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핵 원료로 움직이는 자동차
그 정체는 바로 포드 뉴클레온
망상 가득한 단순 콘셉트카일 뿐?

20세기 자동차 산업은 그야말로 황당한 실험의 장이었다. 상식 밖의 디자인과 기술이 뒤섞였던 시절, 포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1957년 공개된 ‘포드 뉴클레온(Ford Nucleon)’ 콘셉트카는 그야말로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리려 했던 야심작이었다. 차량 후방에 소형 원자로를 탑재하고, 핵 분열을 통해 주행하겠다는 발상이 담겨 있었다.
뉴클레온은 스케일 모델 단계에서 멈췄지만, 포드가 바라본 미래의 이동수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상용화를 염두에 둔 실험이라기보단, 당시 원자력 기술의 발전 가능성과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퍼포먼스에 가까웠다. 그러나 차량 구성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아이디어 이상의 정교함이 담겨 있다.

픽업처럼 생긴 ‘핵차’
스펙은 상상을 초월
포드 뉴클레온은 디자인부터 범상치 않았다. 차량 전면은 웨지 형태의 스니웃과 슬릿형 헤드라이트로 미래적 이미지를 강조했고, 차체 전체 길이는 200.3in(약 5.1m), 폭은 77.4in(약 2m)로 오늘날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수준이었다. 그러나 높이는 포드 GT40과 유사할 정도로 낮아,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건 그 구조다. 픽업트럭처럼 운전석이 작고, 리어 섹션이 대형 캡슐 형태로 구성돼 있었다. 이 뒷부분에 바로 ‘파워 캡슐’이라 불리는 원자로 동력원이 위치하게 된다. 휠베이스는 고작 69.4in(약 176cm)로, 전체 길이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짧은 비율을 갖고 있었다.
해당 원자로는 군용 잠수함에 사용되는 핵반응기를 축소한 형태로, 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해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를 터빈으로 전환, 최종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차량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포드는 이 차량이 이론상 한 번 충전으로 약 5,000마일(약 8,00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현은 불가능했지만
상상력은 살아 있었다
결국 뉴클레온은 실물 양산에 이르지 못했다. 고작 3/8 스케일 모델만 제작되었고, 원자로 장착도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 포드 역시 현실적인 기술 제약과 방사선 차폐 문제 등으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클레온은 자동차 산업이 그 시절 어떤 상상력을 품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례다.
RS2.00 그룹 B 콘셉트처럼, 뉴클레온 역시 실현 불가능한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을 통해 브랜드의 기술적 비전을 드러냈다. 이후 포드는 1962년 6바퀴 기반의 포드 시애틀라이트 XXI 콘셉트에서도 핵 동력 아이디어를 재차 다뤘지만, 역시 실현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금은 수소 연료전지, 고체 배터리 기술로 미래를 논하지만, 당시엔 ‘핵으로 달리는 차’가 기술의 정점이었다. 위험하지만 참신했던 이 콘셉트는, 지금 봐도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과연 상상력만큼은, 그 시절이 더 풍요로웠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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