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대금 미납으로
투자계약 해지됐다는 에디슨모터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비협조적 태도 비판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결국은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러 크고 작은 문제들로 화제를 모았던 에디슨모터스이지만 결국 쌍용차 인수에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은 요소는 역시 자금 조달이었다.
현재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의 계약이 무효화되며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할 시점에 놓였다. 다만 이제 와서 새로운 인수자를 다시 물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에 실패한 원인은 무엇이고 현 행보는 어떠한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에디터
당초 시작부터
무리한 계약이라는 평이 많았다
쌍용차가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지난 25일 예정되어 있던 인수대금을 에디슨모터스가 제때 완납하지 못하자 계약 해지를 통보하게 된 것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305억 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일이 있다.
하지만 계약금 305억 원을 지불하고 남은 잔금 2,743억 원은 납입 기한인 지난 25일까지 입금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쌍용차는 공시를 통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투자 계약이 자동 해지되었다”라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은 지난해 입찰 당시부터 꾸준히 지적을 받아왔다. 에디슨모터스의 연간 매출은 약 900억 원으로 쌍용차의 1/30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 및 관련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비유를 들기도 했다.
더군다나 에디슨모터스는 당초 투자에 참여하기로 했던 사모펀드 두 곳이 결국 투자를 취소한데다 자회사 에디슨 EV의 영업손실 및 새로 인수한 회사의 적자 등의 악재가 연달아 뒤따르며 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리고 만 상황이다.
쌍용차, “운영금 대여 미납”
에디슨, “비협조적 태도”
결국 길었던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관계는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진 않았다. 쌍용차의 계약 해지 통보를 두고 에디슨모터스가 반발에 나선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이 같은 판단과 행동 자체에 당혹감을 느끼는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측은 인수대금 미납은 관계인 집회 연기 신청에 따라 지급 절차가 지연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용차가 인수 무산의 이유로 꼽은 이유는 인수대금과 운영금 대여 미납이다. 실제 에디슨모터스는 계약 체결 당시 약속했던 운영자금 500억 원 가운데 300억 원만 지급했고, 200억 원은 아직 주지 않은 상태다. 이에 더해 계약 해지의 사유가 에디슨모터스 측에 있으므로 계약금 역시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당연 이를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운영금 대여 미납과 관련해서도 1차 300억 원 지급 당시 관리인단이 에디슨모터스와 협의해 지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단 한차례 협의도 없었기 때문에 지급을 미뤄왔다고 반박했다. 즉 인수 무산의 원인이 쌍용차의 비협조적 태도에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이전부터 상당히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쌍용차는 이전부터 경영에 간섭을 하는 에디슨모터스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며 상거래 채권단과 쌍용차 노조 역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강하게 거부해오고 있었다.
이제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을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네티즌들도 상이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 중에는 “쌍용차는 아직도 지들이 뭐 되는 줄 아네. 왤케 비협조적이지”, “에디슨모터스 아니면 인수해 줄 곳도 없는데 무슨 자신감일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그나마 다행이다. 기술, 자본 다 애매한 기업에 인수되는 게 말도 안 됐다”, “이미 주식으로 배 터지게 해 먹었을 거다. 첨부터 별생각 없었을 게 분명하다”, “합법적인 작전주로 먹튀한 꼴이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네티즌들 중에는 “결국 또 노조가 발목 잡네”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네티즌들은 노조가 회사를 살리는데 관심을 두기보단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는데 급급하다 보는 이들도 상당하다.
일각에선 청산 수순을 밟는 것이 나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쌍용차가 파산하게 되면 관련 협업사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기에 새 정부는 이를 그대로 보고만 있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협업사들의 도산을 이유로 쌍용차를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관련 업계의 축소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입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쌍용차는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역사를 마무리하게 될 것인지 하루빨리 사건이 일단락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