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차 벤츠야?” 솔직히 이런차 부끄러운데도 엠블럼을 변경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

간혹 차에 붙어있는 엠블럼을 바꾸는 사례가 있다
엠블럼만 바꿔도 차가 꽤 달라보이기 때문
대부분은 신경도 안쓰거나 웃고 넘어가거나 개성있다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허세다, 보기싫다는 반응도 있다

엠블럼, 언듯 보면 별거 아닌것 같지만 생각보다 중요하다. 브랜드의 이미지와 정체성 등을 담아낸 것이며, 제품에서 눈에 띄는 곳에 엠블럼이 존재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첫인상이 되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엠블럼을 만들 때에는 꽤 신경을 많이 쓴다.

그렇다보니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엠블럼이 달려있는지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자동차의 경우에는 엠블럼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반응도 개성이냐, 보기싫다 두가지로 나뉘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엠블럼 변경은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차량에 달려 있는 엠블럼들, 하지만 차체에 각인된 것이 아니라 별도의 파츠로 붙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차주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바꿔 끼울 수 있다. 이를 보고 일명 엠블럼 튜닝이라고 한다. 엠블럼을 변경하는 것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옛날에는 수입차 자체를 보기 어려웠던 탓에 수입차를 보기만 해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고, 특히 독일차의 경우 품질, 성능까지 우수했다.

수입차를 로망으로 삼는 사람은 많았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구입하는 것은 부유층, 고위층이 아닌 이상 어려웠다. 그렇다보니 엠블럼이라도 변경해 수입차 느낌을 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그때도 차를 정말 모르는 사람이 아닌 이상 수입차가 아니라는 것은 다 알아봤다.

하위 트림에 붙는 트림명을
상위 트림에 붙는 것으로…

엠블럼은 그대로 두는 대신 트림명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하위 트림에 붙는 것을 상위 트림에 붙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랜저 HG같은 경우에는 HG240을 HG300으로 변경하고, 벤츠의 경우 S350을 S500으로 바꾸는 등 사례는 매우 많다.

그랜저, 벤츠 등을 사긴 했지만 가장 저렴한 트림을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체면을 구길까봐 상위 트림에 붙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경우에는 차를 정말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하위트림인지 상위트림인지 알기 어렵다.

르노삼성의 경우
르노 엠블럼으로 많이 바꾸기도 한다
GM대우는 쉐보레 엠블럼으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엠블럼 변경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있다. 그 중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례로 르노삼성차량을 르노 엠블럼으로 많이 바꾸기도 한다. 르노라는 브랜드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데다 로장주 엠블럼이 꽤나 멋스러운 편이고, 국산차명보다 해외 차명이 왠지 모르게 뭔가 더 있어보이는 느낌이 난다.

특히 르노삼성 엠블럼을 달고 판매되는 XM3, SM6, QM6가 유럽에서 르노 아르카나, 탈리스만, 콜레오스로 판매되다 보니 아예 신차 인도 후 바로 르노룩으로 꾸미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은 단종된 QM3, QM5 역시 해외에선 르노 캡처와 콜레오스로 판매되었다 보니 많이 변경했다.

2000년대 르노삼성이 닛산 차량을 베이스로 활용할 때는 SM5 2세대 모델을 원본인 티아나로 변경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쪽은 후미등 변경도 티아나 순정에 한해 합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GM대우 차량도 쉐보레 엠블럼과 차명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많다. 마티즈는 스파크로, 라세티 프리미어는 크루즈로, 토스카는 에피카로, 윈스톰은 캡티바로 변경했다. 이 역시 르노삼성처럼 해외에는 해당 차명으로 판매된다. 알페온은 뷰익 라크로스가 원본이라 이쪽으로 많이 변경했다.

