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롯데월드몰에 전시된 부가티 시론
한국 시장을 위해 제작된 차량
직접 본 사람들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 하이퍼카라는 것이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재 자체가 의문이었는데, 이제는 도로에서 정말 운 좋으면 볼 수 있을 정도로 조금씩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서울에 있으면 간혹 한 번씩 볼 수 있으며, 부산에서도 포착되기도 한다.
하이퍼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부가티가 있다. 양산차 최초로 1,000마력을 넘겨 하이퍼카라는 장르를 개척한 브랜드다. 현재 부가티는 시론을 시판하고 있는데,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 시론이 전시되어 있어 화제다. 직접 본 한 네티즌은 본 것만으로도 감격이라며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글 이진웅 에디터
베이론 후속 모델로
첫 선을 보였다
2005년 출시된 베이론은 1,001마력과 최고 속도 400km/h을 넘은 전무후무한 수치를 자랑했다. 당시 파가니와 코닉세그도 700~800마력 정도에 최고 속도 300km/h대였기 때문에 베이론의 등장은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베이론 이상의 출력과 성능을 가진 하이퍼카들이 등장하면서 부가티는 새로운 모델 개발에 착수하였고, 450대 생산을 마치고 2015년에 단종된 베이론의 후속 모델로 시론을 2016년 선보였다.
시론이라는 이름은 1920~1930년대 부가티의 전설적인 드라이버였던 ‘루이스 시론‘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부가티 회장이었던 볼프강 뒤르하이머에 따르면 베이론을 더 훌륭하게 다듬은 모델이기 때문에 개발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고 한다. 즉 풀체인지가 아닌 페이스리프트에 가까운 모델인 셈이다.
부가티는 공식 출시 이전, 시론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가장 고급스러운 슈퍼 스포츠카라고 소개했다. 당시 기존 부가티 고객들을 대상으로 180건가량의 주문을 받기도 했다.
밋밋했던 베이론의 디자인을
공격적으로 다듬었다
전작의 베이론은 성능이 최고였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디자인이 너무 밋밋하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둥글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슈퍼카/하이퍼카 특유의 스포티한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후속 모델인 시론은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들여 기존보다 더 스포티하게 디자인했다. 베이론을 다듬은 모델이기 때문에 전체적이 디자인 요소는 베이론과 비슷하지만 4개로 분리된 LED 헤드 램프를 적용해 전면 인상을 공격적으로 바꿨다.
측면부의 흡기구는 기존보다 더 커졌으며, 도어 뒤쪽에 C자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후면은 기존 원형 테일램프에서 일자형 테일램프로 변경했다. 아래쪽에는 중간이 나눠진 듀얼 머플러와 커다란 디퓨저가 있다.
시론은 둥근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공기 흐름을 개선해 이전보다 적은 공기 저항을 달성했다. 또한 카본 파이버를 활용한 모노코크 플랫폼과 보디 패널을 통해 가벼우면서 높은 강성을 자랑한다.
실내는 전체적으로 외관과 마찬가지로 둥글게 디자인해 부드러운 느낌을 살렸고, 1열 시트 사이에는 C자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으며, 앰비언트 라이트도 적용되어 있다. 계기판은 중앙에 500km/h까지 찍혀있는 아날로그 속도계와 양쪽에 RPM, 내비게이션 등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로 구성되어 있다. 센터패시아 폭은 상당히 좁으며, 다이얼 방식의 버튼 4개와 비상등, 변속기가 존재한다.
실내 대부분의 요소에 카본과 고급 가죽을 적용해 상당히 고급스러운 편이다. 카본 파이버로 도배되어 있는 다른 하이퍼카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특히 스포츠 시트에는 퀼팅 패턴까지 들어가 있다. 스티어링 휠 역시 고급 가죽과 알루미늄이 혼합되어 있다. 시론 실내가 고급스러운 이유는 단순히 퍼포먼스 만이 아닌 GT를 지향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400km/h가 넘는 속도에서도 의외로 승차감이 편하며, 운전하는 것도 다른 고성능차에 비하면 쉬운 편이라고 한다.
성능은 그야말로
끝판왕 수준
기존 베이론도 넘사벽 성능이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시론은 그보다 훨씬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4.0리터 V8 엔진을 병렬로 붙여 8.0리터 W16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터보는 무려 4개를 장착했다. 그 덕분에 최고출력은 무려 1,500마력 최대토크도 163.2kg.m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2.4초, 제로이백은 6.1초, 제로삼백은 13.1초, 제로사백은 32.6초이며, 최고속도는 제한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420km/h이라고 한다. 제한을 풀면 450km/h 이상 나간다고 한다. 참고로 가격은 한화로 30억 정도 된다.
다양한 파생 모델이
존재한다
시론은 다양한 파생 모델이 존재한다. 시론 스포츠는 성능은 그대로 두고 무게를 18kg 감량하고 코너링 성능을 높였다. 또한 그릴에 16이라는 숫자가 새겨지며, 와이퍼는 카본 파이버 소재로 제작, 휠도 변경했다. 후면에 머플러는 듀얼에서 쿼드로 변경되었다. 가격은 한화로 35억 원 정도 된다.
디보는 외형만 보면 완전히 다른 차 같지만 플랫폼이나 파워트레인 등을 시론과 공유하기 때문에 파생 모델로 포함한다. 디자인이 상당히 미래지향적으로 변했으며, 시론 대비 35kg 감량했고 트랙에 특화된 모델인 만큼 최고 속도는 낮춘 대신 코너링 성능을 높였다. 내장재는 알칸타라가 많이 사용되었다. 가격은 69억 원 정도다.
시론 슈퍼 스포츠 300는 시론을 기반으로 엔진 출력을 1,600마력으로 높였으며, 전면과 후면에 약간의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 최고 속도는 무려 490km/h로 매우 빠르다. 참고로 300이라는 이름이 붙어 300대 생산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30대만 생산하며, 300mph/h를 돌파했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다만 기네스북에는 등재되지 못했다.
그 외 EB110을 기념하는 첸토디에치, 코너링 성능을 높인 또 다른 고성능 모델 시론 퓨어 스포츠, 110주년 기념 모델 시론 스포츠 110 ANS 등이 존재한다. 시론을 비롯해 파생모델까지 모두 한정 생산 모델이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전시된 차량
한국 시장을 위해 만든 차량
최근 잠실 롯데월드몰에 시론 한 대가 전시되었다. 자동차 관련 소식을 꾸준히 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차가 꽤 익숙할 것이다. 그렇다. 2020년에 매물로 등장한 시론이며, 한국 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차량이다. 실제로 해당 차량에 KOREA ONE OF ONE이라는 표식이 새겨져 있어 이를 증명한다.
부가티 공장에서 테스트 주행 후 출고되었으며, 부가티가 운영하는 항공기 운송 프로그램을 통해 수입되었다. 외관은 화이트와 남색 투톤 조합이며, 내부는 아이보리와 블루 투톤 조합으로 되어 있다. 잠실 롯데월드몰 이전에는 하남 스타필드와 압구정에도 전시된 적 있다.
직접 본 사람의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차가 공개된 공간에 전시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후기를 살펴보면 “본 것만으로도 감동이다”, “신기하다”, “말로만 듣던 부가티를 실제로 볼 줄이야”, “앉아나 보고 싶다” 등의 반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