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arscoops.com)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는 공공기관에 주로 공급되며 일반 소비자들은 큰 관심이 없었던 차종이었으나, 지난해 테슬라가 모델 3로 인상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급증했다.

테슬라가 주목할만한 성적을 내자 현대차도 이에 맞서 “당장 내년에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발표를 하며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현대차가 너무 늦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라며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에서도 후발주자가 되게 생겼다”고 언급하고 있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전기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테슬라 판매량 앞지르겠다”
전기차 개발 몰두 선언한 현대차그룹
지난 7월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은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여 202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하여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또한 “당장 내년에 현대차 브랜드를 단 전기차 3종이 출시되며 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 전기차도 선보일 계획이니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라는 말을 남겼다. 현대차 그룹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며 폭탄선언을 한 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에 따라 친환경차 개발에 몰두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당장 내년에 출시될
현대자동차의 첫 순수 전기차 NE
현대차는 당장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순수 전기차 NE를 출시할 계획이다. NE는 소형 해치백에 가까운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나 크기는 수소차 넥쏘와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휠베이스는 대형차에 버금가는 3,000mm를 자랑하는데 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수치다. NE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선 누릴 수 없는 쾌적한 실내 공간을 가질 전망이다.

또한 두 가지 타입 배터리를 장착하여 일반 모델은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가 354km, 항속형 배터리를 장착하면 주행 가능 거리는 450k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21년 1월 NE를 출시할 계획이며 2021년 한 해 동안 총 7만 4,000여 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역대급 성능 자랑할
CV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와 형제그룹인 기아차는 같은 E-GMP 플랫폼을 활용하여 크로스오버 전기차인 CV를 출시할 예정이다. NE가 조금 더 실용적인 패밀리카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면 CV는 조금 더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가지고 출시될 전망이다.

기아 CV는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리막오토모빌리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포르쉐 타이칸에 적용되는 800V 전압 시스템을 장착하며, 이를 통해 배터리 완충 시간이 20분 내로 단축될 예정이다. 또한 슈퍼카에 버금가는 가속 성능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많은 소비자들은 CV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에겐 기회다” vs
“이미 늦은 거 아니냐”
로 나뉜 소비자들의 반응
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의 파격 선언 이후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기회”라며 현대차를 응원하는 한편 “수입차 제조사들은 벌써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는데 이미 늦은 거 아니냐”라며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엔 이미 수많은 수입차 제조사들이 순수 전기차를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테슬라 모델 3가 성공하자 많은 제조사에서 전기차를 출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기존에 생산하던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처럼 내연기관과 함께 생산되는 전기차만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수입차의 돌풍이 거세다
실제로 지금 한국 시장은 수입 전기차 돌풍이 시작된 분위기다. 작년 테슬라 모델 3는 전기차 부문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고 올해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아우디는 브랜드의 첫 순수 전기차인 e-tron을 국내에 출시했으며, 올해 국내에 배정된 물량이 모두 계약된 상태다. 더 이상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이야기다.

아우디뿐만 아니라 푸조도 e-208과 e-2008을 출시하며 수입 전기차 2,000만 원 시대를 열었다. e-208은 이번 달 말까지 국내에 들여오는 150대 계약이 모두 완료되었으며 추가 물량 확보에 힘쓰고 있을 정도로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수입 전기차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이외에도 8월 한 달 동안 쉐보레 볼트가 37대, 메르세데스 벤츠 EQC가 44대, 재규어 I 페이스가 1대, BMW I3가 10대 판매되어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2,562대로 작년 동일 기간과 비교할 시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순수 전기차 시장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미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선택지를 제시하지 못한 현대차
결과적으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를 제시하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작년 정부는 km당 탄소 배출량 기준을 110g에서 97g으로 낮추었다. 또한 2030년까지 km당 70g으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내연기관차의 대안으로 전기차를 이용하기 충분해졌다는 평가까지 더해지고 있어 전기차 수요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변화를 직감한 현대차는
PHEV를 출시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장의 변화를 직감한 현대차는 뒤늦게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업계에선 “이대로 가면 다른 제조사에게 선발주자 자리를 뺏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순수 전기차 대신 유럽 시장에 쏘렌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는 정책을 펼쳤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은 HEV나 PHEV보다는 순수 전기차에 더 관심이 많은 분위기이기 때문에 시큰둥한 분위기다.

그 와중에 테슬라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판매량이 주춤할 정도이기 때문에 계약된 모델 3 물량이 풀려버린다면 현대기아차로썬 전기차 시장 선점은커녕 또다시 후발주자로 다른 제조사들은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릴 수 있다.

파격적인 무언가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썬
비관적인 상황
현대기아차의 순수 전기차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상반기가 되어야 출시될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시장을 선점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평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내로라하는 유럽과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마다 자사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였고 판매까지 시작했다.

따라서 현대기아차는 후발주자로써 선발대를 견제할만한 파격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 주행거리가 어마 무시하거나 타의 추종을 불허할 성능을 가졌거나. 둘 중 하나라도 해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