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가지가지 한다” 주행거리로 장난쳤다가 딱 걸렸다는 일본 전기차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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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진땀 빼는 토요타
전기차 bZ4X 다시 이슈
주행 가능 거리로 거짓말?

토요타 bZ4X / 사진 출처 = “Wikipedia”

내연기관 자동차 절대 강자였던 토요타가 전동화 전환 추세 속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충분할 것이라는 토요타의 예상과 달리 전기차 대중화 속도가 심상치 않으며 제때 전기차 개발에 투자한 현대차그룹 등 경쟁사로부터 바짝 쫓기는 상황이다.

토요타의 첫 전용 전기차 ‘bZ4X‘가 설계 결함 이슈로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가운데 최근에는 bZ4X의 제원상 성능과 실제 성능 격차가 커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한 상태에서 실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토요타가 발표한 주행 가능 거리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다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토요타 bZ4X / 사진 출처 = “Carscom”
토요타 bZ4X 사양별 주행가능거리 / 사진 출처 = “토요타 덴마크 홈페이지” 캡처

제원상 461km 주행 가능
하지만 절반도 못 달렸다

덴마크 자동차 전문 매체 ‘FDM’은 최근 스칸디나비아에서 토요타 bZ4X의 2륜구동 모델과 4륜구동 모델의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두 모델 모두 배터리 잔량 100%에서 주행을 시작했으나 실망스러운 수준의 주행 거리를 기록한 채 방전 직전 상황에 다다랐다.

토요타에 따르면 bZ4X 2륜구동 모델의 주행 가능 거리는 WLTP 기준 504km이며 4륜구동 모델은 461km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각 246km, 215km를 주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 차량 모두 실제 성능이 제원상 수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토요타 bZ4X
테슬라 모델 Y / 사진 출처 = “Wikipedia”

이게 다 추운 날씨 탓?
경쟁 모델은 어땠을까?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는 연료를 태우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외부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낮은 기온일수록 에너지 효율이 낮아지며 여기에 열에너지를 사용하는 히터를 켤 경우 주행 가능 거리는 더더욱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bZ4X의 실제 주행 거리가 스칸디나비의 추운 날씨 탓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당시 기온은 섭씨 4도로 그렇게 가혹한 조건이 아니었다.

유럽의 전기자 주행 가능 거리 측정 기준인 WLTP가 실제 성능보다 높게 나오는 특성으로 인해 차이가 컸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테슬라 모델 Y 롱 레인지는 355km를 주행해 제원상 주행 가능 거리 507km의 70%를 달성했다. 메르세데스 EQA와 폭스바겐 ID.4는 각각 67%를 기록했다.

토요타 본사 / 사진 출처 = “Wikipedia”
토요타 bZ4X 배터리 /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EV Buyers Guide”

토요타 결국 조사 착수
예상 원인은 ‘가용 용량’

bZ4X의 주행 가능 거리 논란이 커지자 토요타 측은 유럽 법인과 함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유의미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토요타의 보수적인 배터리 설정이 원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배터리 용량에 비해 가용 용량을 지나치게 적게 설정했다는 추측이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배터리 안정성과 성능 유지를 위해 전체 용량의 일부를 여유 용량으로 남겨두고 있다.

노르웨이 자동차 전문 매체 ‘Elbil24’가 직접 테스트한 결과 bZ4X의 배터리 용량은 71.4kWh지만 가용 용량은 62kWh로, 전체 용량의 85%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기판상 주행 가능 거리가 0km로 떠도 9.4kWh에 달하는 잔여 전력을 활용하면 50km는 더 달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 현행 전기차 대다수는 전체 배터리 용량 중 90~97%를 사용할 수 있다.

토요타 bZ4X 휠 / 사진 출처 = “CarBuzz”
토요타 bZ4X / 사진 출처 = “CarBuzz”

이전에도 굴욕 겪은 토요타
주행 중 바퀴 빠져 전량 리콜

한편 토요타는 지난 5월 bZ4X를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품질 문제로 전량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주행 중인 bZ4X의 휠 볼트가 풀려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대만, 미국에서 연이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토요타는 고객이 원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신차 가격 전액을 환불해주는 등 파격에 가까운 보상을 시행했다. 이외에도 렌터카와 유류비까지 지원하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함에 대한 전 세계의 실망감을 덮기는 어려웠다.

토요타는 지난 10월 bZ4X 결함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개발 단계에서 발생한 설계 실수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출발 즉시 최대 토크를 낼 수 있으며 동급 전기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휠 볼트를 설계한 것이다. 이에 따라 품질에 관해선 최고의 명성을 가졌던 토요타의 평판은 바닥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토요타 생산라인 / 사진 출처 = “Financial Times”

네티즌들의 반응
“어쩌다 이렇게 됐나”

토요타의 연이은 전기차 품질 이슈에 네티즌들은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가용 용량을 너무 보수적으로 설정했네”, “배터리 10년 보증이랑 주행 가능 거리를 맞바꿨다“, “가용 배터리 용량이 적은데도 주행 거리가 저렇게 나온다는 게 애초에 말이 안 되는데“와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쯤이면 배터리 실제 용량 뿐만 아니라 가용 용량 표기도 강제해야 한다“, “토요타가 대놓고 사기 쳤네“, “디자인 목업만 한가득 들고 나와서 전기차 이만큼 출시하겠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지”, “제대로 만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시장 변화에 급하게 대응하려니 결국 일 터지네” 등의 반응도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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