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중국 모델 ‘라만도’
버스보다 넓은 튜닝카 눈길
놀랍게도 실존하는 자동차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는 크게 세 종류의 자동차가 있다. 중국산 차와 수입차, 그리고 합작차다. 합작차는 오직 중국에만 존재하는데 관세와 규제 문제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내에 합작사를 별도로 설립한다. 이 합작사에서 중국 시장만을 위해 내놓는 자동차들만 해도 웬만한 중소형 국가의 자동차 시장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폭스바겐 ‘라만도 L’ 역시 이 합작차 중 하나로 파사트와 비슷한 크기의 중형 리프트백 세단이다. 최근 중국의 한 자동차 튜너가 이 차를 기반으로 만든 튜닝카 ‘라만도 5XL‘를 공개했는데 너무나 비현실적인 생김새로 인해 “합성사진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에 차량 제작자는 라만도 5XL를 운행하는 영상을 공개해 실제 차량이라는 걸 입증했고 모두를 다시 한번 충격에 빠트렸다.
글 이정현 에디터
전폭 1.8m에서 3m로 확장
성인 10명도 탈 수 있어
폭스바겐 라만도 L의 전폭은 원래 1,831mm다. 차량 제작자는 라만도 L을 반으로 자른 후 차체와 시트, 섀시 구조물 등을 추가해 차량 중앙 부분을 확장했고 전폭을 3m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마개조’라고 할 수 있는데 한 번 잘랐다가 붙인 결과물치고 의외로 준수한 퀄리티를 보여줘 호기심을 자극한다.
순정 상태에서 5인승이었던 라만도 5XL는 조수석이 2인승 시트로 변경되고 뒷좌석이 연장되어 승차 정원이 8명으로 늘었다. 제작자에 따르면 성인 10명도 거뜬히 태울 수 있다고 한다. 대시보드에는 넓어진 전폭만큼 디스플레이가 추가로 장착되었으며 룸미러 위치도 실내 중앙 부근으로 옮겨졌다.
기술적 한계도 드러나
상상 초월하는 구동방식
개조한 대시보드의 유격을 제외하고는 실내 완성도가 전반적으로 높아 보인다. 시트는 큰 이질감 없이 연결되어 있으며 글라스 루프 역시 보존되었다. 다만 비용 문제로 글라스 루프와 앞, 뒤 유리가 아크릴로 대체되었다. 트렁크는 연장된 차폭만큼 무거워져 가스 리프트가 제 역할을 못해 성인 세 명이 들어야 겨우 열 수 있다. 와이퍼 또한 기술적 문제로 추가하지 못해 운전석 부근에만 있으며 후면 일자형 LED 테일램프는 연장된 부분 위에 플라스틱 덮개로 마감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차의 가장 또 다른 특징이자 문제는 구동방식이다. 원래 전륜구동이었지만 차폭을 넓히는 과정에서 구동축은 연장하지 못해 1.4L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의 출력이 운전석 쪽 앞바퀴에만 전달된다. 조수석 쪽 앞바퀴는 뒷바퀴와 함께 따라서 구를 뿐이다. 앞서 언급한 유리와 마찬가지로 비용 문제로 인해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 두 칸은 기본
“와이드바디 끝판왕”
라만도 5XL는 중국 도로에서 주행할 수 없어 별도의 서킷에서 주행하는 모습만 공개되었다. 만약 이 차가 한국에 있었더라면 주차선 침범은 기본 소양이었을 것이다. 한편 국내 도로에서 운행할 수 있는 자동차의 최대 전폭은 2.5미터로 대형 화물차나 버스의 전폭도 이에 맞춰서 제작된다. 라만도 5XL는 차로 폭이 3.5미터인 고속도로에서나 겨우 주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네티즌들은 “펜더를 잡아 늘린 차들이 아닌 이 차야말로 진정한 와이드바디다”, “8인승 차량이 필요하지만 RV나 SUV가 싫다면 이 차가 최고의 선택일 듯”, “내 로버 미니를 맡기고 10인치만 늘려달라고 하고 싶다”, “어느 나라에서도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없겠네”, “그래도 미국인들한텐 좁다”, “차박도 가능하겠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