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일본 불매운동은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들은 지난해 3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지속적인 할인 공세에도 좀처럼 판매량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그런데 불매운동 이후 1년 정도가 지난 요즘은 다시금 일본차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은 “자동차는 역시 불매가 어렵다”라고 언급했고, 그중 일부 네티즌들은 “우리가 일본에 배워야 할 점도 많다”라는 의견들을 보이기도 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일본 불매운동 이후의 일본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철옹성 같던 유니클로 명동점
불매운동 여파
버티지 못해 철수 선언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는 결국 대한민국 시장에 많은 변화를 이루어냈다. 철옹성 같은 유니클로는 하나둘 폐점하는 점포가 늘어나더니, 최근엔 개장날 20억을 쓸어 담아 화제였던 명동중앙점마저 철수할 것임을 공식화했다.

유니클로 측은 최근 홈페이지 매장 안내 페이지를 통해 명동중앙점이 내년 1월 31일까지만 영업한다고 명시했다. 2011년 11월 개점하여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던 명동중앙점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의 승리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명동점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883억 원의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국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은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 여파는 유니클로뿐만 아니라 국내에 진출한 다양한 일본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던 일본 맥주들의 판매량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일본 재무성이 직접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일본이 한국에 판매한 맥주 수출액이 제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난 뒤인 9월엔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시 99%가 줄어든 630만 원 수준까지 벌어졌고, 이후 10월에는 제로 수준이 된 것이다. 닛산이나 올림푸스, GU 역시 한국 시장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전월대비 14.5% 상승
닛산 철수에도 회복세 접어든
일본차 제조사들
그런데, 이런 강한 불매운동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거의 유일하게 불매운동 바람이 식었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자동차 시장이다. 지난해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던 일본차 브랜드들의 국내 판매량이 다시금 회복세에 접어든 것이다.

지난 8일, 한국수입차협회가 발표한 11월 수입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일본차는 총 1,987대를 판매해 10월 대비 14.5%나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닛산과 인피니티가 철수한 뒤 토요타, 렉서스, 혼다 세 브랜드가 기록한 판매량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그래도 닛산과 인피니티가 빠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7% 판매량이 하락하긴 했으나, 점점 일본차 판매량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판매량을 살펴보면 렉서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렉서스는 지난달 951대를 판매해 압도적인 일본차 브랜드 1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불매운동 여파가 거세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3.2% 상승한 수치다.

혼다도 지난달 파일럿을 역대급 할인금액으로 풀며 453대를 기록했던 작년 동월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413대를 판매해 어느 정도 일본차 브랜드들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철수를 선언한 닛산과 인피니티는 더 이상 한국에서 만나볼 수 없지만, 나머지 브랜드들은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냄비 근성”이라며 이어진 비판과
외부적인 다양한 요인들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다양한 의견들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역시 냄비근성 한국인의 특성이 드러났다”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표출하기도 했고, “이럴 줄 알았다”, “역시 불매운동은 일시적인 거였다”라는 의견들도 다수 존재했다.

반면, 일각에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에 개소세 인하, 거기에 일본차 프로모션까지 더해지며 매력적인 조건들이 더해져 일본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도 존재했다.

“차라리 일본차 사는 게 낫다”
지난해와 조금 다른 여론의 온도차
일부 네티즌들은 “요즘 현대기아차가 결함으로 시끄러운 만큼 이제는 일본차를 사려다 애국심에 국산차를 산 소비자들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본차를 구매하려던 많은 차주들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애국심에 국산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 소비자들이 새로 구매한 국산차에서 여러 가지 결함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제조사의 대처가 불만족스러워 “애국심에 국산차를 구매한 것을 후회한다”는 소비자들까지 등장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그냥 원래 계획대로 일본차를 살 걸 그랬다”라는 말까지 남겼다.

