렉트릭처럼
불나는 거 아닌가?

현대차는 아이오닉 5 출시 이전에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국내외에서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해 현대차가 두 차례 리콜했다. 이후 밝혀진 화재 원인은 배터리 셀 불량이었다. 이 문제로 국내에서는 코나 일렉트릭이 단종되고 아이오닉 5가 출시되었다. 처음에는 아이오닉 5도 코나처럼 불나는 거 아닌가라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직까지 화재 이슈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 용량을 늘린 배터리가 장착됨으로써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이오닉 5에는 코나 일렉트릭, 일렉시티, 볼트 EV에서 문제를 일으킨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아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장착되며, 동일한 배터리가 장착되는 EV6가 현재까지 조용한 것을 봐서 우선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뒷유리 와이퍼부터
설치해달라는 지적

일부 소비자들은 배터리 용량 늘리는 것보다 뒷유리 와이퍼부터 설치해달라고 요구한다. 세단은 공기가 루프를 타고 자연스럽게 흐르기 때문에 뒷유리에 고인 물이 공기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내려가지만 SUV나 해치백, 왜건처럼 뒷유리가 수직에 가깝게 내려오는 경우에는 와류가 생겨 뒷유리에 물이 고인다.

그렇기 때문에 SUV나 해치백, 왜건에는 뒷유리를 닦아줄 수 있는 와이퍼가 따로 존재한다. 하지만 아이오닉 5는 스포일러를 통해 공기 흐름을 만들어 뒷유리에 고인 물을 흘려보낼 수 있어 와이퍼를 없애버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스포일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뒷유리에 물이 고여 룸미러를 통한 후방 시야 확보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먼저 차 사람은 베타테스터라는 반응이 많다.

EV6보다
가격이 비싸질 가능성

현재 아이오닉 5는 롱 레인지 기준으로 기본 4,980만 원부터 시작한다. 5천만 원이 조금 안된다. EV6는 초기에는 5,120만 원부터 시작했지만 일부 옵션을 뺀 라이트를 출시하면서 5,020만 원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에 배터리 용량이 증가했다는 이유로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EV6 라이트는 물론 에어보다도 비싸질 가능성이 있다. 상품성 개선으로 인한 가격 인상은 늘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기존 구매자들을 베타테스터로 만들고 앞으로 구입하려는 사람에게는 가격을 올려 받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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