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일본 재진출 임박
아이오닉 5와 넥쏘의 출격은
일본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현대차의 일본 재진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09년 그랜저 TG와 NF 쏘나타를 마지막으로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고 꼬박 13년 만에 다시금 문을 두드리고자 바삐 움직이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지난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일본 시장의 재진출을 위해 마무리 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본 법인명을 ‘현대자동차저팬주식회사’에서 ‘현대모빌리티저팬주식회사’로 변경하면서, 일본 열도에 현대차가 준비하는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글 권영범 에디터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일본 시장
현대차는 21세기 초반인 2000년대를 기점으로 일본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당시 출시했던 차량들은 클릭, 투싼, 쏘나타, 그랜저 총 4개의 차종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했는데,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저조한 실적으로 참패를 맛봤다.
당시 현대차의 품질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일본 차들과 전혀 승부가 나질 않았다. 이 말이 무엇이냐 하면 일본 차량들과 비교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품질과 성능에서 열세를 보였었다.
더욱이 일본 차 시장의 소비자 성향과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차들이었다. 이는 곧 “일본 차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라는 주요 실패 원인으로 지적받았다.
심지어 일본 차를 신뢰하는 국민성과 외산차 품질에 대한 낮은 신뢰도도 크게 한몫하였다. 물론 일본은 수입차에 대한 세금이 국산차보다 훨씬 더 비싼 탓도 크게 작용하지만, 도요타와 혼다 그리고 닛산의 자국민 신뢰도는 그야말로 대단한 곳이다.
여전히 현대차의
인지도는 낮다
현대차가 다시 진출함에 따라, 그동안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판매해온 차량들의 반응을 한번 살펴봤다. 보통 주력으로 판매되었던 차량들은 그랜저 XG, 클릭, NF 쏘나타, 초기형 투싼 정도며, 국내에서도 나름 명차라는 타이틀을 듣는 차량들도 섞여있다.
그래서 현지 네티즌들의 반응을 한번 살펴봤다. 일본 현지인들은 과연 현대차를 타면서 어떤 평가를 내놨을지 두 개의 차종을 추려서 평균치를 바라봤다. 참고로 해외에서 렌터카로 운행해 본 리뷰는 제외했다.
첫 번째는 그랜저 TG다. 일본 현지에서도 휘발유 모델과 LPG 모델이 판매가 되었는데, 특이하게도 개인 오너가 LPG 모델을 운용하는 후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의 평가로는 “여타 다른 일본 LPG 모델 대비 높은 배기량과 좋은 출력 그리고 선진화된 인젝션”이란 후기를 남겼으며 가솔린 모델의 평가는 “넓은 실내공간, 넉넉한 출력, 조잡한 계기판, 로드 노이즈 심함”의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즉 저렴한 가격에 6기통 고급차를 탈 수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으며, 여유 있으면 일본제 고급차를 탄다는 평이다.
다음으로는 NF 쏘나타다. 아마 일본에서 진출한 이례에 가장 혹평을 받는 차가 아닐까 싶다. 평점 4점을 넘기지 않은 차량이었다. 주요 평점은 “내구성 좋다”가 전부였고 나머지는 혹평의 연속이었다. 주된 혹평은 “90년대 일본 차를 보는 거 같다”, “이거 미국에서 일본 차로 속여 파는 그 차잖아”의 반응이었다. 상당히 억지 부리는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다음 달 8일
정식 출시를 알린 현대차
현대차는 이미 지난 2020년 6월 현대차 일본 공식 트위터를 개설했다. 그리곤 꾸준히 넥쏘와 아이오닉 5를 알리면서, 일본 네티즌들에게 각인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그리고 결국 현대차는 내달 8일에 도쿄에서 정식 출시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의 자동차 매체인 카뷰(Carview)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복귀는 무모한 시도는 아니다”라며 이번 재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이와 달리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오는 2035년에 일본은 내연기관 자동차는 신차로 판매할 수 없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먼저 선봉대에 세워 진출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현대차의 내연기관 차량들은 일본 시장에선 큰 메리트가 없기에, 넥쏘와 아이오닉 5 같은 친환경 자동차로 승부를 보고자 하는 열의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소비자들의 인식을
깨기 쉽지 않아 보여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그동안 전기차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이유는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하이브리드에 비해 낮은 항속거리, 그리고 이미 진작에 하이브리드를 개발하고 판매하여 탄소 배출 경감에 많은 공헌을 해왔다.
그리고 오는 2035년에 내연기관 판매 중단 또한 하이브리드는 제외 대상이다. 해외 판매 실적 외에도 내수 시장의 실적이 워낙에 좋은 국가다 보니, 해외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도 어느 정도 완화가 되는 부분이다.
다만, 언젠간 만들어서 판매해야 하는 부분이다. 국제 협약인 파리협정에 의하면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 사회 실연이 요구되고 있기에 일본 자동차 산업도 향후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전동화 중심 체제는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아직까지 전기차에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일본 내수 시장에 아이오닉 5와 넥쏘의 진출은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의 문제점과 한-일 관계가 좋지 못한 점이 최대 난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현대차를 이런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해 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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