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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는 운전자가 보내는 도로 위의 암묵적 신호

옵션+|2018.05.13 09:00

너무 큰 것을 바라는 걸까?

방향지시등과 비상등

어쩌면 너무 큰 것을 바라는 걸 수도 있다.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다른 운전자를 배려하는 올바른 운전자도 많은 반면, 방향지시등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불량 운전자도 많은 우리나라 도로에서 비상등까지 사용하길 바란다는 것이 말이다. 

방향지시등을 사용하는 것은 몹시 당연한 행동이지만 오히려 방향지시등을 사용해주는 운전자가 고맙게 느껴지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는 것을 감출 수 없다.


우리는 다른 운전자들과 대화하면서 운전할 수 없다. 자동차 외부에 있는 헤드램프, 테일램프, 방향지시등과 같은 모든 등화 장치는 도로에서 우리의 의사(意思)를 대신해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은 '비상등'이 아닐까 한다. 나라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기도 하는 비상등, 우리나라 역시 우리만의 비상등 문화를 갖고 있기도 하다. 오늘은 도로에서 비상등이 주는 의미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우선 만국 공통으로 '비상등'은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을 알릴 때 사용하는 등화장치다. 사전적으로도 비상등(非常燈)은 '아주 긴급하거나 위급할 때에 남에게 그것을 알리기 위하여 켜는 등'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전 세계에서 통하는 공통적인 의미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도 존재한다. 구체적인 상황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고속도로에서 갑작스러운 정체시

고속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방 위급상황에 대처하기가 비교적 어렵다. 특히 안전거리를 기대하기 힘든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비상등을 켜지 않으면 앞에서 급정거가 이뤄지는지, 속도를 약간 줄이는 수준인지 인지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고속도로 주행 시 비상등은 급정거 상황이라는 것을 뒤 차량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2. 차량 고장 시

차량이 고장 난 것은 말 그대로 '비상 상황'이다. 특히 야간에는 더욱 필수적으로 비상등을 켜는 것이 요구된다.


3. 전방 사고 및 장애물이 있을 때

여기에 더욱 센스 있는 운전자라면 급정거나 차량 고장이 아닌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비상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시내 도로뿐 아니라 고속도로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는 운전자들이 많을 것이다. 과연 우리들의 통행세는 어디에 사용되고 있는 것인지 운전자들은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된다.

도로 위 포트홀뿐 아니라 모래나 자갈, 화물차의 적재물이 낙하되어있는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다. 이러한 환경에 익숙해진 것일까. 전방에 장애물이 있으니 잘 피하라는 의미에서 비상등을 잠깐 켜주는 센스 있는 운전자들도 있다.


4. 미안함과 고마움의 표현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다. 특히 교통체증이 심한 곳에서 차선 변경 후 뒤 차량 운전자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된다.


사실 의무는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저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운전자와 그렇지 않은 운전자로 나뉠 뿐이다. 방향지시등도 없이 끼어드는 운전자가 많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 큰 걸 바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5. 주차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에선 거의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미국, 유럽, 일본, 대만 등에선 주차장에서도 비상등을 자주 사용한다. 주차를 하기 위해선 정차가 필요하고, 뒤 차량이 있을 경우엔 주차를 위한 공간도 필요하다. 이를 주변 차량들에게 알리기 위해 해외에선 주차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비상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6. 안개 등으로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

안개가 짙게 낀 날씨라면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렵다. 가시거리가 짧아 후미등과 안개등으로도 한계가 있을 때 비상등을 켜 내 차량의 위치를 조금이나마 확실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비상등을 켠 무법자?

비상등은 도로를 점령한다는 신호가 아니다

올바른 운전습관을 가진 택시와 버스 운전자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밤낮 할 것 없이 위험한 도로 위에서 안전하게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다. 다만, 올바른 운전습관을 가지지 않은 '불량' 운전자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우선 불량 택시 운전자 이야기다. 아마 출근길 서울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이유의 절반 정도는 이들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들은 바깥 차선 한가운데에 비상등을 켠 채로 차를 세워놓고 승객을 기다린다. 주정차 금지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혹은 코너나 횡단보도 같이 절대 차를 세우면 안 되는 구역인데도 말이다. 이들 때문에 바깥 차선은 갑작스레 통행이 불가능해지고, 바깥 차선에 있던 차량들은 모두 안쪽 차선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극심한 교통체증이 발생한다.


물론 승객이 타거나 내리는 '잠깐의 정차'라면 다른 운전자들이 기다려주는 것이 맞다. 그러나 비상등을 켠채로 대놓고 정차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이다.


택시 운전자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택시 운전자들을 도로 한가운데서 기다리게 만든 승객에게도 잘못이 있다. 이들은 미리 택시를 불러놓고 세월아 네월아 나올 생각을 않는다. 정작 "안전한 곳에 정차하여 기다리고 있을 테니 조금만 걸어 올라와 달라"라는 요구를 하면 불만을 토로한다.


다음으로 불량 버스 운전자들이다. 이들은 머리부터 들이미는 위협적인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다. 왕복 8차선 도로에서 4차선에서 1차선으로, 수직으로 이동하는 버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 버스 전용 차선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바로 전 신호까지만 해도 가장 바깥 차선이었던 버스 전용 차선이 갑자기 중앙 차선으로 바뀌는 구조 말이다. 이 때문에 버스들은 무리하게 차선 변경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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