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논란거리라고?” 원래 달려있는 기능 썼다가 욕먹고 있는 전기차 오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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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늘어난 전기차
‘원 페달 드라이빙’ 논란
어떤 문제점 있을까?

현대 아이오닉 6

전기차의 빠른 보급에 따라 도로 풍경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면 시야에 적어도 한 대 이상의 전기차가 보이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르면 충전소를 한가득 채운 전기차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갈수록 늘어나는 전기차 오너들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조용하고 편리하며 빠르기까지 한 전기차에 대체로 만족하겠지만 운전 감각의 차이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회생 제동은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의 괴리감을 더욱 키우는 요소다. 잘 활용하면 많은 이점이 따라오지만 작동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편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전기차 ‘원 페달 드라이빙’을 놓고 열띤 논쟁이 오가고 있다. 최신 전기차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기능이며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을 주지만 문제점도 많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글 이정현 기자

현대 아이오닉 5 i-페달 작동 화면 / 사진 출처 = “클리앙”
현대 아이오닉 5 페달 / 사진 출처 = “클리앙”

회생제동 극대화한 기능
적응 못하면 문제 될 수도

전기차에는 기본적으로 회생제동 시스템이 탑재되어 나온다. 타력으로 주행하거나 감속할 때,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낭비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원리다. 현행 전기차는 아직 내연기관 자동차만큼의 충분한 주행가능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만큼 회생제동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디스크, 드럼 등 마찰 브레이크 사용 비중이 줄어들기에 관련 소모품 수명도 대폭 늘리고 환경 보호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도 있다.

최신 전기차에는 회생제동 효과를 극대화한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탑재된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란 말 그대로 페달 하나만으로 가속, 감속은 물론이며 정차까지 커버할 수 있는 기능이다. 브레이크 페달로 발을 옮기지 않고 가속 페달만으로 조작하는데, 가속 페달을 완전히 놓을 경우 브레이크 페달을 일정 강도로 밟는 것과 비슷한 회생 제동이 이루어진다. 이에 익숙해지면 전력을 아끼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만 적응하지 못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사고 / 사진 출처 = “서울신문”
전기차 사고 / 사진 출처 = “뽐뿌”

운전자 혼동으로 사고 발생
돌발 상황에서 판단 늦어져

최근 원 페달 드라이빙 관련 사고 사례가 종종 올라오는데 대체로 운전자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혼동해 발생한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정차까지 가능할 정도의 제동력이 발생하니 운전자는 이때 자신의 발이 브레이크 페달 위에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완전히 정차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불안하게 느껴지는 운전자는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 있는데, 이때 순간적인 착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돌발 상황에서의 판단 시간이 지연된다는 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차량이나 장애물 등과 빠르게 가까워지는 순간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놓기만 할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지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브레이크 페달이 유일한 답인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나 이를 고르는 과정에서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의 회생제동 강도가 높은 편이지만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아 발생하는 제동력에는 한참 못 미친다. 따라서 차량을 정차할 때는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코나 일렉트릭 계기판 회생제동 표시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electry”

갑자기 꺼지기도
배터리 보호 목적

기술적인 문제점도 지적된다. 일부 특수한 상황에서 원 페달 모드가 갑자기 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사들은 매뉴얼에 “차량이 완전히 충전되었거나 배터리가 극저온 상태인 경우 원 페달 드라이빙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해둔다. 정상적인 운행 상황일지라도 운전자가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갑자기 중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배터리를 완충한 상태에서 긴 내리막길을 달리며 회생제동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 용량이 완전히 찰 수도 있다. 이때 과부하를 막기 위해 원 페달 드라이빙이 자동으로 꺼지며, 배터리의 충·방전에 무리가 생길 정도로 추운 날씨에도 마찬가지로 작동이 중지될 수 있다. 하지만 운전자가 이 상황을 제때 인지하지 못한다면 충분히 위험한 상황으로 번질 여지가 있다.

현대 아이오닉 5 / 사진 출처 = 네이버 남차카페 “화성llKMJTV”님
현대 아이오닉 6 택시 / 사진 출처 = “블라인드”

네티즌 의견 극과 극으로 나뉘어
“편리하다” vs “아직 위험하다”

따라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원 페달 드라이빙을 애용한다는 한 전기차 운전자는 “저속 주행 위주인 시내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것보다 가감속이 훨씬 자연스럽다”며 “발을 수시로 옮길 필요 없이 가속 페달을 밟고 놓는 감각에만 집중하면 돼서 운전 피로도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이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을 맹신하는 것은 아직 위험할 수 있다”며 “누구든 헷갈릴 여지가 있는 데다가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갑자기 꺼지면 충분히 돌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긴급한 상황에서 대처도 확실히 둔해지게 된다”는 주장도 찾아볼 수 있었다.

브레이크 페달 / 사진 출처 = YouTube “미남의 운전교실”

‘원 페달’ 명칭 지양해야
운전자 혼동 가중해

한편 제조사를 지적하는 의견도 다수 이어졌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운전자들만의 잘못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운전자가 원 페달 드라이빙 사용 중 야기할 수 있는 실수에 대한 대비책을 제조사 차원에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기능에 ‘원 페달’이라는 명칭을 붙이지 말아야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강한 제동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함에도 ‘원 페달’이라는 명칭으로 인해 운전자들이 브레이크 페달 사용을 망설이는 경우도 충분히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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