일본차 제조사들이
잘했다라기보단
국산차 제조사들이 못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어쨌든 결국 국산차를 살 돈이면 조금 더 투자해서 품질이나 기본기가 탄탄한 일본차를 사는 게 더 낫다”라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꽤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국산차 제조사들로썬 일본차 점유율이 떨어진 틈을타 점유율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이를 놓친 셈이다. 사실 일본차 제조사들인 지난해와 비교시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역대급 금액을 자랑하던 프로모션 역시 요즘은 다시 잠잠해졌다.

“한국도 이런 제도들은 도입해야”
차고지 증명제
일부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을 벗어나 “일본의 자동차 제도나 문화도 배워야 할 부분이 많다”라고 언급하기도 해 주목받았다. 특히 그들은 일본의 차고지 인증제 문화를 주로 언급했다.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화물차뿐만 아니라 일반 승용차도 차고지가 존재해야만이 차를 구매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 주택가를 둘러보면 도로에 불법 주정차 되어있는 차를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작은 주택에 살더라도 그 안에 작은 차고지를 마련해 놓는 것이 일본의 제도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었던 하나의 문화였다. 만약 거주지에 주차공간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면, 주소 기준 반영 2km 내에 주차가 가능한 사설 주차장 공간이라도 확보를 해야 차를 구매할 수 있다.

한국 경차시장이 축소되는건
제도적인 요인도 크다
또한 일본의 경차 혜택도 언급됐다. 현재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차는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첫차를 구매하는 사회 초년생들 마저 경차를 외면하고 소형차로 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경차를 구매했을 때 누릴 수 있는 혜택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간 경차는 취등록세가 전액 면제되었지만 2019년부터는 50만 원까지만 감면이 되고, 그 이상의 금액은 지불을 해야 하도록 바뀌었다. 연간 20만 원까지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유류세 환급카드도 사용할 수 있지만, 경차의 연비가 생각보다 좋지 않기 때문에 이를 꺼려 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실제로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경차들의 시내 연비는 아반떼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 외 고속도로 통행료, 혼잡 통행료 50% 감면이나 공영주차장 반값 혜택 등도 존재하지만 예전보다 경차 가격이 많이 상승한 요즘은 경차를 살 바에 차라리 소형차인 아반떼나 소형 SUV를 사는 게 낫다는 인식이 팽배한 시장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경차 점유율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일본은 경차 선진국으로 불린다. 일본은 아파트보단 골목길의 개인 주택과 차고지가 있는 환경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경차 문화 역시 발달되어 있다. 기본적인 세제혜택과 함께 에코카 감세 혜택도 별도로 받고 있다.

신차 구입 후 3년, 이후엔 2년마다 한 번씩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도 경차는 일반 자동차들 대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 경차를 타게 되면 누릴 수 있는 혜택과 생활 편리성이 한국과는 다르게 매우 잘 짜여있다는 이야기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도에서 먼저 시행한
차고지 증명제는
여러가지 논란만 키웠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좋은 제도는 우리나라에도 빨리 도입해서 따라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해가 저물어가는 경차 시장보단 차고지 증명제를 국내에도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사실 한국에서도 차고지 증명제를 실시하고 있는 지역이 존재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7월부터 중형 승용차까지 차고지증명제를 실시했다. 소형 및 경형 자동차는 아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나머지 차량들은 모두 차고지 증명을 해야 한다.

(사진=JTBC 뉴스)

국내 실정에 최적화하여
관련제도 도입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차고지 증명제는 대한민국에서 시행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나 차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개인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큰 상관이 없지만, 남의 집에 세를 들어서는 경우엔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차를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또한 자가 소유의 집이라고 하더라도 좁은 골목길이나 주택가라면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원룸 등에 거주하는 청년들, 자동차를 생계 수단으로 활용하는 저소득층 역시 차를 구매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이에 제주도민들은 “제대로 준비조차 하지 않고 섣불리 실시한 정책”이라며 원성이 들끓기도 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좋은 제도들은 국내 실정에 최적화하여 도입해야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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