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달리는 요새와 다름없어
민간용 방탄차 중 최고 성능

생산 중인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MercBenzKing”

현재 판매되는 신차들의 안전성은 과거에 비해 엄청난 수준으로 올라왔다. 올바른 시트 포지션으로 앉고 안전벨트를 제대로 착용했다면 웬만한 유형의 사고에서 대부분 목숨을 건질 수 있다. 그런데 충돌 사고를 넘어 노골적인 공격에 직면해도 안전이 보장되는 자동차가 있다. 바로 방탄차다.

방탄차는 국가 원수나 교황 등 중요 인물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요즘은 민간 시장에 판매되기도 한다. 분쟁지역과 같이 치안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활동하는 일반인이나 모종의 이유로 신변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소수의 개인 등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BMW나 벤츠, 아우디 등 독일의 완성차 제조사는 별도의 방탄 사양을 생산하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방호 성능을 갖춘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를 살펴보았다.

이정현 기자

유럽 VPAM 기준
최고 등급인 VR10

1928년부터 방탄차를 제작해온 메르세데스-벤츠는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를 S-클래스에 쏟아부은 방탄차 ‘S680 가드’를 판매 중이다. 유럽 VPAM(공격 차단 소재 및 구조 테스트 협회)은 방탄차의 방호력에 따라 VR1부터 VR10까지 10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 S680 가드는 최고 등급인 VR10에 해당한다.

VR10은 구소련제 SVD 소총이나 모신나강(Mosin-Nagant) 소총 등에 사용하는 7.62mm54mmR 탄을 최소 6발 이상 방어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국군 제식소총으로 사용 중인 K2 소총의 5.56x45mm 나토(K100) 탄은 VR7 등급, 분쟁지역 테러리스트나 게릴라들이 사용하는 AKM의 7.62x39mm 탄이 VR8 등급에 해당한다는 걸 고려하면 통상적인 돌격소총을 막아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저격용 소총에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방탄유리 / 사진 출처 = “Mercedes-Benz”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뒷문 / 사진 출처 = “Mercedes-Benz”

개선된 폭발물 방호 능력
바로 옆에서 터져도 안전

저격용 소총탄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놀랍지만 폭발물 방호 능력 역시 상당하다. S680 가드는 작년에 개정된 VPAM의 ERV(Explosive Resistang Vehicles) 테스트에서 루프, 바닥, 측면 방호력에서 모두 최고 등급인 별 3개를 획득했다. 개정 전의 VPAM ERV 테스트는 4m 거리에서 TNT 15kg를 폭발시키는 방식이었으나 개정 후에는 2m 앞에서도 폭발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이 테스트에 사용되는 더미는 인체의 피부와 근육, 골격은 물론이며 주요 장기까지 재현되어 있어 더욱 정교한 피해 측정이 가능하다. 최고 등급인 별 3개는 더미의 주요 기능 중 어느 곳도 교체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손상만 허락되는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따라서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는 현재 완성차 업체가 민간 시장에 판매하는 양산형 방탄차 중 최고의 방호력을 보유했다고 볼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2열 / 사진 출처 = “Mercedes-Benz”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인테리어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MercBenzKing”

S 클래스 호화로움 그대로
편의성은 차이 없는 수준

S680 가드에는 일반 차량과 비교도 안 되는 두께의 유리가 적용되었지만 기존 S 클래스의 호화로움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S680의 편의성이 현행 S 클래스 롱휠베이스 모델과 큰 차이 없는 수준이며 마이바흐 모델에 적용되는 호화 사양도 탑재되어 있다.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팅 및 OLED 기술이 적용된 미디어 디스플레이, 퍼스트 클래스 리어 스위트 및 2열 에어백 등 80여 개에 달하는 인디비주얼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트림과 컬러 조합에 관한 제한이 사실상 없지만 슬라이딩 선루프 등 방탄 성능을 저해하는 옵션은 일부 제외된다. 또한 서스펜션, 엔진, 변속기도 전용 사양으로 개조되어 일반형 S 클래스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핸들링을 보장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엔진룸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MercBenzKing”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특수 기능 제어 패널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MercBenzKing”

산소 공급 시스템도 탑재
최고속도는 190km/h 제한

방탄차 역할에 충실한 특수 사양도 만재됐다. 자동 트리거 기능이 있는 소화기 시스템은 물론이며 생화학 공격을 받았을 경우 탑승자를 유독가스로부터 보호하고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비상 프레시 에어 시스템도 포함된다. 이외에 사이렌, 점멸등 및 라디오와 같은 패닉 경보 시스템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타이어는 미쉐린이 공급하는 PAX 런 플랫 타이어가 적용된다. 타이어에 손상을 입더라도 최대 3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S 클래스에 탑재되는 6.0L V12 엔진을 대폭 개선해 얹었다. 배기가스 터보차저와 배기 매니폴드 및 에어 덕트가 모두 방호 능력을 갖춘 부품으로 변경되었으며 미립자 필터도 개선되었다. 최고출력 612마력, 최대토크 84.6kg.m의 괴력을 발휘하며 무거워진 차체 중량에 맞게 조정한 4륜구동 시스템도 기본 적용된다. 최고속도는 190km/h에서 제한된다.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MercBenzKing”

6억 3천만 원에서 시작
중남미 시장에서 인기

메르세데스-벤츠 S680 가드의 시작 가격은 45만 7,100유로(약 6억 3,100만 원)로 일반형 S 클래스의 세 배에 육박한다. 하지만 방탄 소재만 1톤 가까이 적용되고 각종 첨단 방호 시스템이 적용되어 어지간한 위험 상황에서도 안전을 보호하는 만큼 비싸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방탄 차량 시장 규모는 약 5천억 원 규모에 이른다. 한국의 경우 치안 수준이 높아 민간에 방탄차가 판매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만 치안이 불안정한 중남미 시장만 해도 연간 1만 대 규모의 방탄차 판매고를 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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