엠블럼 변경뿐만 아니라
외관을 튜닝하기도 한다

단순히 엠블럼 변경에만 그치지 않고 외관을 튜닝해 수입차의 외관을 흉내내는 경우도 있다. NF 쏘나타를 아우디 A6처럼 튜닝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레이는 뒷좌석 공간이 생각보다 넓어 레쿠스라는 별명이 있는데, 이에 맞춰 전면을 2세대 에쿠스 외관으로 튜닝한 사례가 있다. 거기다가 레이가 생각보다 각진 편이여서 전면을 G바겐으로 튜닝한 사례도 있다.

한때는 다마스로 폭스바겐의 마이크로버스로 튜닝하는게 유행이 되기도 했다. 차체 형태만 보면 꽤 닮았다 보니 제대로 하면 정말 식별 불가능할 정도다. 다만 허가되지 않은 등화류 교체, 차대변조로 인해 대부분은 불법튜닝으로 간주되었으며, 꽤 많은 사람들이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등짝 스메시를 안당하기 위해
수입차 엠블럼을 국산차 엠블럼으로…

수입차가 대중화된 요즘에는 반대로 수입차 엠블럼을 국산차 엠블럼으로 변경하는 사례도 가끔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대부분 남편이 큰맘먹고 수입차를 샀는데, 비싼 돈을 주고 샀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면 등짝스메시가 날아올까봐 국산차 엠블럼으로 교체하고 아내에게는 국산차 샀다고 말한다.

하지만 외관까지는 엠블럼을 바꾼다지만 실내의 스티어링 휠 경적 부분에 있는 엠블럼은 바꾸기 어렵다. 이 때는 자기만족을 위해서 벤츠, BMW 등으로 바꿨다고 둘러댄다. 차를 잘 모르는 아내라면 남편의 말을 듣고 넘어간다. 물론 아내가 남편이 수입차 산거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개성으로 달아 바꿔두는 경우도 있다.

엠블럼 변경에 대한
갑론을박들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엠블럼 변경한 차의 사진이 꽤 올라오는데,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개성이다”, “나에게 피해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그러냐” 등이 있는가 하면 다른 네티즌들은 “꼴깝이다”, “저렇게 한다고 해서 수입차 되냐”, “허세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등이 있다.

뭘 하던 자유인 한국 사회에서 엠블럼을 변경하는 데 불법적인 부분만 없다면 이와 관련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 권리는 없다. 다만 엠블럼을 변경한 일부 차들이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 부정적인 인식을 심는데 어느정도 기여한 점은 사실이다.

엠블럼 변경
불법일까?

그렇다면 엠블럼을 변경하는데 불법적인 부분은 없을까? 국민일보가 운영하는 취재대행소 왱이 특허청에 문의한 사항에 따르면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되기 위해서는 상표를 사용하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한 오인, 혼동가능성이 있어야 된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단순 엠블럼 변경은 타인의 상표(벤츠)를 상품(자동차)에 표시하는 행위가 있는 것은 맞으나, ‘판매’를 목적으로 상표를 부착한 게 아니라면 상품의 ‘출처표시’로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상표법이나 부경법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 자동차관리법을 살펴보아도 이러한 정도의 튜닝은 처벌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즉 예를 들어 그랜저에 있는 엠블럼을 벤츠 E클래스로 변경 후 타인에게 E클래스라고 속여 판매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라면 엠블럼 단순 변경으로 문제되는 점은 없다. 다만 아래 사항은 꼭 지켜야 한다.

먼저 등화가 포함된 엠블럼으로 변경하는 것은 단속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등화 관련 법규가 꽤 엄격한 편이며, 인증받은 튜닝용품이 아닌 등화장치는 모두 불법에 해당된다.

단순히 엠블럼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엠블럼이 부착된 튜닝용품이나 악세사리의 경우 상표법 위반이 될 수 있다. 2014년 그리고 2017년경에 특허청 상표권 특별 사법 경찰은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통해 수입차 상표를 부착한 튜닝용품과 액세서리를 판매해오던 판매업자 4명을 입건했다.

사제 튜닝 부품과 악세사리를 정품으로 속여 판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흔히 짝퉁 명품 판매 검거하는 것과 똑같이 처리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