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보면 볼 수 있는 에쿠스 오픈카
국가 행사나 군대에서 활용하는 특수 목적 차량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는 싼타페, 카니발 오픈카 활용
수십 년 동안 많은 발전을 이뤄온 국산차,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오픈카의 부재다. 90년대 칼리스타와 엘란 이후로 국산 스포츠카는 등장하지 않았다. 참고로 G2X는 해외에서 수입해 대우 엠블럼만 달고 판매했으며, 칼리스타와 엘란 역시 엄밀히 말하면 국내에서 개발한 것은 아니고 해외 차종을 인수해와 국내에서 생산했다.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자면 1열 뒷부분만 개폐 가능한 코란도 소프트탑 정도가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살펴보면 국산차를 기반으로 한 오픈카를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에쿠스가 있으며, 그 외 싼타페, 카니발 등 몇몇 차종도 오픈카 모델이 있다. 분명 제조사에서는 정식으로 판매한 적이 없는 차량인데, 이 차량은 무엇일까?
글 이진웅 에디터
일반 판매용이 아닌
국가 중요 행사에 사용되는 에쿠스
인터넷을 보거나 혹은 도로에서 정말 운이 좋으면 에쿠스 오픈카를 볼 수 있다. 이 차들은 대통령 취임, 해외 국빈 방문 등 국가 중요 행사에서 활용하는 특수 차량이다. 일반 양산차를 기반으로 개조한 것이며, 목적이 목적인 만큼 당연히 일반 판매는 되지 않는다. 에쿠스 이전에는 캐딜락 엘도라도 오픈카가 활용되었다.
개조한 형태를 보면 다음과 같다. B필러나 C필러를 잘라내 루프를 들어내고, 조수석과 뒷좌석도 들어낸다. 그리고 2열에 단상과 손을 잡을 수 있는 봉을 설치하며, 바닥은 레드 카펫을 연상케 하는 빨간색으로 마감한다. 그리고 단상은 외국에서 방문하는 국빈과 키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압식으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1세대와 2세대 모두 오픈카 모델이 있으며, 주로 리무진 모델을 개조한다. 일반 모델보다 더 고급 모델인 점은 물론 휠베이스가 길어 뒤쪽 공간이 더 많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자라 길이를 더 늘렸다고 한다.
또한 자동차의 무게는 바닥과 천장이 고루 지지해 주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천장의 일부분인 루프와 필러를 잘라내면 무게 지탱 능력이 떨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바닥을 보강했으며, 이 때문에 에쿠스 오픈카는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차보다 훨씬 무겁다.
군대에서도 사열할 때
에쿠스 오픈카를 사용한다
국가 행사뿐만 아니라 군대에서도 에쿠스 오픈카를 사용한다. 이 역시 쉽게 볼 수 있는 차는 아니다. 대장 계급이 제공받는 의전차가 에쿠스인 만큼 대장이 참여하는 큰 행사에 사열차로 동원된다. 대장 계급으로 보직에 오르는 합참의장 이취임식, 각 군 참모총장 이취임식 등이 해당된다.
에쿠스 이전에는 기아차의 엔터프라이즈 오픈카를 활용했으며, 이후 에쿠스 1세대, 2세대 오픈카를 쭉 활용했다. EQ900은 오픈카로 개조된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으며, G90 오픈카는 2020년 합참의장 이취임식때 활용된 모습이 포착되었다. 대장 이하는 에쿠스가 아닌 체어맨 오픈카를 활용한다.
번호판으로 누가 탑승했는지
알 수 있으며
운전석 뒤쪽에 행사 주인공이 탑승한다
에쿠스 오픈카 전후면에는 번호판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 번호판으로 누가 안에 탔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이 탑승해 있으면 파란색 바탕에 봉황이 그려진 판을, 장성이 탑승하면 그 장성의 소속 군을 상징하는 바탕에 계급에 맞는 성판을 장착한다. 국방부 장관이 타면 국방부장관기와 동일한 모습의 판을 장착한다. 아무도 타지 않으면 번호판을 가리며, 일반적인 운행 때에는 해당 차량에 부여된 일반 번호판을 장착하고 다닌다. 해외 국빈이 탑승했을 경우 운전석 쪽 깃대에 해당 나라의 국기를 단다.
흔히 직책이 다른 사람이 한 차에 탑승할 때 일반적으로 조수석 뒤쪽이 제일 상석인데, 에쿠스 오픈카는 운전석 뒤쪽이 제일 상석이며, 행사의 주인공이 탑승한다. 조수석 뒤쪽은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이 탑승한다. 예를 들면 국군의 날 행사에서는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이자 행사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운전석 뒤쪽에, 행사를 주관한 국방부 장관은 조수석 뒤쪽에 탑승한다.
싼타페 오픈카와
카니발 오픈카도 있다
에쿠스 오픈카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할 때는 싼타페와 카니발 오픈카가 활용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에 검소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유명했으며, 다른 나라 방문 시에도 해당 국가에서 생산하는 차량 중 소형~중형차급 차량을 활용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할 때는 그의 바람대로 준중형차(국내법상 소형차)인 쏘울을 의전차로 활용했으며, 퍼레이드 행사 때는 싼타페와 카니발을 활용했다. 카니발은 비록 작은 차는 아니지만 중형 SUV와 비슷한 가격대를 가졌으면서도 크기가 커 공간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상징인 흰색 수단에 색상을 맞춰 차체 색상부터 시트까지 모두 흰색으로 장식했으며, 교황의 뜻에 따라 별도로 방탄 처리는 하지 않았다. 에쿠스 오픈카와는 달리 좌석을 들어내지는 않았으며 대신 뒷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어내고 1열 뒤, 2열 도어, 후면에 봉을 장착했다. 카니발의 경우 햇빛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쏘울을 비롯해 싼타페 오픈카와 카니발 오픈카는 교황청에 기증되었으며, 이후 교황이 아시아 국가 방문 및 행사 참여할 때 다시 이 차들이 활용되었다. 싼타페 퍼레이드카는 2015년부터 포프모빌로 정식 활용하고 있다.
멋있어 보이지만
개조하면 안 된다
위에서 소개한 에쿠스 오픈카, 싼타페 오픈카, 카니발 오픈카가 매우 멋있어 보이지만 절대 따라 하면 안 된다. 불법 튜닝으로 명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튜닝을 해도 구조변경 허가가 나지 않으며, 공도 주행을 할 수 없다. 단 등록을 말소한 상태라면 공도로 나오지 않는 조건 하에 개조 가능하기는 하다. 불법 튜닝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루프와 뒷유리 부분이 없기 때문에 무게 지탱 능력이 취약해지며, 전복을 대비해 A필러 보강을 해두지 않은 상태라 안전에 크게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위 차량들의 경우 특수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조를 한 것이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구조변경 허가가 난 것이다.
법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
원칙이 무너지고 없는……
우뚝솟은 고정 핸들보고…. 무개차려니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